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채용시장 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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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채용시장 점수는?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0.12.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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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전문가 인터뷰 _ 김기경 유어피플 대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 과거 경험상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잡히지 않았고 모든 것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채용시장과 구직자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전문가를 만나 올해의 채용시장 이슈와 내년도 채용시장 전망도 들어본다.

 

2020년 한해, 취업시장을 100점 만점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일까요?

2020년 취업시장은 여러 가지 복잡한 사유가 얽히고 설켜 기업과 인재 모두에게 암울한 한 해였습니다. 평균적인 취업시장을 100점으로 보았을 때 2020년 취업시장은 딱 절반인 50점을 주고 싶어요.

가장 큰 요인은 짐작하시겠지만 바로 코로나19입니다. 처음 코로나19가 창궐하였을 때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예견하기는 하였지만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오랜 기간 실생활에 피해를 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기에 기업과 인재 모두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력수급의 가늠이 어려워져 보수적 관점의 채용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인재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사라지는 것은 차치(且置)하더라도 실직의 두려움과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4차 산업혁명으로의 본격적인 진입과 함께 급변하는 산업환경, 고질적으로 만성화되어 가고 있는 경제불황, 점차 가속화되는 기술집약적 체제로의 전환은 인재 채용의 양적 축소를 불러왔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 혹은 확대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한 예로 ‘10대 그룹사 2020년 공채현황을 살펴보면, 정기공채를 폐지하거나 축소, 수시채용과 채용연계형 인턴십으로의 전환 등을 통해 대규모 채용보다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소규모 채용방식을 고려 혹은 시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기업과 산업, 취업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취업시장엔 악재가 많았고요.

악재를 3가지로 압축해 보겠습니다. 먼저 Tact 산업의 몰락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접촉이 금기 시 혹은 비선호되는 현상으로 인해 특히 대면접촉이 필수적인 오프라인 유통 및 면세, 여행 및 문화산업 등이 큰 타격을 받았으며 이러한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변화에 둔감한 사람과 세대의 몰락입니다. 그래도 변화에 민감하고 잘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나 세대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급격한 변화에 나름의 적응력을 보이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어요. 그러나 변화에 둔감하거나 노화 등으로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든 사람과 세대는 생존의 위기를 느끼며 급격한 몰락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은 불확실성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위험한 요소라 할 수 있는데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확실하지 않은 것입니다. 주식, 부동산 등 여러 경제의 흐름과 등락을 살펴보면 최악의 폭락이 올 때가 바로 불확실성이 부각될 때입니다. 2020년의 취업시장은 불확실성의 한 복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악재가 있었다면 호재도 있었을 것입니다.

첫 번째는 Untact 산업의 개척과 확대입니다. 언택트라이프라는 신조어가 일상어로 자리 잡을 만큼 비대면, 비접촉이 일상화되면서 그와 관련한 산업이 새로이 개척, 확대되어 가고 있습니다. 과거 1차 산업혁명 이후 기계의 출현으로 생존과 일자리에 위협을 느꼈던 사람들이 기계를 파괴했는데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입니다. 하지만 결국 기우로 끝나고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났어요. 이는 새로운 기회의 문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죠.

둘째는 Untact 및 재택근무의 효과성 확인입니다. 통상의 많은 사람들은 일은 만나서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일들이 여전히 많고요. 그러나 코로나19를 통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비대면, 비접촉 및 재택근무의 효과성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게 나타났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Untact 및 재택근무의 도입을 본격적으로 타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용의 유연성과 육아 및 거리의 제약 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 번째는 포스트코로나 대비를 위한 신규산업 혹은 사업의 탄생입니다. 코로나19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심하며 집단지성을 발휘하기에 이르렀고 이는 신규산업과 사업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 예로, 사람이 접촉하지 않고 감염의심자를 이송할 수 있는 무인자율주행차와 여기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을 수집운반하는 로봇이 만들어질 수도 있죠.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산업과 사업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고, 여기에는 풍부한 일자리도 함께 할 것입니다.

 

채용시장 회복을 위해 정부, 기업, 구직자들이 각각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요?

통상 정부에서 제공하던 공적 일자리는 대체로 단기적, 노동집약적, 비전문적인 분야의 일자리가 많았습니다. 이를 좀 더 체계화 구조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안정적으로 오랜 기간 일할 수 있으면서도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심을 해야 합니다.

기업은 급변하는 현 시대에 더 이상 제로섬 게임은 통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과거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부를 축적하며 더 많은 것을 가져가는 악순환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무한경쟁 시대에 노출되어 있는 현시점에서 그것은 더 이상 우리의 편이 아니게 되었어요. 오히려 나누고 공유하고 서로 합심함으로써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되었죠. 이러한 시대의 트렌드에 맞게 기업 존재가치인 가치창출과 함께 일자리 창출, 사회서비스 제공과 지역사회 공헌 등의 사회적 기여와 역할을 겸해야 할 때입니다.

구직자는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임과 동시에 급변하는 취업시장을 따라갈 수 있는 필수지식 및 전문성 확보를 하여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로 거듭나야 합니다. 예를 들면,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요즘, 대부분의 기존 업무에 IT기술이 접목되는 경우가 확대되어 가고 있는데 이를 위해 관련 지식을 쌓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야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그 동안 축적되어 온 여파가 해결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2021년 취업시장, 어떻게 예측하시나요?

2021년에는 코로나19의 백신 혹은 치료제 등의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취업시장은 2020년보다는 소폭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바뀌어 버린 취업시장의 패러다임 속에서 단기간에 급작스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고요. 아픈 경험을 통해 얻은 학습효과를 통해 돌다리도 두들긴다는 심정으로 채용과 구직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적 채용과 구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교육과 학습을 병행하는 취업시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필수 Tact 산업의 취업시장은 유지 혹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대부분의 Tact 산업에서의 취업시장은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Untact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IT를 기반으로 한 Untact 산업의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IT라고 해서 무조건 Untact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 설치, 운영 및 유지보수를 하는 Tact 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시길 바랍니다.

/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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