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고조시키는 울음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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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고조시키는 울음의 힘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1.02.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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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이야기 / 캐시 멘디아스(Kathy Mendias)
<출처: www.ted.com>

미국 안과학회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우리는 57에서 114의 눈물을 만듭니다. 아마 전 눈물샘이 폭발한 쪽일 거고요. 나이가 들수록 눈물이 적어진다고 해도 제가 80세까지 흘릴 눈물을 다 모으면 욕조 40개를 채우고도 남을 겁니다.

자랑할 만한 건 아니지만 어렸을 때 울었던 얘길 해볼 게요. 여섯 살의 전 집 외벽에다 이름 쓰는 연습을 하면 멋질 줄 알았어요. 그러나 엄마는 칫솔을 주며 잘 지우라고 하셨어요. 전 지웠어요. 하루는 식탁에 채소를 안 먹고 버텼습니다. 어땠을지 짐작 가실 거예요. 좋아한 TV프로를 모두 못 봐 미친 듯이 울었답니다.

이처럼 우는 건 항상 뭔가 안 좋을 때였어요. 다행히 철이 들면서 벽에 낙서하지 않았고 채소도 먹기 시작했어요. 더욱이 제가 엄마가 되면서 운다는 건 완전히 새로운 의미가 됐습니다.

 

울음은 감정을 내보내는 출구로 작용

임신 9개월 때 전 소파에 앉아 짐을 다 싼 가방을 곁에 두고 현관문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출산일이 오늘이길 바랬거든요. 마음을 다독이려 혼잣말도 했어요. ‘그래, 사람을 우주로 보낼 순 있어도 출산일까지 맞출 수는 없는 거야.’ 그러다 가슴이 갑갑하고 목이 꽉 막히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그런데 말이죠. 우는 이유를 모르는 데다 왜 하필 그때인지도 몰라 기분이 더 나빠졌고 기분이 나쁘니 화가 더 막 나더군요. 그래서 심호흡을 했어요.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그때 남동생이 들어와 씩 웃으며 무슨 일 있냐고 물었고, 저는 그냥 내버려 두라고 소리쳤죠. 동생은 서둘러 자리를 피했고요. 그때 전 뭘 했을까요? 더 심하게 울었습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부끄럽고 당황스러웠죠.

다행히도 9일 후 출산일이 되었고, 산고 끝에 볼링공 만한 무게의 작은 아이를 낳았습니다. 산통을 몇 시간 동안 겪으면서 산도에 아기가 걸린 거라 확신할 때쯤 갑자기 제 어여쁜 딸 제니퍼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우는 딸을 보면서 저도 울음이 터졌어요. 조금 전까지 절 채웠던 힘들었던 감정들이 안도감과 함께 바로 크나큰 기쁨으로 바뀌었죠.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고요.

무섭고 불안한 데다 9달 고생하고 나니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인생에 다시 없을 기쁨이 뜨겁게 올라와 순식간에 울음으로 바뀌었고 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너무 힘들어 울었고, 행복해 울었으며, 기쁨에 압도되어 눈물이 났는데 정말 울 수밖에 없었어요. 제게 눈물은 그 순간의 그 벅찬 감동이었고 덕분에 3명의 아이를 더 낳을 수 있었어요.

이런 경험을 나누고 싶어 전 출산 전문가가 되었고 눈물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어요. 30년 경력 중 초창기에 한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임신 중 감정에 대한 수업이었어요. 임신 중에 생기는 감정의 변화와 반응을 강의했죠.

극도로 슬프거나 기쁠 때 울음은 감정을 내보내는 출구로써 작용합니다. 며칠, 몇 해를 기다려 맞이한 특별한 순간에도 깊은 안도감을 느끼며 울게 되죠. 마치 몸이 모든 감정을 죄다 짜낸 다음 물로 바꾸고는 눈물로 나오게 한 것 같아요. 제 수업 시간엔 항상 많이들 울었죠. 제가 아닌 다른 엄마들이요.

