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채용 29.5%, 2년만에 2배 이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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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채용 29.5%, 2년만에 2배 이상 증가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0.12.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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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Keyword #2 수시채용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이미 작년부터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KT, 한화, LG그룹 등 주요 기업들이 수시채용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그 밖의 주요 기업들도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맞춰 채용 시스템의 대폭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수시채용 트렌드는 확산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채용시장의 트렌드가 공개채용에서 수시채용으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2020년 하반기 상장사 대졸신입 공채계획이 크게 줄고, 반대로 수시채용 계획이 앞서며 첫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경기침체 속 신종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며 대규모 신입 채용을 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는 대기업들이 수시채용 등을 확대하며 국내 공채문화도 서구식 채용문화로 빠르게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졸 공채는 한국과 일본이 유일하다. 서구권의 경우 철저히 인력이 필요한 해당 부서에서 필요한 인력의 직무기술(job description)을 기준으로 수시채용을 진행한다.

 

채용전형 비율, 수시채용이 정기공채 앞서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530곳의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조사한 결과,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확정한 상장사는 지난해에 비해 9.6%p 감소한 57.2%로 나타났다. 반면 '대졸 신입을 뽑지 않겠다'고 밝힌 기업은 14.2%(지난해 11.2%), 아직 채용 여부를 확정 짓지 못한 '채용 미정' 기업은 28.6%(지난해 22.0%)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 신입채용 기업은 크게 줄고 반대로 안 뽑거나 불확실 기업은 소폭 늘어난 것이다.
용방식 역시 큰 변화가 확인됐다. 하반기 공개채용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겠다는 기업은 39.6%로 작년 49.6%에 비해 10.0%p 줄어들었다. 반면 수시채용계획은 지난해 30.7% 대비 올 하반기 41.4%10.7%p 늘었다. 공채보다 수시채용 계획이 1.8%p 높게 집계된 것으로, 신입사원 수시모집 비율이 처음으로 공채비율을 넘어섰다.

공채비율을 줄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공채보다 수시충원 채용이 효율적이라고 판단(34.8%)’했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또한 경영환경 변화로 신입보다 경력직을 우선선발’(32.8%), ‘코로나 여파로 공채선발을 진행할 여건이 안 된다’(27.4%) 등의 이유가 이어졌다.
특히 대규모 인원선발의 창구인 대기업 공채계획 역시 3년 연속 감소했다. 하반기를 기준으로 201867.6%에 달했던 대기업의 신입 공채계획이 지난해 56.4%, 올해 54.5%3년간 13.1%p 줄었다. 반면 수시채용은 201811.8%에 그쳤지만 지난해 24.5%로 두 배 이상 늘더니 올해는 29.5%를 기록했다.

이로써 올 하반기 대기업 공채비율은 54.5%, 수시비율은 29.5%로 각각 집계됐다. 실제로도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모집한 대기업은 10대 그룹 기준 삼성 및 롯데, SK, 포스코, CJ 등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었다.

실제로 KT그룹은 올해부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인턴 채용제를 전면 도입했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던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대신 6주의 인턴 기간을 거쳐 정직원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코로나19로 공채 일정이 불투명해진 데다 실무형 인재 선발·육성을 위해서는 수시·인턴채용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지난해부터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수시채용 시스템을 적용해 왔다. SK그룹도 순차적으로 수시채용의 비중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티몬은 올해부터 채용 전형을 수시채용 중심으로 전환하고, 상시 인재등록 제도인 인재풀(pool)’을 운영하기로 했다. 인재풀에 등록해 놓은 구직자를 대상으로 적합한 부문에서 수요가 발생할 때 채용 전형을 진행하는 식이다.

 

기업별 맞춤형 취업준비 필요해져
한편 수시채용 트렌드가 확산하며 구직자들의 부담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람인이 구직자 1,497명을 대상으로 수시채용 부담감을 주제로 조사한 결과, 55.8%부담감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부담감이 비슷하다는 응답은 39.4%였으며, ‘줄어들었다4.9%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취업 부담이 증가한 이유 1위로 채용규모 자체가 줄어들 것 같아서’(74%, 복수응답)를 꼽았다. 수시채용은 대규모 공채와 달리 부서에 따라 필요한 인력만을 채용하기 때문에 채용인원이 줄어들 거라 예상한 것이다. 이어 언제 채용을 할지 몰라서’(41.8%), ‘입사하고 싶은 기업이 채용을 진행하지 않을 수 있어서’(24.6%), ‘중고 신입 또는 경력이 유리할 것 같아서’(22%), ‘공채보다 정보가 적어서(17.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수시채용에 대응하는 전략으로는 자격증 등 지원 직무 관련 스펙 쌓기‘(45.5%,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취업목표를 낮춤‘(33.2%), ’지원을 원하는 기업에 집중해 준비‘(30.7%),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 등을 경험‘(28.3%)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시기에 적합한 인원을 뽑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구직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없을 수 없다. 공채의 경우 대략적인 시기를 짐작할 수 있어 스펙쌓기, 기업별 필기시험 준비 등 상황에 맞춰 시간표를 짜놓고 대비할 수 있었지만, 수시채용은 이런 대응이 쉽지 않아지기 때문이다. 채용공고가 언제 뜰지 알 수 없는 만큼 상시 대응이 가능하도록 스펙쌓기, 필기·면접 준비 등을 미리 해둬야 하는 부담이 있다.

수시채용에서는 대규모 인원을 뽑는 공채보다 채용 숫자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채용 절차 간 간격도 더 짧아질 수 있다. 서류나 필기시험에 붙은 후 면접 준비를 시작하는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대규모 공채 대신 소규모 수시채용이 늘어났다는 것은 지원하려는 기업과 직무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과거보다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시채용과 직무 중심 선발이 늘어나면서 기업과 업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좋은 취업성공 전략이 되었고, 이로 인해 구직자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정보를 주는 취업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매년 많은 구직자가 몰렸던 각 기업의 채용설명회는 채용 축소로 인해 설명회를 진행하는 회사 자체가 줄어들었다.

/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일부 기업은 수시채용을 하더라도 연간 채용인원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정기공채라는 제도가 생긴 이유를 생각하면 과연 그런 것인지 의문도 생깁니다. 기업이 급성장하면서 채용인원이 늘어나자 효율성을 위해 생겨난 것이 정기공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시채용과 잘 어울리는 인턴채용도 같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턴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의 경우 우수한 인턴사원을 정규직으로 선발하면 별도의 정규직 채용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시채용이기 때문에 구직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채용 동향을 파악하기 훨씬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특정 시기에 공채가 집중돼 여러 기업에 지원하기 어려웠던 문제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대비가 충분하다면 더 많은 기업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_ OO 취업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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