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설계하는 내 인생, ‘내가 주인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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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설계하는 내 인생, ‘내가 주인공!’(1)
  • 권민정 기자
  • 승인 2020.09.08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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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Mento / 책으로 만나는 멘토

인생 2이라는 말이 자주 들리는 요즘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에게는 은퇴 후 노후를 준비하는 현실적인 대책일 것이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청년에게는 가슴 뛰는 도전이다. 이직을 염두에 둔 이도 마찬가지. 새로운 삶을 앞두거나 계획 중인 이들에게 힘이 되어 줄 멘토를 책으로 만나보자.

 

유튜브로 놀면서 매달 500만 원만 벌면 좋겠다/ 조관일

6~7개의 직업을 가졌었던 조관일 씨는 칠순이 넘어 새로운 인생을 준비했다. 유튜브 세계에 눈을 떠 유튜버가 되기로 결심한 것. 그는 결심 직후 아르바이트 대학생에게 4시간 속성 과외로 동영상 편집 기능을 배우고 유튜브 채널 <조관일TV>를 개설했다.

그때부터 동영상 콘텐츠 기획, 영상 촬영, 편집, 업로드까지 1인 체제로 혼자서 채널을 운영, 1년 반 만에 구독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여러 직장에서 경험한 것과 삶에서 배운 것, 그리고 지금까지 책을 쓰면서 수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유튜브 방송을 하며 뿌듯한 제2의 인생을 사는 중이다.

현재 창의경영연구소 대표이자 한국 샌더스 은퇴학교 교장인 조관일 씨. 그는 청와대, 대검찰청, 기업체 등에서 2,000여 회 강의했으며, 한국 HRD대상 명강사 부문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다, 비서처럼 하라, 멋지게 한 말씀50여 권이 있다.

70대 크리에이터의 유튜브 정복기인 이 책은 유튜브가 생소해 접근조차 두려워하는 중장년에게 큰 힘이 된다. 책에서 그는 말한다. “나도 했으니 당신은 더 잘할 수 있습니다라고.

칠순의 나이에 유튜브를 시작해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하고 월 수익 500만 원을 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사실 유튜브 문외한이던 그가 젊은이들의 놀이터인 유튜브의 세계에 첫발을 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도 망설였다. 하지만 주위의 권유와 그동안 삶에서 얻은 경험으로 도전했고 혼자 힘으로 지금의 성공을 일궈냈다. 이 책은 그 535일간의 고군분투와 시행착오를 담은 내용이다.

과연 내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을까?’라고 걱정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이 담겨 있다. 그도 남들과 똑같은 걱정을 했다. 그는 책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후배 강사가 나에게 유튜브를 해보라고 권했을 때 나도 속으로 그런 말을 했습니다. ‘아휴, 이 나이에 내가 그걸 어떻게 해?’ 그러나 그 생각이 겉으로 드러나기 전에 이렇게 반전됩니다. ‘그래, 맞다. 이 나이니까 해보자. 지금 못하면 영원히 못할 테니까그렇게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생각을 바꿔야 길이 보입니다.”

유명인 아니어도 뛰어난 재능이 없어도 된다. 그는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이 모두 영역과 꺼리가 있어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하겠다는 결심을 한 후에 길을 찾은 사람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렇게 길을 찾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고 조언한다. 유튜브로 부자가 되려고 하지 말고 그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걸 찾아 그걸 보여주라고 말한다. 일단 많은 동영상을 보고, 고민하지 말고 시작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거창한 환상이 아니라 경험에 바탕을 둔 현실적인 조언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줄 것이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이길보라

저자 이길보라는 글을 쓰고 영화를 찍는 사람이다.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 아시아 8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 밖 공동체에서 글쓰기, 여행, 영상 제작 등을 통해 자기만의 학습을 이어나갔다고 한다.

홈스쿨러’, ‘탈학교 청소년같은 말이 거리에서 삶을 배우는 자신과 같은 청소년에게 맞지 않다고 판단해 로드스쿨러라는 말을 제안했고, 그 과정을 자신이 제작하고 연출한 첫 다큐멘터리 로드스쿨러에 담았다. 농인 부모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 소리,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의 기억을 담은 다큐멘터리 기억의 전쟁을 만들었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는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자 로드스쿨러(road schooler)’ 이길보라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유학생활을 통해 새롭게 얻은 배움과 고민을 그만의 시선과 사유로 담아낸 산문이다.

이 책에는 자신의 삶과 예술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여성 청년의 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길 위에서의 공부로도 충분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의 기준이나 부모의 의지가 아닌, 온전히 스스로의 삶과 공부의 방향을 정하고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그의 이야기는 많은 깨달음을 준다. 그래서 그의 유학기는 다른 성공담이나 외국 여행 체험기와는 사뭇 다른 감동과 울림을 주고 있다.

이길보라 감독의 부모는 농인이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부모의 수화언어와 세상의 음성언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온 그는 자라면서 사람과 세상의 경계를 보고 느끼고 그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무엇이 정상인가. ‘정상이 정답이라고 단정해버리는 한국 사회에서 그가 선택한 비정상의 삶은 어쩌면 어릴 때부터 겪어온 부당한 시선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선택한 대안적인 삶이었지만, 한국의 영화제작 환경에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지속한다는 건 결코 녹록치 않은 일이었다. 특히 생계 문제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지속해나가는 데 있어 커다란 숙제였다.

그는 새로운 곳에서 가능성을 모색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그렇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필름아카데미로 유학을 떠날 결심을 했지만, 여전히 유학비와 체류비는 해결하기 힘든 고민거리였다. 그때 아버지가 던진 한마디는 그 모든 망설임을 떨치게 만든다.

보라야, 괜찮아, 경험.”

농인 부모가 평생 몸으로 체득해온 말이었다. 부모의 삶이 담긴 그 말을 발판 삼아 이길보라는 암스테르담 필름아카데미에 입학하게 되고, 거기서 만난 젊은 예술가들과 암스테르담의 문화는 청년 이길보라에게 전혀 새로운 모험과 시선들을 선사한다. 이 책은 그 이야기를 담았다.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서로 배려한다는 게 어떤 모습인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정상/비정상의 경계가 무의미한 암스테르담의 문화를 경험하며 낯선 자유를 느낀다. 노메이크업으로, 그리고 어제 입었던 옷을 또 입고 학교에 가도 마음이 편안했다. 남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걱정에 들이는 시간과 마음을 버리니 한결 편안하게 자신의 삶과 작업에 대한 고민에 몰입할 수 있었다.

차이가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알았지만, ‘다름이 지닌 풍성함은 알지 못했었다. 물론 세상에 유토피아는 없다. 네덜란드에도 인종차별을 비롯한 무수한 구별짓기가 존재한다. 다만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을 뿐이다. 그곳에서 배운 건 그 시도와 모험들이었다. 경계와 경계를 오가며 살아온 나의 삶을 꼭 안아주던 사람들, 예의와 존중을 갖추고 다름을 받아들였던 이들이 있었다. 다름을 받아들이기 위해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면 기꺼이 속도를 줄여 발걸음을 맞춰가는 걸 배웠다. 이 모든 것은 무엇보다도 주저 없이 발걸음을 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 권민정 객원기자 jungbeauty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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