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까지 파헤친다, 프로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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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까지 파헤친다, 프로파일러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2.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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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직업 / 프로파일러

강력 범죄 및 미제사건에서 범행 동기를 밝히고 수사 방향을 도와주며 범인을 검거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프로파일러. 2005년부터 국내에도 프로파일러 채용이 시작되었고, 최근 들어 사이코패스에 의한 연쇄살인, 묻지마 범죄 등이 증가하며 범인 검거에 프로파일러 활약이 높아지고 있다. <양들의 침묵>에서 FBI 수습요원 클라리스 스탈링의 역할은 프로파일러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영화는 미궁 속에 빠진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수감 중인 렉터 박사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제작: 미국(1991년)    감독: 조나단 드미   원작: 토머스 해리스    출연: 조디 포스터, 앤서니 홉킨스, 스콧 클렌, 테드 레빈 등   장르: 범죄, 공포, 드라마, 서스펜스
제작: 미국(1991년) 감독: 조나단 드미 원작: 토머스 해리스 출연: 조디 포스터, 앤서니 홉킨스, 스콧 클렌, 테드 레빈 등 장르: 범죄, 공포, 드라마, 서스펜스

영화 이야기 | 엽기적인 연쇄살인범, ‘버팔로 빌을 잡아라

미국 테네시 주에서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연달아 벌어진다. 피해자는 모두 여성. 사망한 여자들은 공통적으로 체구가 크고 피부를 도려낸 채 강가에서 발견되었다. 독특한 살인 수법으로 살인범은 버팔로 윙이란 별명이 붙는다. 도시를 공포에 떨게 만든 버팔로 빌은 도무지 잡히지 않는다. 범인을 유추할 만한 아무런 단서도 발견하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고 있었다.

결국 사건은 FBI로 넘어오게 되고 FBI 수습요원 클라리스 스탈링은 FBI 국장 잭 크로포드로부터 본 사건 수사에 참여하라는 통보를 받는다.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버팔로 윙의 끔찍한 살인 행각이 또 벌어졌다.

아무런 단서도 없는 상황에서 잭은 사건 해결에 참고할 만한 인물로 한니발 렉터 박사를 만나보라고 제안한다. 한니발 렉터 박사는 뛰어난 정신과 의사로 명성을 날리던 인물이었지만 자신의 환자 9명을 무참히 살해해 특별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였다.

렉터 박사가 특별교도소로 배정받은 이유는 그의 기괴한 살인 수법 때문이었다. 자신이 살해한 사람들의 인육을 요리해서 먹는 등 정상인이라면 생각지도 못할 잔인함과 비인간적인 행동으로 식인종 한니발로 불리며 정신 이상 범죄자를 수감한 특별 교도소에 수감된 것이다.

정신과 의사로 이름을 떨칠 만큼 명석한 두뇌를 가진 렉터 박사는 사람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며 상대방의 약점을 명확하게 파고드는 독심술의 대가로 요주의 인물로 꼽힌다. 박사를 접견하러 가는 스탈링은 주변 사람들에게 그의 수법에 휘말려들지 말라는 경고를 수차례 받는다.

긴장한 모습을 감춘 채 스탈링은 렉터 박사와 마주한다. 방탄 유리를 앞에 두고 마주한 두 사람. 아니나 다를까 첫 만남에서 렉터는 단지 몇 마디 짧은 대화와 그녀의 향기와 옷차림만으로 그녀가 어디에서 태어났고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간파해 버린다. 불행하고 힘들었던 그녀의 어린 시절 성장까지 꿰뚫어 본다.

두 사람의 대화는 마치 교수와 제자의 문답 형식으로 이어진다. 스탈링은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벌이는 버팔로 빌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목적을 잊지 않고 그에게 끊임없이 목적을 관철시킨다. 정중한 매너를 갖추고 진실성 있는 정의감으로 살인범을 잡기 위해 조리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 스탈링에게 렉터 박사는 몇 가지 조건을 걸고 범인을 잡는 데 도움을 주기로 한다.

