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에스프레소와 함께 새로운 계절을~
상태바
완전한 에스프레소와 함께 새로운 계절을~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4.29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수진 교수의 커피이야기
김수진 교수(백석예술대학교 커피전공)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도 정신없고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4월의 시작과 함께 모든 것이 진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올해는 경자년 쥐의 해다. 쥐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기운을 지녀 근면과 부, 상서로움을 대표하는 흰쥐의 해이다. 신이 정월 초하루 천상의 문에 도착하는 차례대로 십이지간지 순서를 정하겠다고 발표해서 온갖 동물이 길을 나섰는데 성실하고 우직한 소가 제일 먼저 들어오는 순간, 소 등에 붙어있던 쥐가 먼저 뛰어내려 1등을 차지하는 바람에 십이지간지는 쥐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십간의 하나인 경()은 오행상 가장 강한 금()을 대표해 이 해에는 변화와 혁신이 많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성경을 변하지 않는 진리의 샘플로 보는데, 그 중에서도 전도서를 좋아한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많은 부를 누리고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솔로몬 왕이 쓴 것으로, 솔로몬 왕이 가장 많이 누리고 가져본 뒤에 헛되고, 헛되고, 헛되도다라고 썼다. , “이 세상에서 너희가 갖고 싶어 하는 재물, 보화, 욕구는 헛되고 헛된 것이니 진짜를 좇으라는 이야기다.

한 잔의 에스프레소의 어원은 ‘espress'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에서 유래되어 세 가지의 기본원리, 즉 즉석에서(on the sper of moment), 가압에 의하여(under pressure), 빠르게 추출(in a short time)하여 만든 커피를 말한다. 에스프레소는 남부 유럽, 특히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커피이며, 이외의 유럽 지역에서도 인기가 높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쿠바, 북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에서도 인기가 높다.

한 잔의 에스프레소는 쓰디쓴 인생을 나타내지만, 응축된 진한 맛에는 달고 시큼한 다양한 잔향이 녹아들어 있고, 에스프레소의 가장 시각적인 특징을 나타내는 크레마(crema)는 마치 한 마리의 검은 표범을 떠오르게 한다. 아름다운 크레마는 에스프레소의 까만 원액(추출액) 위에 퍼져 있는 작은 가스 거품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미세한 세포의 섬유질들이 떠서 호랑이 꼬리 같은 무늬를 만들고 있다. 이 크레마의 색깔과 촉감은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품질 기준이 된다.

에스프레소는 커피콩으로부터 최고의 향과 맛을 농축한 것으로, 고객들은 에스프레소에 대해 상세히 얘기하지 않아도 그 향기는 오래 기억한다. 따라서 에스프레소는 품질이 좋지 않으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하지만 품질 좋은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품질 좋은 에스프레소를 만들려면, 먼저 최상의 조건이 갖추어져야만 가능하며 오랜 시간과 끈기도 필요하다. 바리스타는 고객이 원하는 커피의 품질을 만족시키기 위해 품질을 결정하는 요소를 알고, 이를 측정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에스프레소는 카페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기본 원액으로 이해되고 있고, 에스프레소 원액에 물이나 우유, 크림, 캬라멜 시럽 등을 섞어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캬라멜 마끼아또, 카푸치노 등을 제조한다. 에스프레소는 기본 중의 기본 메뉴이지만, 완전한 에스프레소는 상큼한 맛이 적고 달콤한 맛과 쓴 맛이 잘 조화되어야 하며, 풍부한 향과 중후함이 오래 살아있어야 한다.

<서양미술사>를 읽으며 재미있었던 점은 시대마다 미술의 의미가 다르지만 맥락은 똑같다는 점이었다. 부귀영화를 기원하고, 서로 싸우고 죽이고 질투하지만 본성은 안 바뀐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살아가야 하는지 돌이켜 보게 한다. 때론 필요 이상으로 자만심이 생기고, 혹은 이유 없이 스스로를 혐오하기도 한다. 그 어떤 경우든 근본으로 돌아가고 초심으로 돌아가 한없이 겸손하게 만드는 전도서처럼 무에서 다시 시작하는 4월 맞이해 보자. 완전한 에스프레소와 함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