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가치를 믿는다,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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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가치를 믿는다, 사서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2.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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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직업 / 사서

도서관 사서는 문헌정보학, 행정학, 역사학 등 대학교에서 관련 학과를 전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업무에 따라서는 석사 이상의 학위나 대졸자로 몇 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만큼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많은 사랑을 받은 <러브레터>에서 12역을 맡은 나카야마 미호는 이츠키라는 캐릭터로 도서관 사서를 연기한다.

제작: 일본(1995년)  감독: 이와이 슌지(원작 소설)  출연: 나카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 사카이 미키 외  장르: 로맨스, 멜로, 드라마
제작: 일본(1995년) 감독: 이와이 슌지(원작 소설) 출연: 나카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 사카이 미키 외 장르: 로맨스, 멜로, 드라마

영화 이야기 | 이츠키 님, 잘 지내시나요?

와타나베 히로코는 2년 전 약혼자 후지이 이츠키를 잃었다. 이츠키는 등산 도중 조난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느 추운 겨울, 히로코는 약혼자의 2주년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베로 간다. 추모식이 끝나고 들른 약혼자의 집에서 그의 중학교 졸업 앨범을 보게 된다.

졸업 앨범에서 이츠키의 옛 주소를 발견한 히로코.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는 그녀는 약혼자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앨범에 적힌 약혼자의 옛집 주소를 찾아 그곳으로 편지를 쓴다. ‘이츠키 님, 잘 지내셨나요. 전 잘 지냈어요.’ 그런데 분명 지금은 사라진 그 집 주소에서 답장이 온다.

이상히 여긴 이츠키와 이츠키의 연인 아키바는 얼마 후 답장의 정체를 알게 된다. 홋카이도 서부의 작은 오타루 시에 사는 후지이 이츠키()는 약혼자였던 이츠키()와 중학교 때 동명이인이었던 친구 사이였던 것. 이츠키()는 중학교 때 전학을 가면서 졸업 앨범에 주소가 실리지 못했는데, 그 사실을 몰랐던 히로코는 이츠키라는 이름만 보고 당연히 자신의 약혼자였을 거라고 생각하고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히로코는 이 사실을 밝힌다. 자신이 아는 이츠키는 남자이고 자신의 연인이었다. 그래서 편지를 보내게 되었다고 편지로 남긴다. 그 편지를 읽는 이츠키()는 히로코에게 자신이 중학교 때 같은 이름을 한 남학생이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답장을 쓰게 되고, 우연히 중학교 3년 내내 같은 반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이에 히로코는 약혼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은 숨긴 채 약혼자의 중학교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으며 이츠키()와 이츠키()의 중학생 때의 시간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히로코와 이츠키()는 이츠키()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게 된다. 같은 이름으로 친구들의 놀림을 받곤 했던 두 사람은 같은 반이었을 뿐 아니라 도서관 사서도 함께 맡았다. 이츠키()는 남들이 잘 읽지 않는 책을 빌려 도서관 카드 첫 번째 줄에 자신의 이름을 쓰는 걸 즐겼다. 이츠키()의 기억 속 이츠키()는 소심하면서 말수가 적은 남자아이였다.

둘만의 소소한 추억들을 쌓아 나가던 중 어느 겨울 아침, 이츠키()는 집안 사정으로 학교에 오지 못한 이츠키()의 집으로 찾아 간다. 거기에서 책을 반납해 달라며 대뜸 한 권의 책을 주고 성급히 떠난다. 그런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다음 날 학교로 간 이츠키()는 이츠키()가 전학을 갔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히로코는 모든 이야기를 들으며 이츠키()가 이츠키()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졸업 앨범을 본 후 자신이 이츠키()와 매우 닮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히로코는 이츠키()는 당신을 좋아했었을 것이라며 마지막 편지를 보낸다. 이츠키()는 이해할 수 없는 아이였던 이츠키()가 그랬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학교 후배들이 도서관에서 찾은 한 권의 책을 들고 왔을 때, 마지막으로 봤던 이츠키()가 자신에게 반납을 부탁했던 그 책 속에서 특별한 카드를 발견하게 되었을 때, 그제서야 그녀는 알게 된다. 이츠키가 자신을 좋아했었다라는 사실을. 그 카드에는 자신의 모습이 연필로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곧 이츠키()가 세상을 이미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충격 때문인지 심한 감기로 쓰러져 병원에 가게 된다.

히로코도 이츠키()도 이제는 이츠키()를 편한 마음으로 떠날 보낼 수 있게 되면서 영화는 막바지를 향해 달려간다.

 

현실 속 직업 이야기 | 사서

사서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사서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서는 전문직이다. 수 십, 수 백 권의 책을 정해진 규칙과 통계에 따라 분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자료 보관을 위해 컴퓨터 사용법과 처리법도 익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꼼꼼하고 차분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유리하다.

구체적으로 사서가 하는 일은 도서와 자료를 구입하고 구입한 도서에 등록번호를 부여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도서 원부를 정리, 자료의 내용과 주제에 따라 도서 자료를 분류하고 규정된 분류체계에 따라 분류번호와 표제를 결정하고 목록카드를 작성한다. 도서의 대출, 열람, 반납 업무도 수행해야 하며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해야 한다.

사서가 되기 위해서는 4년제 대학교에서 관련 학과를 졸업하는 것이 좋다. 졸업 후에 2급 정사서 자격이 주어진다(전문대의 경우 준사서 자격이 주어진다). 이후 대학원 진학을 통해 전문 공부를 하고 도서관에서 5년 이상 근무하면 1급 정사서 자격이 주어진다.

1급 정사서는 문헌정보학 또는 도서관학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 2급 정사서로서 문헌정보학 또는 도서관학 외의 박사학위를 받거나 정보처리기술사 자격을 받은 사람, 2급 정사서로서 도서관 근무경력 또는 연구경력이 6년 이상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 등을 일컫는다.

2급 정사서는 대학의 문헌정보학과 또는 도서관학과를 졸업한 사람, 문헌정보학 또는 도서관학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 교육대학원에서 도서관 또는 사서교육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 문헌정보학 또는 도서관학 외의 석사학위를 받고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 준사서로서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 준사서로서 근무경력 3년으로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 대졸자 준사서로서 근무경력 1년으로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다.

 

영화 VS 직업 | 꼼꼼한 성격이 중요해

성인이 된 이츠키()의 직업이 바로 도서관 사서다. 중학교 후배들이 이츠키에게 건네 준 책 속의 카드는 그 당시 이츠키()가 이츠키()에게 전해주려던 카드가 그대로 남겨져 있다. 훼손되지 않은 거다. 이와 같이 사서라는 직업은 사람들이 책을 기반으로 한 자료를 오랜 시간 보관, 보존하고 후세에까지 정보와 그 가치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직업이다.

영화 속에서 이츠키()는 다소 덜렁 거리는 성격으로 나오는데 직업인으로서 사서는 절대 덜렁거리면 안 된다. 어떤 직업보다 꼼꼼해야 한다.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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