그런데 그날 했던 그 수업에선 좀 달랐습니다. 전 임신으로 변하는 감정에 대해 말하곤 쿠바드 증후군을 설명했어요. ‘쿠바드는 알을 품는다는 뜻의 불어 쿠비에서 왔으며 새가 둥지를 보호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환상 임신이라고도 하는 쿠바드 증후군은 실제로 존재하는 현상으로 임신하지 않은 파트너가 임신 증상을 보입니다. 심한 감정 기복이나 불면증, 체중 증가가 일반적이고, 드물게는 전혀 새로운 걸 하고 싶은 충동을 강렬하게 느껴 새로 스포츠카를 산다거나 정통 요리 강좌를 듣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죠.

제가 강의를 마치고 난 후 건장한 예비 아빠가 질문을 했죠. “그럼, 여러분 중에 파트너 임신으로 울어 본 사람은 몇이나 됩니까?” 전 다른 분들이 괜찮은지 반응을 살폈어요. 분위긴 괜찮았고 다들 어떤 대답이 나올지 열중했죠. 그러다 한 남성분이 손을 들며 저요라고 대답했고 다른 분도 거들면서 여기저기서 경험담이 쏟아졌어요.

수업에 참여한 이들 모두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모두 파트너를 존중하는 마음이 새롭게 생겼죠. 전 눈물의 긍정적 수용에 대한 신념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울음은 안정과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

같은 수업의 6주 차 마지막 수업이 있던 날, 한 예비 엄마가 개인적인 대화를 청했어요. 그녀가 말했어요. “저희 부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요. 사실 자기 남편이 자신의 극심한 감정 기복과 참지 못하는 울음 때문에 혼란스럽고 화가 나 떠나려 했답니다. 하지만 떠나지 않았고 우리는 이제 우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게 아니란 걸 알았다고 했어요. 그리고 이젠 내가 운대도 화가 나지 않는다고 했대요. 정말 대단하죠?

남편이 말했던 화가 매우 흥미로워서 다른 사례들을 찾아봤습니다. 진화 심리학자인 오렌 해손 박사가 소개한 그의 이론에 따르면, 눈물이 눈을 흐리게 하면서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약화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눈물을 안으로 삼키려고 하지만 우는 것이 더 좋은 해결 방안일 수 있습니다. 눈물을 참으면 슬프거나 화가 나는 감정이 증폭될 수 있어요. 반면 눈물을 흘리면 동시에 호르몬은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이걸 알 수 있는 건 생화학 박사 윌리엄 프라이 덕분입니다. 하품처럼 그냥 흘린 눈물이 아닌, 우리가 감정을 담아 흘렸던 눈물 속에서 발견한 건 짙은 농도의 스트레스 호르몬과 류신 엔케팔린, 즉 엔도르핀이었습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우리 몸을 돕는 작용을 한다면 기분을 좋게 하는 엔도르핀은 마치 진통제처럼 작용함으로써 기분이 나아집니다. 그러니 좋아할 수밖에요.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우리 대부분이 겪는 스트레스와 고통이죠. 여성은 출산할 때 스트레스와 고통을 동시에 경험하는데 엔도르핀은 선물과 같아요. 분만이 진행될수록 엔도르핀도 증가하는데 길어지는 분만을 돕기 위함이죠. 덕분에 산모는 출산을 더 잘 견딜 수 있으며 출산 후 더 기민하게 충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운다는 건 정말로 굉장한 거예요. 울음을 통해 육체는 안정을 취할 수 있고, 둘 사이의 친밀감을 느끼게 하며, 궁극적으로 심신의 건강과 행복 증진의 효과가 있습니다. 또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강렬한 내면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눈물이 난다고 당황해하지 마세요.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울음을 통해 건강한 관계를 만들고 눈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세요.

우리는 우는 걸 겁내거나 당혹스러워 해왔어요. 실제로 울음을 통해 진정과 안정을 취할 수 있음에도요. 듣기 싫은 알람 소리로 치부하거나 잘못된 행동으로 보지 마세요. 대신 우리의 놀라운 신체가 타고난 기능을 할 수 있게 그대로 두세요. 제게 운다는 건 숨 쉬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출처 / www.ted.com/translate/languages/ko/

정리 / 오명철 기자 mcoh98@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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