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B 통해 공공사업의 성과와 효율성 높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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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B 통해 공공사업의 성과와 효율성 높이고자 합니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6.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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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Company / 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대표

팬임팩트에서 팬(Pan)'모든', '보편적인'이라는 뜻을 지닌 접두사이고, 임팩트(Impact)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의미한다. 이를 조합한 팬임팩트(Pan-Impact)는 사회, 환경, 문화 등 세상을 위한 다양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의 창출을 의미한다. 혁신적인 도구를 통해서 제도나 정책, 문화, 시스템, 생각 등 다양한 분야를 변화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은 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본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팬임팩트코리아 곽제훈 대표입니다. 저희 팬임팩트코리아는 국내에 사회성과연계채권(SIB)을 도입하고 공익에 기여하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2015년 설립된 소셜벤처입니다. 아시아 최초의 사회성과보상사업 기획·운영기관이기도 하고, 사회성과보상사업 지방정부협의회의 사무국으로서 관련 정책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공익을 위한 시장 조성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익에 기여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한다는 말이 굉장히 인상적인데요, 팬임팩트코리아에서 실현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저희는 SIB 기획 및 운영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는데요, 서울시와 함께 처음으로 진행한 경계선지능 아동들에 대한 프로젝트가 지난해 말에 첫 성공사례로 마무리되면서 이를 계기로 다른 지자체들도 SIB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이와 관련된 시장을 조성하고 조례를 만드는 등 지방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SIB를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어요. 임팩트투자 권리를 전자증권화 하거나, 사회적 가치 평가 과정의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해 이를 알고리즘으로 자동화하여 평가 시스템을 첨단화하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장들의 공약과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서 공약을 기록하고 이행 여부를 평가하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는데, 이를 통해 정치인의 신뢰도를 평가하고 정치문화를 개선해 보고자 합니다. 그 외에도 수익이 아니라 지식을 전파하기 위한 출판사업을 추진하면서 실제 SIB와 관련된 책자를 무료 배포하고자 준비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현해보고 있습니다.

 

들어보니 팬임팩트코리아에서 하는 일에는 분야의 한계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추진하시는 일들이 처음에 어떻게 시작이 되는지, 그 결정 기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주변에서 여러 일을 하지만 돈 안 되는 일도 많이 한다고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하지만 팬임팩트라는 회사의 이름처럼 저희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창출해내는 일, 즉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이 기준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면 앞으로도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작고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이것이 회사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하고요.

# SIB 구조
# SIB 구조

팬임팩트코리아가 설립된 지 5년 정도 되었는데요, 처음 회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기부투자 분야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도 궁금하고요.

저는 공공기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영리기업과 비영리단체 등에서 일을 하다가 금융위기 이후 2011년 즈음에 사회적금융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때부터 공부를 시작했어요. 당시 국내 포털에서는 사회적금융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도 나오는 내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해외 자료로 공부를 해야 했어요.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우리 사회에 도입하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없었던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도록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팬임팩트코리아의 시작은 어땠나요?

비영리단체에 있을 때 사회투자와 SIB 관련 정책 제안서를 만들어 서울시에 제안을 했는데 서울시가 사회투자기금에 먼저 관심을 보여서 이를 먼저 시작하게 되었고 이후 SIB를 다시 추진해 보자는 생각에 2015년에 팬임팩트코리아를 설립했어요.

사실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는 서울시가 SIB 사업 진행을 결정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혹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회사가 설립되자마자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서울시와 의회 관계자 분들을 만나 끈질기게 SIB 사업 필요성을 설득했어요. 다행히 최종적으로 시의회가 결정을 내려서 이후 팬임팩트코리아가 SIB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SIB만 하려고 만든 회사는 아니었지만 국내에 없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팬임팩트코리아의 주요사업으로 시작할 수 있었죠.

 

이쯤에서 SIB(사회성과연계채권)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아직 SIB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에게 간단하고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정부는 국민의 세금으로 공공사업을 진행하는데 대부분의 정책들이 사업의 결과/성과와 무관하게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사업의 성과를 확인하지 않고 과정에만 집중하다보면 일정부분 예산이 낭비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SIB입니다. 정부가 진행하고자 하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사업을 세금이 아니라 민간의 투자로 먼저 진행하고, 성과를 달성했을 때만 예산을 지급하는 거죠. 성공한 사업에만 예산이 지급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진행 시 성과에 집중하게 되고 사업의 효과도 높일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SIB는 공공사업을 민간의 투자로 먼저 진행하고 성과를 달성했을 때만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네요. SIB가 진행되는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SIB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부, 운영기관, 민간투자자, 평가기관, 사업수행기관 등 많은 이해관계자가 필요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정부가 공공사업을 SIB로 진행하겠다고 결정하면, 저희 같은 운영기관이 투자자를 모아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수행기관에게 전달해 사업을 진행하고, 평가기관의 결과에 따라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는 거죠.

이 과정에서 가장 현장 중심적이고 직접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의 역할을 하는 곳이 수행기관인데요, 수행기관은 사업주제별로 특정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과 경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조직이 맡게 됩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SIB 사업에 지자체 등 성과보상자의 이름을 붙이지 않고 수행기관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만큼 수행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국내에서 SIB를 진행해서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요

작년 10월에 국내 첫 성공 사례가 생겼고 이는 동시에 아시아의 첫 성공사례이기도 합니다. 경계선지능 아동과 관련된 사업이었는데 3년을 진행했죠. 간단히 설명하면, 사람의 평균 지능은 100정도이고 85 이상이면 일반지능, 70 이하면 지적장애로 판단을 하는데 71에서 84 사이의 지능을 가진 아동들은 경계선지능으로 특수교육이나 수급비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이게 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건 경계선 지능 아동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일반 아동보다 수급을 받을 가능성이 15배나 높고, 지능이 더 하락하여 지적장애가 될 확률도 높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회비용이 더 발생한다는 거예요. 통계적으로 보면 경계선 지능 아동이 13% 정도 되고 아동일 때 더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만 해도 많은 사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 이를 놓치고 있는 거죠. 경계선 지능이 완전히 선천적인 경우는 개선이 어려울 수 있지만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발생한 경우에는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예방이 가능합니다. 이 사업의 경우 최대 성과목표를 초과 달성하였고, 투자자들도 최대의 성과보상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팬임팩트코리아가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자 하는지 말씀 부탁드릴게요.

SIB는 사업의 효과를 높일 뿐만 아니라 사업의 효과를 검증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SIB를 통해 성공사례가 나오면 이를 일반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와 지자체를 도와 어떤 사회문제해결 사업을 정책화 하는 일에 기여하고 싶고요. 저희 팬임팩트코리아는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계속 확장해 가면서 사회적금융 전반에 대해 필요한 자문이나 교육도 진행하고, SIB의 확대를 위해 지금까지보다 더 열심히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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