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절반이 채용을 미루거나 축소,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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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절반이 채용을 미루거나 축소, 취소!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0.12.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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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Keyword #1 채용빙하기

올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가져온 경기침체는 하반기에 코로나19가 다시 재확산되면서 더 악화되었다. 이로 인해 채용시장은 계속 빨간불이 켜진 상태. 산업과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면서 채용을 주저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 이에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구직자들도 늘어 취업준비생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한 채용포털이 기업 197개사를 대상으로 ‘2020 하반기 채용계획 변동성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절반이 넘는 50.3% 채용을 미루거나 축소 또는 취소했다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하반기 채용 전면 취소’(19.8%), ‘채용 규모 축소’(19.3%), ‘채용 일정 연기’(11.2%) 순이었다.
채용을 축소하거나 연기취소하는 부분은 ‘신입/경력 둘다’(64.6%) 가장 많았다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회사 매출규모가 줄어들어서’(54.7%, 복수응답) 가장 컸다이어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서’(35.9%), ‘업계 전반적으로 침체기라서’(31.3%), ‘현재 인력으로 충분해서’(21.9%),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서’(17.2%) 등이 있었다.

 

코로나19와 경기침체로 채용 줄어
채용계획에 변동을  기업들은 부족한 인원을 ‘기존 인력의 업무 분담’(67.7%, 복수응답)으로 대체할 계획이었다이어 ‘내부 직무순환으로 인력 충원’(36.4%), ‘해당 업무 축소  통폐합 등 조직개편’(23.2%), ‘비정규직 인력으로 대체’(10.1%) 순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채용에 영향을 미친 부분으로는 응답기업의 49.7% ‘채용을 줄였다 답해 채용시장의 문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21 상반기 채용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비슷하게 유지할 예정’(45.2%)이라는 기업이 가장 많았으나불확실성으로 인해 계획 미정’(25.9%), ‘점차 채용을  줄일 ’(15.2%)이라는 기업도 상당수였다채용을 더 늘릴 것이라는 기업은 13.7% 불과했다.

이뿐만 아니라 채용시장 악화에 대한 조사자료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74.2%는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 중 신규 채용 계획 미수립 기업은 50%, 신규 채용 ‘0’인 기업은 24.2%였다. 한경연이 지난 2월 실시했던 상반기 신규 채용 조사에서는 채용 계획 미수립 기업이 32.5%, 신규 채용 ‘0’인 기업은 8.8%였는데, 이를 감안하면 하반기 신규 채용시장은 상반기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대기업 비중은 25.8%였다. 이마저도 채용규모가 작년보다 감소하거나 비슷한 기업이 대부분(77.4%)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 예정인 기업 중 전년 대비 채용을 늘리는 기업은 22.6%에 불과했다.
대기업 10개사 중 7개사(69.8%)는 대졸 신규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를 꼽았다. 이어 유휴 인력 증가 및 TO 부재 등 회사 내부 수요 부족(7.5%),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5.7%), 정규직 인력 구조조정의 어려움(5.7%), 필요한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의 어려움(5.7%)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 대해 언택트(비대면) 채용 도입 증가(27.9%), 수시채용 비중 확대(26.1%), 경력직 채용 강화(20.2%), AI 활용 신규 채용 확대(13.6%), 4차 산업혁명 분야 채용 증가(6.6%) 등을 꼽았다. 특히 대기업 중 과반(54.2%)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언택트 채용을 도입(19.2%)했거나 도입을 고려(35%)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준생 80만 명, 2006년 이후 최대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학교를 졸업·중퇴한 뒤 입사 시험을 준비 중인 취준생은 80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사이 취준생 9만 명이 늘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취준생들의 답답함도 가중되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이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를 폐지해 취업기회 자체가 좁아진 데다 채용 일정도 불투명한 곳이 많았기 때문. 여기에 미국, 중국 등 한국인 유학생이 많이 거주하는 국가들이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외국인 비자 발급을 중단하면서 현지 취업 길이 막힌 유학생들도 국내로 유턴하며 취준생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15~2019년 해외취업자 수는 2,903명에서 6,816명으로 5년 연속 증가해 오다, 올해 1~5월 해외취업자 수는 지난해의 33%에 불과한 2,229명에 그쳤다. 특히 미국, 일본, 중국 취업자 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주요국 일자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유학생의 취업 상황도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0월 취업자수는 2,7088천 명으로 421천 명 줄어 전달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5~64세 고용률(OECD비교기준)65.9%로 전년 동월대비 1.4%p 하락했다. 청년층(15~29) 고용률은 42.3%로 전년 동월대비 2.0%p 떨어졌다. 실업률은 3.7%로 전년동월대비 0.7%p 상승했고 청년층(15~29) 실업률은 8.3%로 전년 동월대비 1.1%p 올랐다.
연령계층별로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60세 이상에서 375천 명 증가했으나 30대에서 24만 명, 20대에서 21만 명, 40대에서 192천명, 50대에서 114천 명 각각 감소했다. 고용률은 60세 이상에서 상승했으나 20, 30, 40, 50대에서 하락했다.

이렇게 채용시장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고, 이에 구직자들의 어깨는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

/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지원을 하고 나서 떨어지고 붙는 건 저의 능력이겠지만, 채용공고 자체가 너무 없어서 지원할 곳을 찾아야 하는 건 너무 한 것 같아요. 취업만 하면 정말 열심히 일할 에너지도 있고 준비도 되어 있는데 일단 지원하려고 하는 분야, 직무 등으로 검색을 하다 보면 너무 힘이 빠집니다. 예전엔 지원서를 100군데 보내면 그 중 1~2곳에서 면접을 본다고 했는데, 지금은 100개를 날릴 곳도 없네요.“ _ OO(28) 취준생

 

"경기가 안 좋아서 인턴이나 계약직도 들어가기가 힘든데, 기업은 점점 더 경력직을 선호하는 추세라서 채용시장이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상반기에 최종합격한 곳이 1곳 있었는데 갑자기 입사 시기를 늦춰야 할 것 같다고 연락이 오더니, 한달 정도 지난 후에 정말 미안하다면서 채용을 취소해야 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그 회사의 잘못은 아니지만 구직자 입장에서는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죠.“ _ OO(27) 취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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