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 채용 인원 급감과 IT 인력 확대
상태바
금융업계, 채용 인원 급감과 IT 인력 확대
  • 오명철 기자
  • 승인 2021.01.11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업뉴스 / 금융업계 채용트렌드

이 내용은 ()교육의봄이 창립기념으로 지난 122일 진행한 금융권의 채용 실태를 살핀다라는 주제의 포럼 내용을 요약한 것임. 포럼 발제자는 박창동 KDB산업은행 전문위원, 최지웅 신한은행 팀장, 김현빈 KOTTN Partners 대표, 석의현 취업컨설팅사 혼잡 대표였으며, 윤영돈 윤코치연구소 소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핀테크(FinTech) 뜨면서 은행 지점 줄고 채용규모 급감

4차 산업혁명은 금융산업과 기업환경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금융기관이 아닌 IT 회사다라고 선언한 골드만삭스의 블랭 스톤 회장의 말은 그 변화상을 잘 대변해ㅈ주고 있다. 김현빈 대표에 따르면, 특히 금융과 IT의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와 산업의 변화를 의미하는 핀테크(FinTech)의 등장은 금융업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왔고, 여러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으로 많은 기업이 시장에서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산업의 변화는 곧 기업의 채용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채용 규모가 대거 축소되고 있다. 국내 주요 5개 은행의 채용은 무려 34%나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2019497명을 뽑았지만, 2020년에는 상·하반기 합쳐 307명으로 급감했다. 우리은행도 2019778명을 채용했으나, 2020년에는 상·하반기 197명만을 채용하였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비대면 은행 업무가 늘어난 점도 있지만, 모바일뱅킹 시대가 되면서 은행들이 점점 지점을 줄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체적으로 채용규모는 줄고 있지만, IT 및 디지털 인력 채용은 늘어가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현재 금융기업들은 4차 산업에 걸맞은 융합형 인재,’ ‘창조적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채용의 방식과 형태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있는데, 정기 공채방식에서 수시채용으로, 신입 채용에서 경력직 채용으로, 그리고 분야별 전문인력 채용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블라인드 채용 도입했지만 그 실태는 아직 불분명

금융권 채용의 변화를 가져온 또 다른 요인은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졌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는 금융권에서 터져 나온 채용비리 문제가 있었다. 이에 금융권은 현 정부가 추구하는 공정채용을 상당 부분 수용하면서, 20186월 은행연합회가 중심이 되어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제정했고, 20202월에는 6대 금융협회장들이 범 금융권 공정채용 자율협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공정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현재 많은 금융기업이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금융공기업들을 비롯하여 민간 금융기업으로는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대부분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각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블라인드 채용의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조금 더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는 기업들은 크게 서류단계에서 출신학교 등의 불필요한 정보의 기재를 원천 봉쇄하는 경우가 있고, 그러한 정보를 기입은 하지만 평가에는 반영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한 서류단계에서는 기존의 방식대로 스펙적인 요소들로 지원자를 걸러내고, 면접단계에만 지원자의 정보를 블라인드하는 형태를 취하는 기업도 있다. 금융 공기업의 경우, 정부의 방침에 따라 서류단계에서 출신학교 등의 편견적인 요소들을 기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민간 금융기업이 실시하는 블라인드 채용의 구체적인 실태에 대해서는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이날 포럼에서 일부 발표자들에 의하면, 금융권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IT 기업들과는 분명한 온도 차가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IT 기업의 경우, 우수한 인재를 찾고자 하는 내부적 필요에 의해서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도구를 활용하고 있지만, 금융기업은 외부적인 요구에 의해 블라인드채용을 전면 도입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권 채용, 필기시험이 채용 당락 좌우

블라인드 채용 실시와 더불어, 금융권 채용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필기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마도 채용에서 변별력을 높이는 하나의 방편으로 기업이 시험을 더 어렵게 출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창동 KDB산업은행 전문위원에 따르면, 특히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한국은행, 산업은행, 금융감독원과 같은 금융공기업의 경우는 금융 고시라고 불릴 만큼 그 난이도가 높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난이도의 필기시험이 사실상 지원자들의 당락에 가장 큰 결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석의현 취업컨설팅사 혼잡 대표가 제공한 기업은행 자료에 따르면, 필기시험에서 응시자의 약 88.6%가 탈락을 하여, 서류전형(35.5%), 실기시험(71.5%), 임원면접(21.1%)에 비해 가장 큰 탈락률을 보였다.

