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예술로 이겨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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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예술로 이겨내다
  • 오명철 기자
  • 승인 2020.03.31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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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이야기: 알레한드로 듀란(Alejandro Duran)

알레한드로 듀란은 그의 예술작품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바다 생태계 파괴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는 이번 TED 강연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멕시코 카리브해 연안으로 흘러들어온 플라스틱 쓰레기를 어떻게 재활용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출처: www.ted.com
출처: www.ted.com

이곳은 시안카안입니다. 멕시코 카리브해 연안 남쪽에 있습니다. 멕시코에서 관리하는 보호구역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호지역으로 지구에서 가장 다양한 생물이 사는 곳입니다. 2010년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쓰레기로 뒤덮여 있는 해변을 보고 전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계 곳곳의 쓰레기가 바다를 통해 흘러들어 온 거였죠.

첫 여행에서 돌아온 후 1년에 몇 번은 제 고국인 멕시코 시안카안에 다시 가서 그곳의 쓰레기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6개 대륙의 58개국에서 나온 쓰레기를 기록했습니다. 그 물건들이 어디에서 버려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상표를 보면 어디에서 만든 건지는 알 수 있습니다. 아이티산 버터 용기, 자메이카산 물병, 미국산 플라스틱, 한국산 샴푸, 노르웨이산 변기 세정제 등입니다. 모두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제품들이죠. 부엌 용품과 장난감도 있고요. 불에 탄 흔적이 있는 플라스틱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 물건들을 환경예술작품을 만드는 데 사용했습니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20102월로 시안카안에 처음 갔을 때였죠.

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많은 건 파란색이었습니다. 파란색 물건들을 모아서 푸른 하늘과 카리브해와 어우리지게 정렬하였습니다. 사진을 찍고 확인하다가 순간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꼭 다시 돌아와서 이곳을 시리즈로 여러 작품을 만들고 사진으로 남겨야겠다고요. 그래서 이 작품을 시작으로 3년 후에는 모든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환경 문제가 지속되고 있으니까요.

지금 보여 드릴 사진은 쓸려온 것들: 쓰레기로 덮인 풍경의 변화라는 작품입니다. 물건에 색을 칠한 건 절대 아니고요. 쓰레기를 모은 후 색깔별로 나눠서 처음 있던 자리에 늘어놓았습니다. 2015무세오 데 라 바수라시리즈의 첫 회에 사용되었습니다. “쓰레기 박물관이라는 뜻입니다.

버려진 플라스틱을 삼키고 죽어가는 동물들의 끔찍한 영상을 모두 보셨을 겁니다.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는 텍사스 두 배 크기의 섬이라고 하죠. 하지만 그건 마치 스모그 같아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작품을 통해 환경이 어떻게 파괴되고 있는지 그 실상을 표현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서 제일 처음 생긴 고민은 작품을 끝낸 쓰레기를 어떻게 하지?”였습니다. 그러다 쓰레기를 열심히 모으고 분류하고 닦으면서 같이 작업했던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간 것이니 보관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세운 계획은 쓰레기를 사용하여 계속 작품을 만들고 환경예술작품 활동에 지역 사회를 참여시키는 것입니다. 작년에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구성원들과 함께 만든 작품으로 시안카안의 푼타 알렌의 청소년들과 함께 했습니다. 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해변 청결과 교육 효과입니다.

여러 해 동안 전 쓰레기 수집에 빠져 살았습니다. 최근에는 평평한 2차원 사진에서 벗어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새로운 작품에 무척 설렙니다. 저의 가장 큰 바람은 작품에 쓸 재료가 바닥나는 날이 오는 건데요,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매년 8백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건강과 미래는 바다의 건강한 미래와 불가분한 관계입니다. 프로젝트 제목을 쓸려온 것들: 쓰레기로 덮인 풍경의 변화로 지었지만 사실 변화한 건 제 자신입니다. 제 행동과 소비습관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죠. 이 프로젝트로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보람 있는 일일 것입니다.

<정리: 오명철 기자 mcoh98@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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