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의 다름이라기보단, 사람 개개인의 다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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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의 다름이라기보단, 사람 개개인의 다름이 아닐까요?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7.2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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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90년대생 인터뷰_이은지 PM

올해로 서른하나, 직장생활 6년차 대리인 이은지 씨. 온라인의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행사 관계자, 관람객,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만들어 오면서 부족함을 느낀 그는 최근 데이터 분석 분야의 공부도 시작했다. 그의 일과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회사와 업무 소개 부탁드려요.

제가 소속된 플랜아더는 세미나, 컨벤션, 전시, 쇼케이스, 캠페인, 이벤트 등 파트너가 필요로 하는 행사를 기획부터 홍보, 운영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전문 기획사입니다. 현재 저는 행사 전, , 후의 홍보 담당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의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행사 자체를 알리는 일부터 행사 관계자,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담당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고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만들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으기도 하고, 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전에도 주로 홍보 혹은 마케팅 직무의 일을 담당했습니다. 바로 이전 직장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판매, 조사·분석하는 일을 했고, 그 전 직장에서는 회사의 온라인 채널들을 운영하며 회사를 브랜딩하는 일을 했어요. 돌이켜보니 제가 해온 일들 모두가 온라인에서 이루어졌네요.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과 힘든 부분을 생각해 본다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어떤 홍보 콘텐츠를 발행하고 제가 예상한 결과 이상의 결과가 나왔을 때입니다. 타깃을 설정하고 홍보콘텐츠를 발행하는 것 자체로도 뿌듯할 때가 많지만, 기획 당시 목표한 것들 이상의 반응이 숫자로 보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

현재 프로젝트 진행중인 행사에서 행사 사전 홍보의 일환으로 정기 뉴스레터를 발행하여 댓글이나 설문 등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데요. 매달 발행하는 이 콘텐츠에 다양한 답변이 달리거나 의견을 주실 때 특히 힘이 납니다.

힘든 부분은 예측하는 부분이에요. 어떤 홍보 콘텐츠를 기획할 때 어느 정도 반응이 있을 것인지를 예측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게 어렵거든요. 그래서 요즘엔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어요.

 

어떤 일을 할지, 어떤 직장을 갈지 결정할 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거나 선택의 기준으로 여기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선택의 기준은 동료입니다. 잡플래닛 등에 기재된 기업 평가를 많이 읽어봐요. 전 직원, 현 직원들의 다양한 평가들을 볼 수 있고 다양한 기준에서의 정성적 평가가 올라와서 글만 읽어봐도 느낌이 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워라밸이 보장된다’, ‘연봉 수준이 업계에서 높은 편이다라는 후기가 있어도 동료들 간 사이가 좋지 않다’, ‘중간관리자가 독단적이다등의 후기가 함께 등록되어 있으면 자연스럽게 뒤로가기를 누르게 되더라고요. 반면, ‘야근은 많지만 사람들이 정말 좋다라든지, ‘보고 배울 동료들이 많고, 회사에서 개인의 역량 개발에 관심이 많다라는 후기를 보면 다른 조건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마음이 가고요. 아마 아직은 가르칠 일보다 배울 일이 훨씬 많은 6년차라 이런 기준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해요.

 

자신이 생각하는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은 어떤 모습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의 모습은 서로 다름을 존중하며 배우는 모습입니다. 함께 일하기 위해 다양한 역량과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배움의 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학교나 직장에서 80년대생 이상의 선배, 어른들을 봤을 때 혹시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나 말이 있나요?

사실 상대가 이해되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 그게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세대 차이를 느끼는 부분은 많이 없어요. 저희 세대에서도 이해되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사람의 개인적 특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개인이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경험해 온 것들이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는 생각을 하긴 합니다. 아마 누군가가 보기에 저도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 아닐까요(하하).

 

90년대생이 다른 세대와 좀 다르다고 느낀 부분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90년대생이 다른 세대와 좀 다르다고 느끼는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없습니다. 먼저 20, 30대를 보내신 분들도 당시에는 윗세대와는 조금 다른 세대로 여겨졌을 것이고, 90년대생 이후의 세대들이 지금 제 나이가 됐을 때에는 또 저희가 윗세대가 되어 그들을 좀 다른 세대로 여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은 이렇게 보는 시각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돕기도 하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를 포기하게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려서 그래’, 혹은 나이가 좀 있으시니까라는 말로 개개인이 경험해 온 것들을 나이라는 기준으로 뭉툭하게 나눌 때, 서로의 지나온 시간들을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그런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왜 나와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한 사람이 걸어온 삶을 궁금해 하고, 서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대화가 일어나고 대화가 이어질 때 어떤 세대가 아닌 그 사람에 대한 진짜 이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방식으로, 또 어떤 주제로 대화를 시작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사실 우리 누구나 서른한 살을 겪고, 예순한 살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시간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딱히 정해진 주제나 방식을 고민하기보다 각자 삶을 살면서 겪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 나누는 것 자체가 좋은 것 같아요. 누구든 세대를 막론하고 옆에 있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요.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90년대생이기에 다른 세대 분들이 보시기에는 이 부분이 특징으로 보일 수도 있겠네요.

 

은지 씨에게 행복한 삶이란 어떤 삶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이란 누구의 행복도 침해하지 않고 제가 침해받지도 않으면서 공존할 수 있는 삶입니다.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다름이란 세대 간의 다름이라기보단 사람 개개인의 다름인 것 같아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나의 생각으로부터 나온 한 마디 말로 쉽게 부정할 수도 있잖아요. 거기서 오해가 시작되고, 그것이 사람 간의 단절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어요. 다름으로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따듯한 인정으로 주위사람들과 공존할 수 있는 삶이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삶인 것 같아요.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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