윤진호 씨는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마케터다.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매출에 기여해야 하는 마케터, 그러면서도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갈구하는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고비를 맞을 때도 여러 번. 그럼에도 마케팅이 일상인지라 집에서도 콘텐츠 제작을 하는 그는 한시도 쉴 틈이 없다. 일보다 취미를 키우는 것이 더 고민이라는 그는 아마 천직이 콘텐츠 마케터가 아닐까.
마케터를 품은 인사팀 사원
2010년에 회사 생활을 시작해 올해 10년 차 직장인 윤진호입니다. 현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이하 디즈니코리아)에서 3년 째 마케터로 일을 하고 있어요. 어느 국내 기업에서 마케터로 근무하다 2015년에 디즈니코리아로 이직 했어요. 이곳에 처음 입사할 때만 해도 ‘한국에도 디즈니가 있어?’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요즘에는 디즈니 영화의 인기가 대중적으로 높아지면서 존재감이 예전보다는 조금 더 커진 것 같아요. 제가 일하는 곳이 생소하다는 반응을 예전보다 덜 받거든요(웃음). 이런 변화를 생각해보면 마케터로 제가 하는 일을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돼요. 어떻게 하면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좀 더 키워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고 의미 있게 ‘디즈니’라는 브랜드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이런 저런 재미있는 시도를 해보는 것이 제가 하는 일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그 과정은 힘들지만 재밌는 것 같아요.
저는 대학생 때부터 광고기획자나 마케터가 꿈이었어요. 광고공모전 수상 경력도 여럿 일 정도로 열심히 노력했죠. 제 목표는 광고회사나 미디어 회사에서 일을 하는 거였어요. 하지만 제가 구직활동을 하던 시기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았어요. 제가 입사지원을 했을 때는 가고 싶었던 회사의 채용 직무가 인사팀뿐이었어요. 추후 기회가 될 때 마케팅 직무로 부서를 옮기자고 생각하며 인사팀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인사팀 사원으로 첫 회사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신입사원 교육도 열심히 받았고 신입사원으로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비록 제가 원하는 직무는 아니었지만 ‘내가 회사이고 회사가 나다’라는 마인드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다양한 업무를 진행했죠. 한 번은 자사의 영화를 불법으로 유통하는 지방의 어느 공장을 경찰관 분과 함께 급습했던 날도 있었어요.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아직도 잠복하고 있던 그 날 기억이 생생합니다. 직원들 고과 관련 업무를 맡은 적도 기억에 나요. 당시 처음 도입된 시스템을 운영했는데 2천 명이 넘는 직원들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았거든요. 그때는 신입사원다운 패기로 투철한 서비스 정신을 발휘한 덕분에 큰 사건 없이 잘 응대했던 것 같아요(웃음).
인사 직무에서 마케팅 직무로의 전환
나름 빠릿빠릿한 인사팀 직원이었지만 마음 속 품었던 계획을 잊은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3년 내에 꼭 마케팅 직무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말이에요. 결국 실제로 바라던 대로 되었고 콘텐츠 마케터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몸담고 있는 디즈니코리아는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야와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스토리가 탄탄한 것 같아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 브랜드마다 세계관이 이미 만들어져 있고 그 세계관에 속에 담긴 다양한 캐릭터 성격도 명확하죠. 그래서 이러한 세계관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업무에 중요해요. 해당 캐릭터를 활용한 비즈니스에서 파트너사나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세계관과 캐릭터가 가지는 본질이 바뀌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회사 특성상 직원 대다수가 디즈니 캐릭터의 팬이에요. 팬심이 있으면 정말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곳 중 한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디즈니코리아는 크게 영화, 미디어, 소비재 이렇게 세 영역으로 나눠져 있어요. 그중 저는 소비재 사업부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들 이 존재하고 그 제품이 더 많은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동시에 소비자가 더욱 즐거운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맡은 업무입니다. 디즈니를 좋아하거나 좋아하게 될 소비자를 이해하고 디즈니 라이센스 파트너사들과 함께 다채로운 일을 펼치는 일도 제 몫이죠.
제가 선택한 방식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과 오프라인에서 차별화 된 경험으로 브랜드와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디즈니 공간들이었습니다. 올해는 이태원에서 진행한 곰돌이 푸 캐릭터 테마로 만든 브랜드 공간과 토이스토리를 테마로 한 공간이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좋은 성과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겨울 왕국을 테마로 다양한 공간이 오픈 되어 있으니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제가 풀어나가야 할 여러 가지 미션들이 있는데 하나씩 즐거운 경험으로 많은 대중에게 선보이고 싶어요. (계속)
글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