 

필기시험 문제와 관련하여 고난이도의 필기시험이 과연 직무능력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박창동 전문위원은 금융권 시험이 단순 지식을 묻는 문제들은 아니며, 직무와 관련된 종합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확인하는 차원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 결과나 학벌과 직무성과는 별개일 수 있다고 하여 앞으로 금융권을 포함한 기업의 다양한 필기시험이 업무 고성과를 예측하는 데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석의현 대표는 필기시험의 난이도뿐 아니라 학생들의 입장에서 준비해야 할 것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석 대표에 따르면, 학생들은 NCS 기반의 직업기초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의사소통, 수리, 문제해결 등 10가지의 문제 영역을 준비해야 하고, 직무수행능력 평가를 위해 금융, 시사·경제, 경제학, 경영학 등을 준비해야 하며, ·적성 시험, 논술시험, 전공시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자격증까지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출신학교 다양성 증가

이번 정부 들어 공공기관 및 공기업을 중심으로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된 후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금융권의 경우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 후 오히려 SKY 학생들이 더 많이 입사했다는 몇몇 언론 기사가 보도되었다. 이러한 소위 블라인드 채용의 역설은 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생겨나는 현상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발표자들은 그러한 블라인드 채용의 역설현상은 지원자가 대거 몰리는 한국은행을 비롯한 극히 일부의 금융공기업에만 해당하며, 전반적으로 출신학교 다양성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지난 5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몇몇 언론들이 앞다투어 보도했던 서울지역 금융공기업 대부분이라는 표현은 왜곡, 과장된 표현이며, 실제로 서울지역 6개의 금융공기업 중 SKY 출신이 늘어난 곳은 3(금융감독원, 한국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한국무역보험공사는 3.2%, 중소기업은행은 무려 12.4%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역 금융공기업의 경우는 더 큰 폭으로 떨어져,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SKY 출신 비율이 무려 22.9%까지 떨어지기도 하였다.

 

금융권 수시·경력직 채용분야별 채용확산

국내 기업 채용의 전반적인 특징으로 꼽았던 수시채용,’ ‘경력 채용의 현상은 금융권에서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김현빈 KOTTN Partners 대표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금융권은 대규모 정기공채 형태로 인력을 수급해왔고, 수시·경력직 채용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면모를 보여 왔다고 한다. 하지만 기업 외적인 환경의 변화로 현재 금융권은 채용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박창동 전문위원은 이러한 금융권의 수시·경력 채용이 본격화된 것은 2010년을 전후해서이며, 그 배경으로 1996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4차 산업의 대두를 꼽았다.

기업이 경력 채용을 선호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비용 절감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창동 전문위원에 따르면, 신입사원이 현장에 적응하고 성과를 내기까지는 약 18.3개월 정도의 시간과 그에 따라 교육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현장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 경력직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수시·경력직 채용과 맞물려, 금융권의 채용 방식에서 확연히 나타나는 또 다른 변화는 분야별 채용의 확대이다. 김현빈 대표는 개인금융,’ ‘기업금융,’ ‘IB(투자은행),’ ‘리스크관리,’ ‘글로벌 인재등 금융권의 채용이 더 전문화, 세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디지털, IT 분야의 경우, 금융권에서도 가장 많은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최지웅 신한은행 팀장에 따르면, 기존에는 정기공채를 통해 들어온 신입사원들이 다양한 부서를 거치는 순환 근무 형태로 교육과 인사가 이루어졌지만, 디지털, IT 등과 같이 특수한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들이 늘게 되면서 더 이상 기존의 공채방식으로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비스포크(맞춤형)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편, 윤영돈 윤코치연구소 소장은 이러한 채용의 변화가 채용인원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 섞인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최지웅 팀장은 그러한 변화는 방식의 전환을 의미하며, 전체 채용의 수를 줄이려는 방편은 아니라고 강조하였다.

김현빈 대표는 채용 수가 줄어드는 것을 염려하면서도, 수시·경력직의 채용이 시장에서 검증이 되면 고난이도의 필기시험으로 인한 경쟁과 비용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자료제공: 재단법인 교육의봄

정리: 오명철 기자 mcoh98@hkrecrui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