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끝, 자기만의 브랜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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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끝, 자기만의 브랜드! (2)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1.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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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세계 / 윤진호 디즈니 마케터

트렌디함 VS 커뮤니케이션 능력

예전에 다녔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회사 마케팅 팀에서 제가 주로 하던 일은 콘텐츠 마케팅이었지만 현재는 프로젝트 매니저(PM)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것 같아요. 마케팅이라는 업무는 회사와 업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어디에서 무얼 하든 마케터란 공통적으로 여러 부서, 여러 파트너사와 업무를 진행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커뮤니케이션능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마케터는 트렌디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요, 저는 트렌디함커뮤니케이션능력 둘 중 하나를 꼽으라면 후자인 것 같아요.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마케터가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는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자기 계발을 통해 충분히 향상시킬 수 있는 것 같아요.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는 외향과 내면, 이렇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겉으로 보이는 글자, 사람의 이야기 등이 전자라면 후자는 그 안에 숨은 의도와 니즈,문제점을 캐치해내고 그걸 또 우회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좀 더 높은 단계의 의사소통 방식이죠.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복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고수로 성장하는 일은 정말 중요해요. 저는 후자가 어려운 사람이었습니다. 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했고, 아직도 보완해나가는 중이에요.

사실 냉철하게 말하면 마케팅 업무만큼 전문성이 모호한 분야도 없는 것 같아요. 재무, 개발, 디자인 이런 직무는 어느 정도 고유성이 있잖아요. 그런데 마케팅은 전공도 불문이요 직무 경험에도 경계가 없죠. 다른 직무에서 전환되어 넘어오기에도 허들이 높지 않은 부서가 마케팅 부서인 것 같아요. 어쩌면 마케터라는 직업이 가진 씁쓸한 단면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마케터란 치열하게 자기 계발을 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마케터로서 어떤 강점과 개성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커리어를 키워나갈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치열함이 마케터에겐 꼭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콘텐츠 업계에 있으면서 마케터는 철저하게 콘텐츠 제작을 갈구하는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어요.

 

결과의 한끗을 가르는 디테일

늘 스스로에게 외치는 다짐도 힘들 때가 물론 있죠. 다양한 업무를 진행해야하는 마케터의 일이 가끔은 힘에 부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힘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저에게 가장 재미 있는 일은 마케팅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일을 그만두지 못하나 봐요(웃음).

그 매력은 대체 무엇일까요. 딱 잘라 표현하기 힘든 것 같지만 아마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영업을 하는 분들 중에 나는 영업이랑 잘 안 맞는 것 같아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요. 회계나 재무 일을 하면서 나는 숫자랑 잘 안 친한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죠. 그런데 마케팅 일을 하면서 나는 마케팅 일이랑은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은 이때까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어느 직업이나 그렇겠지만 자기 주관과 일을 대하는 자기 소신이 필요한 것이 마케터라는 직무인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명심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마케터를 꿈꾸는 학생 들 중에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사고가 마케터의 핵심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은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대학생 때 이야기하는 트렌디함과 창의적 아이디어 같은 능력은 마케터로서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역량이 정제된 상태에서 중요하지, 그렇지 않은 신입 마케터들에게는 일로써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보다 생각하는 방법과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이 부분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부분일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요소를 탄탄하게 갖추고 그 다음에 창의력, 상상력, 트렌디함 등을 쌓으면 더없이 좋겠지요.

저를 비롯한 많은 마케터들이 늘 고민하는 부분도 어떻게 더 인사이트 있게 사고할까’, ‘어떻게 하면 더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까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크리에이티브할까’, ‘어떻게 하면 더 트렌디할까가 아니에요.

결국 디테일의 문제입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좀 더 디테일을 추구하는 거예요. 현실과 동떨어진 머나먼 이상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지, 그러기 위해 작은 것들도 심도 있게 고민하고, 하나씩 개선해나가는 겁니다.

저는 디테일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면 어디서든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디테일에만 집작한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요. 하지만 일을 잘 하는 사람치고 디테일이 약한 사람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건 마케팅 뿐 아니라 모든 직무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아주 작은 디테일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디테일의 차이가 승부를 가르는 핵심이에요. 이 점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만화와 혼밥을 좋아하는 마케터입니다

제가 하는 일을 좋아하지만 사실 저는 일보다는 취미와 자기 계발 쪽으로 할 얘기가 오히려 더 많은 취미부자 입니다(웃음). 일보다 취미 활동을 키우는 게 더 큰 고민인 사람이죠. 요즘은 베트남 친구들에게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지노바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조금씩 키우고 있고 베트남어도 배우고 있어요. 잠시 쉬고 있는 취미로는 혼밥을 테마로 한 혼자 밥 먹는 남자라는 SNS만화도 있답니다.

저는 회사 밖에서 저를 소개할 때 이런 활동들도 저를 소개하길 좋아합니다. 물론 회사 생활도 즐겁고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들도 있지만 언젠가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이런 취미 활동들이 시간이 쌓여 저만의 브랜드가 되도록 키워내고 싶어요.

요약하자면 베트남에서 핫한 유튜버이자 모두가 알고 얘기하는 혼밥 만화작가가 되는 게 제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웃음). 어쩌다 보니 회사 밖에서도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저는 정말이지, 이런 일을 할 때가 제일 저답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저의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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