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 전문기업에서 성장의 기회 얻을 수 있어요
상태바
모금 전문기업에서 성장의 기회 얻을 수 있어요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5.27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면모금가 / 방대영 헬퍼스하이 팀장

 

저는 낯을 많이 가려요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가 하는 가시 있는 말은 농담으로 들리고 또는 친근한 관심으로 들린다. 이 기술의 대가는 8년 차 대면모금가 방대영 팀장이다. 이런 기술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대면 모금을 8년을 하면서 수만 명을 만나고 터득한 기술일까. 그가 지난 8년 동안 어떻게 뚝심 있게 이 일을 꾸준히 했는지 대면모금가의 매력과 커리어의 성장 방향성을 듣고 싶어 마주 앉았다.

Q. 대면모금가는 처음에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저는 대학 때부터 학교 내 작은 단체에서 펀드레이징 모임도 했고, NGO 수업을 들으면서 여러 활동을 했어요. 그래서 모금의 중요성을 인식했었죠. 또 대학생 때 국제앰네스티에서 거액모금팀으로 6개월간 인턴을 했어요. 대학 졸업 후 학원에서 수학 강사를 좀 하다가, ‘도움과나눔에 입사했어요. 그 당시에는 모금 관련 회사가 거기 밖에 없었어요. 거기서 1년 정도 대면모금을 했죠. 그 이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대면모금팀에 2년 정도 있었고 슈퍼바이저(부매니저)까지 올랐어요. 그 다음 모금 에이전시를 4년간 운영하다가 현재는 헬퍼스하이 소속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Q. 거의 7~8년 동안 대면모금을 하신 거네요. 그렇게 오래 대면모금을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재밌었죠.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는 정말 많이 배워요.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사람의 외형을 보고 편견을 가졌었어요. 예를 들면, 옷차림, 나이 등이죠. 그런데 그것을 깨트리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런 경험에서 배움과 재미가 있었죠. 또 대면모금가는 말을 해야 하는 스피커(Speaker)로 보이지만, 후원자의 이야기를 듣는 리스너(Listener)이기도 합니다. 리스너로서 거리에서 저와 다른 다양한 사람들을 알아가는 배움도 좋았고요.

Q. 사람들은 보통 비슷한 환경과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주로 만나는데, 매일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신선했겠네요. 기억에 남는 분이나 사례가 있을까요?

제가 제일 처음 받았던 후원자가 팔 전체에 문신이 가득했던 여성분이었어요. 지금도 여자의 팔에 문신이 길게 있는 건 보기 드문 일이잖아요. 8년 전에는 작은 문신도 희귀했을 때인데, 그 여성분이 저의 첫 후원자였어요. 제가 갖고 있던, 문신을 한 여성에 대한 편견이 깨지면서 깜짝 놀랐죠. 그리고 이야기를 해보니 좋은 사람이었어요.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요.

또 다른 사례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이 퇴근길에 저를 만났어요. 후원을 신청하고 싶은데, 통장 계좌번호를 모르신대요. 후원을 꼭 하고 싶다며, 집에 다녀오는 데 20~30분 걸리지만 다녀오겠다고 하셨어요. 사실 이따가 와서 할 게요하고 돌아오는 분이 많지 않아서 믿지 않았어요. 반신반의하며 기다렸죠. 그런데 오셨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전 그분을 믿지 않았는데 정말 미안했죠. 예상이 빗나가며 또 제 편견이 깨졌습니다.

또 한 번은 매우 추운 날 밖에서 일하는데, 4~5살 정도로 보이는 꼬마가 핫팩을 쥐여 주었어요. 같이 일하던 친구가 그 모습을 보고 감동을 하고 펑펑 우는 거예요. 그게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사람 사이에 선한 마음을 주고받는 감동의 순간들이라 생각한 거죠. 이런 경험들이 계속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 때문도 있어요. 쉬운 일이 아니라서 혼자서 하기 어려운데 동료들이 매우 좋은 분들이라 함께 하는 게 즐거웠어요.

 

Q. 대면모금가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크게 2가지가 있어요. 첫째, 대화의 스킬이 발전됩니다. 여기서 또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일반 시민과의 대화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의 성장과 배움이 있죠. 두 번째는 거리모금을 하면, 다양한 동료들을 만나게 돼요. 관리자가 되면 다양한 구성원과 업무를 하며 조직 내의 소통 스킬을 높일 수 있어서 설득과 소통의 면에서 많이 성장해요.

