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으로 시작한 새내기 'A'의 대학생활 엿보기
상태바
‘비대면’으로 시작한 새내기 'A'의 대학생활 엿보기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03.15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ver Story / 새내기 대학생활_언택트 대학생활

작년에 이어 비대면 수업을 운영하려는 대학들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일부 대학들은 대면 강의와 비대면 강의를 혼합하여 운영하겠다는 방침도 내놓고 있는 실정. 올해에도 언택트 대학생활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새내기로 대학에 입학해 가족들의 안타까움을 샀던 A(21)씨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올해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A씨는 새내기인데 학교도 못가고 불쌍해서 어떡하나라는 이야기라고 대답했다. A씨의 괜찮다는 대답에도 안쓰러워하는 눈길이 머물렀다고 한다.

처음부터 괜찮지는 않았다. 개강이 미뤄지다, 결국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개강했다. 대학이라는 곳에 대한 환상이 있었기에 취소된 새내기배움터도, 입학식도, 예비대학도 아쉽게만 느껴졌고, 20살에만 해볼 수 있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단 사실에 억울한 마음마저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괜찮다.

온전한 대학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소소한 대학생활의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카카오톡, ,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어요. 동기들과 만난 적은 없지만 같은 억울함(?)을 느끼는 처지여서인지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더라고요.”

 

카카오톡, 학과사무실-과방으로서의 역할 담당해

52명의 동기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는 동기들과의 대화부터 투표 진행, 학과 일정까지도 공지된다. 임시 학년 대표도 카카오톡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실제로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 동기들과 강의에 대한 이야기, 점심 메뉴 이야기도 하고 연애와 같은 사적인 주제로도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눠요. 과제를 하다 막혔을 때도 편하게 단체 카톡방에 물어보고 도와주기도 하면서 더 친해지는 것 같아요.”

A씨는 동기들과 소통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자발적인 비대면 스터디 모임을 추진했다.

녹화 강의로 진행되는 수업의 경우 수강을 계속 미루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수업을 듣는 동기들끼리 비대면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어요. 매일 함께 공부할 시간을 정해 놓고 그날 수업에서 들은 내용을 서로 톡으로 확인해줬어요. 자연스럽게 복습도 하게 되고 강의도 밀리지 않고 들을 수 있더라고요.”

 

팀즈나 줌, 발표-토론-질의응답 가능한 수업 진행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줌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한 강의가 열렸다. 처음 강의를 열었을 때 화면 속의 교수님과 친구들의 모습이 어색했고 사용법도 익숙지 않았다. 몇 번 강의를 듣다보니 화상회의 플랫폼에 곧 익숙해져 발표하고 토론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수업이 처음에는 마냥 속상하고 짜증났는데, 좋은 점들도 보이더라고요. 제가 좀 소심한 편이라 오프라인 수업에는 손을 들고 질문을 하거나 제 의견을 말하는 학생이 아니었는데, 실시간 채팅 기능을 활용해서 자연스럽게 제 의견도 이야기하고 질문도 하게 되더라고요. 다른 학생들도 채팅으로 의견을 많이 올리니까 모두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채팅창 안에서 벌어졌어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점도 화상회의 플랫폼 활용의 큰 장점이다. 대면 수업은 공간이 한정되어 있어 어떤 날은 스크린이 잘 안 보이기도 하고, 학생들의 얼굴을 모두 보기도 힘들지만 온라인 수업은 공간의 제약이 없어 목소리도 잘 들리고 발표 자료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조별 과제를 할 때 굉장히 좋았어요. 처음엔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몸은 편해도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 걱정했거든요. 근데 오히려 시간을 조정하기도 편하고, 각자의 공간에서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팀플 끝내고 뒤풀이도 했어요.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해 놓고 맥주잔을 들어 화면에다 건배를 하면서 성공적인 팀플 마무리를 자축했습니다(하하).”

 

유튜브, 색다른 이벤트를 위한 라이브 소통 플랫폼

대학생활 중 가장 재밌었던 순간을 꼽으라면 유튜브 라이브를 활용해서 학과 퀴즈대회 이벤트가 열렸던 날이다. 사회자가 학과와 관련된 퀴즈를 내면 유튜브 라이브를 시청하던 학생들이 댓글로 답을 남기는 형식이었다. 정답에 해당하는 댓글을 사회자가 읽고 카톡 채팅방에서 상품을 증정했다. 라이브로 학생들과 활발하게 이루어진 소통 덕분에 이벤트의 즐거움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지금부터 펼쳐질 뉴노멀의 시대

어느새 익숙해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1년간의 대학생활을 돌아보니, 면대면 만남에서의 친근감이나 현장강의의 몰입도 등 아직 오프라인으로만 느낄 수 있는 강점을 살리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플랫폼들이 있었기에 비대면으로나마 강의를 들을 수 있었고, 만나본 적 없는 동기들과도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작은 이벤트도 열 수 있었고요.”

카카오톡, , 팀즈, 유튜브가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과 같은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었을까? 아마 A씨의 대학 입학 또한 무기한으로 연기되지 않았을까. 실제 1년간 비대면 대학생활을 경험한 A씨의 이야기를 통해 극복해 나가고 있는 일상, 비대면 대학생활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었다.

--------------------------------------------------------------------

[2021 새내기 미니 인터뷰] / 이남경 홍익대 자율전공

코로나19 상황이 극복되어서 대학생활 버킷리스트를 달성하고 싶어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홍익대학교 자율전공에 입학하게 된 이남경입니다!

Q. 해당 전공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홍익대학교 자율전공과 다른 대학 화학과에도 붙었는데요. 아무래도 순수과학 계열인 화학과보다는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율전공에 진학하는 것이 앞으로의 진로의 폭을 더 넓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율전공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자율전공 내에서 아직 과는 확실히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전자전기공학부, 신소재화공시스템공학부, 컴퓨터공학과 중에서 고민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Q. 대학생활을 하면서 가장 해보고 싶은 일, 기대되는 일은 무엇인가요?

소소한 버킷리스트 4가지가 있습니다.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 말고 일반 카페에 가서 음악 들으면서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 중간고사랑 겹쳐서 늘 가지 못했던 벚꽃축제에 가보고 싶습니다. 또 방학 때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습니다. 고등학생 때 장애인 봉사를 했었는데, 장애인 외에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모든 게 코로나19의 상황이 나아졌을 때 가능한 일이라 어서 빨리 이 상황이 극복되었으면 좋겠어요.

Q.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진로 고민이 가장 큽니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화학 분야로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자율전공으로 오니 전망이 좋은 다른 방향의 길도 많아서 어떤 과를 택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입니다. 특히 이제는 취업까지도 생각을 해야 하다 보니 과를 더욱 잘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열심히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진로 계획을 갖고 계신지 말씀해 주세요.

전자전기공학부나 화학공학과에 간다면 제가 관심 있었던 반도체나 소재 개발 쪽의 연구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구직으로 가려면 대학원까지도 고려를 해야겠죠? 다른 옵션으로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다면 어릴 적부터 되고 싶었던 화이트 해커(정보보안 전문가)가 되기 위한 도전을 해보고 싶습니다.

/ 이은지 객원기자 leeeunji_0220@daum.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