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의 잠재 능력을 꿰뚫어 보는 안목과 성장 가능성을 분석할 수 있는 통찰력, 선수의 구단 이전 또는 해외진출 협상테이블에서 효과적으로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는 추진력과 명석한 판단력 등이 요구되는 스포츠 에이전트. <제리 맥과이어>는 스포츠 에이전트의 역할과 자질을 감동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 이야기 | 인간적인 스포츠 에이전트
제리 맥과이어는 잘나가는 스포츠 에이전트다. 홀로 72명의 선수들을 관리하며 하루 평균 264통의 통화를 하는 뛰어난 능력을 자랑하는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조금씩 회의를 갖기 시작한다. 그가 담당했던 선수들이 10대 소녀를 성추행하고 거만해졌으며, 한 선수는 4번이나 부상을 당했는데도 계약 조건에 따라 경기 출전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또 다시 부상을 당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나는 결국 양의 탈을 쓴 늑대인가’라고 생각한 맥과이어는 지금까지 선수들을 인간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대한 것이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 그런 생각이 쌓이던 어느 날 새벽 그는 회사의 미래를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스포츠 에이전트에 관해 업무 지침서를 쓰고 회사에 보고한다.
회사 동료 모두가 그의 가상한 용기에 박수를 보냈지만 결국 회사와 정반대되는 보고 내용으로 맥과이어는 해고 통보를 받게 된다. 자신을 따르리라 예상했던 동료들은 모두 그에게 등을 돌렸고, 그는 한 순간에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된다. 그를 따라 나선 동료라고는 경리과의 도로시 보이드 한 명뿐. 설상가상으로 그가 매니저를 맡은 선수들도 회사에서 모두 빼내고 그에게 남은 선수라고는 제 멋대로인 미식축구선수 로드가 전부다.
맥과이어는 어떻게든 로드의 재계약을 위해 노력하지만 로드의 소속팀인 애리조나 카디널즈에서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계약금을 제안을 받고 좌절한다. 로드는 이 계약을 받아들이지 않고 잔여계약 기간 1년 동안 뛰면서 몸값은 올릴 생각을 한다. 재계약이 무산되면서 맥과이어는 수수료를 받지 못해 수입이 없어지게 된다.
로드와 맥과이어 사이는 삐걱거리게 된다. 로드는 맥과이어가 계약을 따내기 위해 노력을 안 한다고 추궁한다. 그렇지만 문제를 로드에게도 있었다. 늘 불만이 많고 지나치게 이기적인 성향 때문에 팀원들이 기피해 좋은 계약을 따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맥과이어는 말싸움 도중 로드에게 돌직구를 던지고 로드는 그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이 기회로 로드는 조금씩 태도를 바꾼다. 팀워크를 생각하고 덩달아 팀 분위기가 좋아져 경기도 잘 풀리게 된다. 그리고 중요한 경기에서 로드는 극적인 터치다운을 성공시켜 팀을 승리로 이끄는데 잘못 착지하며 의식을 잃게 된다. 로드는 의식을 되찾고 극적인 상황에서 관중들은 환호한다.
경기가 끝난 후 로드는 스타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유명 토크쇼에도 출연, 결국 로드가 처음에 원하던 계약조건보다 훨씬 높은 금액으로 애리조나가 계약을 제안했다는 걸 알고 로드와 맥과이어는 눈물을 흘린다.
현실 속 직업 이야기 | 스포츠 에이전트
스포츠 에이전트는 한 마디로 선수 매니저다. 경기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선수를 위해 훈련과정을 계획하기도 한다. 스포츠 관련 회사와 소속선수를 연결하여 계약을 성사시키는 일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선수와 스포츠 에이전트는 서로에게 동반자 같은 존재로 윈-윈을 위해 최고의 조건을 선별하고 최고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존재다.
이에 따라 선수를 돌보고 선수 스케줄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이다. 언론을 상대로 이미지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운동 선수가 연예인처럼 인기를 받고 팬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미지 관리는 더욱 중요해졌다. 이 외에도 선수의 체력, 운동 관리, 광고 계약 체결, 연봉 협상, 언론 홍보 등의 업무도 필요하다. 선수의 잠재능력을 파악해 상품 가치를 높여주며 계약을 맺은 선수의 훈련 프로그램과 의료혜택 지원, 법률 서비스를 지원한다.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기 위한 역량으로는 스포츠 관련 회사와 선수의 계약 및 협상 체결 시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는 판단력과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요구된다. 좋은 선수를 발굴하는 것도 스포츠 에이전트의 자질이므로 미래가 유망한 어린 선수의 잠재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안목과 분석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한 언론 및 광고 홍보 관련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진행할 수 있는 원만한 대인 관계가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에이전트 업무를 하는 사람들의 성향은 진취적이며 적극적이고 리더십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기 위한 학력 제한은 없다. 다만 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선수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업무가 필수이므로 경영학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좋다. 무엇보다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물론, 경제, 법학 등의 지식도 갖추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국가자격이나 민간자격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대한축구협회에 선수중개인으로 등록하여 국내 프로축구에 한하여 스포츠 에이전트로 활동할 수 있다. 워크넷 직업정보에 따르면, 스포츠에이전트를 포함한 고객 서비스 관리자의 종사자 수는 17,000명이며, 향후 10년간 고용은 연평균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자료: 2016~2026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그러나 건강과 여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스포츠 관람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 앞으로 스포츠 에이전트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VS 직업 |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로 뛰는 직업
‘난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이 아니다. 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니깐. 난 스포츠 에이전트다’ 영화 첫 시작에서 맥과이어가 자신을 소개하는 대사다. 이 대목에서 스포츠 에이전트가 어떤 존재인지 잘 파악할 수 있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언론을 상대로 선수를 관리하는 동시에 원하는 팀과 원활하게 계약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선수 계약과 선수 활동에는 거액이 오가기 때문에 중간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조율해야 하는 것도 스포츠 에이전트의 몫이다.
글 | 권민정 객원기자 withgmj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