렉터는 버팔로 빌에 관한 단서로 살인범을 분석한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해준다. 그러던 중 테네시 주 연방 상원의원의 딸 캐서린이 버팔로 빌에게 납치된다. 고위 인사가 살인사건에 개입되면서 이 사건은 방송으로까지 보도되게 된다.

한편, 스탈링은 렉터 박사의 단서를 토대로 현장 수사를 계속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버팔로 빌의 거주지 바로 근처까지 접근하게 된다. 그리고 버팔로 빌의 집으로 탐문 수사를 간다. 그곳에서 스탈링은 그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투 끝에 버팔로 빌을 사살하고 상원의원 딸을 구출하는 데도 성공한다.

 

현실 속 직업 이야기 | 프로파일러

프로파일러는 강력사건이나 미제사건 수사를 지원하는 역할이다. 연쇄살인사건처럼 사건이 장기화되고 형사들이 범인 검거에 난항을 겪을 때 범행 동기를 밝히고, 용의자 범위를 좁히는 분석을 도와준다. 범죄가 어떻게 계획되었는지, 범인이 현장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시체는 어떤 방식으로 처리했는지 등을 과학적으로 재구성해 범행을 분석하는 일이 첫 번째다. 이를 통해 형사에게 수사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수사 전 과정에서 수집한 목격자 진술, 각종 사건 정보 등을 분석해 수사 가치가 있는 정보를 판별해내기도 한다.

범인 분석도 한다. 어떤 사람들이 이런 사건을 저지르는지, 그렇다면 범인에 어떤 식으로 접근해서 검거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도출한다. 범인이 검거되었을 때는 범인의 심리를 분석하고 자백을 유도해 여죄심문에 참여하기도 한다. 범인 심리 면담도 진행한다. 이때 효과적인 대답을 유도하기 위해 범인과 치밀한 심리전을 펼치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 최근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 이춘재 같이 개인적인 쾌락 해소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이상 범죄가 늘어나면서 프로파일러가 주목받게 되었다. 이러한 이상동기 범죄자를 검거하고 다루기 위해 그들의 행동과 심리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프로파일러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유영철 사건이 터진 이후 집중 조명되었고,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프로파일러를 특채로 40명 채용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부터 프로파일러 수사를 도입하고 있던 해외 선진국에 비하면 뒤늦은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과학수사를 도입할 만큼의 이상범죄가 일어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점점 사회가 복잡다변해지면서 소위 사이코패스라 불리며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가 증가했고 이에 우리나라도 프로파일러 수사 도입이 필수라고 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프로파일러는 약 20명 내외다. 공석 발생 시 특별채용을 하고 있다. 프로파일러가 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공채로 관련 부서에서 경찰이 되어 경력을 쌓으면서 프로파일러 채용공고 시 지원하거나 부서 이동을 통해 프로파일러가 되는 경우, 두 번째는 특채로 지원하는 경우다. 지원 자격은 심리학이나 사회학 전공으로 석사 이상이어야 한다.

프로파일러의 역량을 나열하자면 끝도 없지만 분석적 사고 능력, 꼼꼼함은 물론 자기 자신에 대한 명확한 이해, 범죄자적 사고, 개방적인 사고 등 다양한 능력은 필수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기를 단련해야 함은 물론이다.

 

영화 VS 직업 | 수사 조력자일 뿐 직접 수사를 진행하진 않아

프로파일러는 범인을 검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뿐 직접 범인을 검거하거나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수사 방향을 제안할 때도 그 수사를 진행할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진행할지에 관한 선택은 형사의 몫이다. 스탈링이 범인 검거를 위해 진행한 과정은 프로파일러 역할도 동일하지만 스탈링처럼 수사에 직접 참여해 범인을 검거하지 않는다.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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