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 알이 먼저? 능력 있는 쪽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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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 알이 먼저? 능력 있는 쪽이 먼저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1.01.2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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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코칭 / 최 인 영 이미지 컨설턴트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마무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2020년은 전 세계적으로 준전시 상황이나 다름없는 고용불안의 해였다. 취업준비생들이 겪는 구직난은 1997IMF,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거쳐 2020년 코로나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경제적 위기 상황마다 늘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는 오래된 문제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으니 이 구직과 구인의 미스터리2000여 년간 계속되어 온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처럼 역사상 풀리지 않는 난제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얼마 전 특허출원을 앞둔 제품의 온라인몰을 준비하기 위해 쇼핑몰 만들기 과정을 신청한 후배 사장 C와 얘기를 나눴다. C3주 단기속성과정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뺀 대부분이 N잡러를 꿈꾸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주축을 이뤄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C는 취업을 준비하거나 회사를 다니고 있을 20~30대의 젊은이들이 한 분야에 집중하기보다는 누구나 부업으로 월 ○○만 원 벌기’, ‘퇴근 후 출근하는 N잡 만들기같은 키워드에 꽂혀서 한 우물을 파지 않는 세태가 걱정된다고 했다.

2개 이상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er)’가 합쳐진 신조어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닭이 먼저라는 고용주, 알이 먼저라는 취준생

프리랜서로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비즈니스 문제 해결과 브랜딩 자문을 해오며 만난 수백 명이 넘는 경영자들은 하나 같이 구인난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없었다. 외식업이나 교육업, 제조업이라는 업계의 특성상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얼마 전 IT 및 신소재 관련 스타트업 대표들과의 모임에서도 이 이슈에 대한 대표들의 어려움은 다르지 않았다.

뉴스나 보도에서 취업난을 호소하는 20~30대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하지만 막상 고용주인 본인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으니 이 아이러니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경영자들은 3시간여에 걸쳐 열띤 토론을 펼쳤다. 결론에 이르러서는 청년실업시대라며 힘들다고들 하지만 정작 MZ 세대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낮고, 워라밸은 중시하면서 몸값은 높이 받으려는 부조화가 원인이라고 했다. 특히 어렵게 채용을 해서 업무를 배정한다 해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으니 그 과정 동안 들인 공과 비용이 손실이라는 입장은 십분 공감이 됐다.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브랜딩 리뉴얼 자문을 하며 알게 된 E 대리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그는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특성상 고용불안이 심해 복지나 연봉인상에 대해 좋아지는 것은 기대조차 할 수 없고 딱히 업무에 대한 가이드나 권한은 없이 자신이 해야 할 업무의 영역은 점점 더 늘어나기만 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특기를 살려 N잡을 병행하면서 점차로 자신의 커리어를 잘 살리고 적절한 페이와 워라밸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으로 옮길 날을 준비하며 버틴다고 했다. 그 입장이 이해가 되기도 했으나 전문성을 갖출 때까지 몰입해야 하는 시기에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 것만 내 것이 된다

자문의 역할 상, 양 측의 이야기를 모두 듣게 되는데 그렇다고 황희 정승처럼 네 말도 옳고, 그리고 네 말 역시 옳다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 이런 구인난, 구직난의 시기에도 핵심역량을 갖추면 반드시 솟아날 구멍이 생긴다는 진리를 오히려 강조하고 싶다.

이제는 규모가 작지만 누구나 일하고 싶은 일터로, 경험은 없지만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만드는 최고의 무기를 갖추어야 할 시대다. 남들과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내어 정직하게 시간과 공을 들인 핵심경쟁력부터 만들기를 바란다.

필자는 한 분야에서 자기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일구고 다른 분야에 도전해 더 빨리, 그리고 수월하게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수없이 목격했다. 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소상공인 중 누군가는 뛰어난 인재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워너비일터를 만들고, 취준생이나 이직자 중 누군가는 서로 데려가고 싶어 연봉과 특별 복지를 제공하면서까지 모셔 가기도 하는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틈새를 잘 들여다보고 자기만의 전략을 세우자. 그렇게 차별화된 전략을 세운다면 구인난 구직난이라는 미스매치의 평행선 각도를 기울이게 만들 수 있고 또 만나는 접점을 찾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물론, 팽팽한 양 극단의 부조화 해결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취준생의 눈높이 조절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하겠다.

 

선택의 합이 나를 이끌고 책임의 합이 나를 만든다

한마디 더 첨언하자면, 서로 자기의 원함만 있고 그에 걸맞은 갖춤은 없는 것이 이 끝나지 않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미스터리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 결국에는 끌어당김의 법칙(Like attracts like: 비슷한 것들끼리 끌어당긴다)으로 서로의 접점이 찾아지게 되기 마련이다.

이제 나쁜 것보다 좋은 것을 끌어당기는 체질부터 만들자.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에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지킬 건 지키는 기본기부터 다지길 바란다. If you care, you pay!(진정 원한다면 대가를 지불하라)라는 등가교환의 법칙이 불변의 진리인 사회가 아닌가.

선택과 집중의 시간이 나를 만들고, 내가 한 것은 어디로 가지 않는다. 좋은 인재를 원한다면 성장과 기회를 제공하는 일터가 되는 기본부터 갖춰야 하듯이, 좋은 직장과 만족스러운 연봉을 원한다면 한 분야의 핵심경쟁력과 문제해결력을 갖춘 일잘러부터 되고 보자.

2021, 신축년의 해를 맞아 우직하고 책임감 강한 소처럼, 우리 사회의 이 서로의 본분에 충실한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

 

최 인 영 / 이미지 컨설턴트

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교육법인 한국이미지경영교육협회 전임교수

소상공 비즈니스자문 겸 기업체 및 단체 출강

juniorsaj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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