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족 전 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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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족 전 상서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2.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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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교수 칼럼

2020년 현재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흔한 공통적인 관심사는 무엇일까? , 행복, 건강, 친구, 성공아마도 전 세대를 관통하여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사는 일자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선 청년들은 단연 취업과 일자리가 가장 큰 관심사이고 고민이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직장인들도 가장 큰 고민이 일자리라고 한다. 직장을 다니고는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직장을 옮기거나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40~50대 중년들은 어떤가? 대부분 기존 직장에서 퇴직을 해야 하는 시기에 처하거나 퇴직을 강요당하고 있는 상황이라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하는 세대들이다. 이 연령대는 남성뿐 아니라 전업주부를 비롯한 여성들도 자녀들을 키워 놓고 부업으로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다.

60대 이후의 노령층들은 어떨까? 기존 직장에서 퇴직은 했지만 아직 건강해서 봉사활동이나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물론 노령층들의 일자리는 반드시 경제적 수입을 수반하는 일자리는 아니다. 이렇게 보면 대한민국 전 세대에 걸쳐 가장 공통된 이슈는 일자리이다.

 

미래사회는 국가보다는 기업과 개인이 혁신을 주도하는 시대

필자는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세대가 청년세대들이라 생각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는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취업이 안 되는 현실이 가장 안타깝다.

지난해 청년 취업준비생은 71만 명으로 통계를 잡은 이후 가장 많은 숫자라고 한다. 그 중에서 약 절반가량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이른바 공시족이라고 한다. 문제는 공무원 채용인원은 제한적인데 지원하는 청년들이 너무 많아서 합격률이 겨우 2% 내외라고 한다. 100명이 공무원 시험을 보면 2명이 합격하고 98명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도 전국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노량진 학원가로 몰려드는 청년들이 차고 넘친다고 한다. 더구나 현 정부에서 실업난 해결을 위해 공무원 채용을 늘리는 분위기에 따라 더 많은 청년들이 공무원을 지원하고 있고, 심지어는 기업을 다니던 직장인들까지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직업으로 공무원을 선택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공무원도 직업이고 국가 경영을 위해서는 누군가는 공무원으로 일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공무원 지원 상황은 많은 우려를 야기한다.

먼저 국가적으로 많은 우려가 야기된다. 이 나라의 미래인 청년들이 부를 생산하고 산업을 일으키는, 보다 생산적이고 도전적이며 개척적이고 창의적인 민간 기업으로 가야 하는데 이렇게 많은 청년들이 공무원을 선택한다는 것은 국가의 미래에는 좋은 징조라고 볼 수가 없다. 국가도 필요하지만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이 급변하는 미래에는 국가보다는 기업과 개인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시대가 된다. 갈수록 국가보다는 개인이나 기업의 역할이 커지고 그 만큼 우수한 인재가 공무원보다는 민간으로 가야한다. 비유하자면 소를 키울 사람들은 없고 우유 먹을 사람만 많은 형국이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가인 짐 로저스가 최근 한국을 방문해서 청년들과 대화를 하면서 한국의 미래가 그렇게 밝지 않다고 경고를 한 적이 있다. 이유는 젊은 청년들이 대부분 기업이나 민간 분야보다는 안정적인 공무원, 대기업, 대학교수, 의사와 같은 공공 분야를 지원하는 것은 향후 국가 혁신이나 국가 경제에서 좋지 않은 현상이기 때문이다. 미래 한국에는 부를 생산하고 창의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준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청년들 스스로를 위해서 공무원으로의 지나친 쏠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합격률이 겨우 2% 정도이다. 응시자의 대부분이 꿈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공무원 시험을 시작하면 최소한 3~4년은 응시를 하고 이른바 장수족이 된다. 오랫동안 공무원 시험준비만 하면 그 다음은 다른 취업도 더 어려워진다. 공무원 시험 공부한 것이 다른 취업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공무원을 준비하려면 이러한 우려에 대한 대비를 단단히 하고 시작해야 한다.

 

진정 가슴 뛰는 일을 해보자

공무원을 지원하는 많은 청년들은 공무원을 본인이 좋아서라기보다는 부모님이 원해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본인은 공무원의 성격을 잘 모르는데 부모님이 안정적이고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할 필요가 없는 직업이라고 해서 반 강제적으로 시작하는 경우이다. 청년들이 깊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앞으로 미래는 부모님들이 살아왔던 시대와는 분명히 다른 시대이다. 공무원의 그러한 장점으로 공무원을 선호했던 부모님들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미래이다. 모바일로 학습하면서 성장한 지금의 청년세대들은 공무원 울타리에서는 제대로 꿈을 펼칠 수가 없다. 공무원은 속성 상 변화지향적이고 혁신지향적이기보다 통제와 안정를 강조한다. 공무원을 오래 하면 전문성을 기르는 데도 한계가 있다.

2%도 안 되는 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미국에서 가장 어렵다는 하바드대학교에 입학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한다. 그 정도의 노력과 헌신을 하면 민간의 다른 더 다이내믹하고 진취적인 직업들에서 얼마든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이며 자신을 더 많이 경험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직업의 기회도 더 많다. 자유롭게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로 가슴 뛰게 세계를 누비는 창업의 세계도 무궁무진하다.

왜 그 어려운 공무원에 그렇게 목을 매는가? 그렇게도 안정적인 것을 원하는가? 인생을 그렇게 안정적으로 살자고 세상에 태어났는가? 인생은 안정적이기보다 불확실하며 변화무쌍한 세상에 도전하고 저지르며 다양한 체험과 시도로 사는 것이 더 가치 있고 죽을 때 덜 후회하는 일이 아닐까? 그게 진정 더 가슴 뛰는 일이 아닐까?

인생을 통째로 뒤집어보자.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그 불확실하고 어려운 공무원 시험에 무작정 뛰어 들 것인지 아니면 내가 해 보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면서 자유롭게 살다가 죽을 때 덜 후회하는 직업을 가질 것인지.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이 내 가슴이 시키는 대로가 보자.

서창수 교수는

순천향대학교 산학협력부총장

창업지원단장

본 내용은 본지에 기고한 개인의 내용으로 <월간리크루트>와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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