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취업난에 정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운 가운데, 많은 구직자들은 취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 단순 업무를 담당하는 ‘흙턴’이라도 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대표 김용환)이 구직자 1,056명을 대상으로 ‘흙턴 지원 의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54.5%가 ‘흙턴이라도 지원하고 싶다’고 답했다.
흙턴이라도 지원하고 싶은 이유로는 ‘취업에 도움이 되는 스펙이어서’(43.8%,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서 ‘회사와 업무를 체험해 볼 수 있어서’(43.7%), ‘사회 경험이 될 것 같아서’(43.7%), ‘다른 스펙을 쌓기 어려워서’(11%), '인맥 형성을 위해서'(10.8%) 등의 이유로 나타났다.
이렇게 구직자들이 인턴십 참여에 간절한 이유는 기회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전체 응답자 중 인턴경험이 있는 구직자는 22.5%에 그쳤다. 또, 이들 중 직무능력 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금턴’ 경험은 11.8%에 불과했다. 이렇듯 인턴 기회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소위 ‘금턴’으로 불리는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자리는 더 적기 때문에 잡무를 도맡는 ‘흙턴’이라도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취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역시 컸다. 실제로 인턴십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238명) 중 87%는 인턴십 경험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이유로는 ‘사회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49.8%, 복수응답)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어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서’(44%),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되어서’(36.7%), ‘취업 경쟁력에 도움이 되어서’(34.8%), ‘취업할 기업을 선택하는 안목이 생겨서’(30.4%)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또, 이들 중 72.7%는 올해 취업이 되지 않는다면 다시 인턴십에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미 인턴 경험이 있지만 취업이 늦어질 경우 공백기를 길게 가질 바에는 인턴십에 재도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취업성공을 위해 인턴 경험을 원하는 구직자들이 많지만 기업 입장에서 숙련도가 낮은 인턴에게 실무를 맡기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단순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라며, “직장생활에서는 업무 내용뿐 아니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적지 않은 만큼 맡겨진 업무의 경중에 관계없이 책임감 있게 처리하고 최선을 다해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 / 오명철 기자 mcoh98@hkrecru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