두 번째는 아까도 말했지만, 사람을 배우는 것 같아요. 편견들이 깨집니다. 뉴스에서만 보던 사람들은 대중 매체가 준 프레임으로 바라보기 마련인데, 그런 사람들을 보는 시선 자체도 많이 변해요. 우리 모두 비슷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죠. 연령, 대졸 여부, 겉으로 보이는 빈부를 느끼게 하는 차림새 등을 넘어 진짜 그 사람을 볼 수 있게 돼요.

Q. 대면모금팀의 리더가 되면 어떠한 역할들을 수행하게 되나요?

그린피스 때부터 리더가 되었으니 6년 정도 그 역할을 수행했네요. 사원보다 높은 단계가 되면, 한팀 2~3명 정도를 리드하고, 그 다음은 8~9, 그 다음은 20, 40명 정도까지 늘려나가며 리드하게 되는 거죠.

처음에 작은 팀을 관리하는 일을 맡으면, 자기 팀원들을 트레이닝하고 코칭해요. 외부에서 일하다 보니 어느 곳에서 언제 일할 것인가와 같은 장소·스케줄 조정을 좀 더 주도적으로 맡아서 하죠. 더 높은 리더가 되거나 직무가 좀 바뀌면, 사원 채용을 포함한 인사관리,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성과관리를 하게 돼요. 헬퍼스하이같은 에이전시에서는 단체와 소통하고 계약하는 일도 하게 되고요. 사원은 열심히 현장에서 뛰기만 한다면, 리더가 되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요. 지금은 자주 지방에 가서 후원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지방 후원은 사실 제가 거의 처음 시도했어요. 이런 걸 포함해서 박람회, 놀이공원 같은 이벤트 장소 구하는 것들을 해볼 수 있죠.

Q. 대면모금가라는 직업을 타인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장기적으로 전망이 어떤가요?

당연히 추천하고 싶어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좋은 일을 하면서 금전적인 보상을 충분히 받고 싶어 하는 친구들에게 적합해요. 그리고 요즘 비영리 단체도 정말 다양한 스펙을 요구해서 큰 단체는 입사가 쉽지 않아요. 상대적으로 바로 단체 진입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대면모금의 커리어를 통한 단체 입사를 추천합니다. 모금을 대행해 주는 전문 기업에서 성장하고 본인이 조금 노력하면 단체에서 담당하는 포지션으로 갈 수 있어요.

앞으로의 가능성도 매우 밝습니다. 한국 시장 자체가 모금 문화가 아직은 여전히 경제 규모에 비해서 작은 편이죠. 모금 시장 자체가 더 확장될 여지가 있어요. 비영리 단체는 사업을 시행하기 바빠서 모금에 대한 노하우도 없고 인력도 부족해요. 비영리 단체에서 모금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으로 보면 충분히 장래성이 높습니다.

단체의 입장에서는 모금이라는 분야가 다른 직무와 약간 성격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비영리 구호단체가 수혜자의 자립을 돕는 업무를 하는 사람이 모금과 겸업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에요. 두 업무의 성격이 너무 달라요. 각 분야에서 요구하는 전문성도 다르고요. 모금은 전문성이 있어야 성과가 나오는 일이에요.

단체에서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모금 전문 기업을 통해서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전문가로 훈련되고 모금이나 비영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영리 단체에 입사하면, 비영리 단체는 이미 숙련된 사람을 채용하기 때문에 인력 양성에 대한 부담이 적습니다. 그리고 대면모금가는 노후의 평생 직업으로 선택하기 좋은 직업이에요. 그린피스에서 일할 때, 50대 펀드레이저 두 분과 일을 해봤는데 그 당시 그 나이대의 펀드레이저를 본 적이 없었어요. 두 분을 보면서 나이 들어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알게 되었죠.

 

Q. 앞으로의 개인적인 비전이 궁금합니다.

저는 지금 헬퍼스하이 교육사업부에 있습니다. 펀드레이저를 양성하는 외부 교육을 진행하기 위한 업무 전반을 보조하고 있고, 향후 펀드레이징뿐만 아니라 비영리 단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 전반을 제공하는 업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대면모금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장에서 대면모금을 하는 사람들이 이 업을 몇 년 했을 때, 이 경력을 버리지 말고 활용해서 다양하게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대면모금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외향적이거나 성과주의자가 많을 텐데요. 저는 딱히 그렇지 않아요. 현장에서 하는 업무 이외의 장소 선정이나 데이터 분석 등을 보완하면서 대면모금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했죠. 헬퍼스하이는 새로운 걸 시도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시행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새 직업으로서의 출발선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사진 /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