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도 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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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도 병인가?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1.03.3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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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교수 칼럼

직장인들의 가장 보편적인 질병이 이른바 월요병이다. 월요병은 월요일에 유난히 우울증이나 초조함을 겪고,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업무에 대한 의욕이나 열정이 약화되는 심리적, 신체적 제반 증상을 일컫는다. 심하게는 월요일을 앞둔 일요일 저녁부터 복통이나 우울증, 초조함을 보이는 일요일밤 증후군이라는 것도 있다고 한다.

5일제가 도입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더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닌, 외국에서도 ‘Blue Monday’라고 하여 비슷한 증세가 일반화되어 있다고 한다.

 

월요병 발생 원인은?

왜 월요병이 발생하는 것일까? 의학적으로 병의 실체는 있는 것일까?

월요병은 의학적인 질병이 아니라 개인의 주관적인 특수한 감정상태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심하게는 직장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의 한 증세이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직장인들의 행태의 하나로 조직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기까지 한다.

영국 의학저널에 따르면, 월요일에는 월요병 스트레스로 인해 혈압이 높아져 심장마비 빈도수가 다른 요일에 비해 20%나 증가한다고 한다. 또 영국인의 주말 자살률은 13%이지만 월요일에는 그 수치가 16~17%까지 올라간다. 우리나라 통계도 비슷하여 월요일 자살자 수가 28.7명으로 주말의 25.4명보다 높다(김윤희 석사논문). 인터넷에서 사직서가 가장 많이 검색되는 요일도 월요일이라고 한다.

월요병으로 인해 일요일 불면증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2012년 영국 노퍽 노리치대병원에서 성인 3,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일요일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그 중 25%는 수면 부족으로 월요병을 심하게 앓는다고 하였다.

흔히 월요병은 단지 정신적인 상상의 산물일 뿐이라는 의견이 있으나, 월요병 같은 우울증이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에 피해를 입히는 전신병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최근 스페인 그라나다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월요병 같은 우울증이 체세포에 산화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산화 스트레스는 체내에 활성산소가 많아져서 균형이 깨지는 것을 의미한다. 활성산소가 지나치게 생성돼 산화 스트레스가 축적될 경우 면역체계를 약화시키고 암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월요병이 조직업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문제다. 영국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월요일에는 절반이 넘는 직장인들이 지각을 하고, 업무에 집중하는 실제 시간이 불과 3시간 30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직장인들도 월요일엔 업무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씨카드 빅데이터센터가 고객의 온라인쇼핑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주말이나 평일에는 온라인쇼핑 결제가 몰리는 시간대는 저녁 7시인데, 월요일만은 업무시작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온라인쇼핑이 늘기 시작해 점심시간 이후인 오후 2시에는 이용건수가 급증하여 사실상 월요일엔 전체 업무시간이 곧 온라인쇼핑 시간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월요병이 실제 존재하는 병이라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주말과 주중의 생체리듬 차이에서 원인을 찾는다. 주말 잠시 흐트러진 생체리듬에서 주중 원래의 생체리듬으로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주말 휴식에 대한 미련에 월요일은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긴장감이 더해지면서 스트레스성 두통이나 복통, 게다가 우울증까지 올 수 있다고 한다.

미국 데일리 메일을 통해 발표된 미국 시카고 러쉬대학(Rush University) 연구팀의 수면패턴이 사람들의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를 보면, 주말에 평소보다 2시간만 더 자도 한 주 동안의 신체 리듬이 깨져서 월요병이 발생한다고 한다. 주말에 평소보다 더 많이 자고 월요일에 출근하면 수면패턴이 바뀌면서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더 심해지는 것이다.

 

월요병 치료 방법은?

그러면 월요병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월요병은 업무성과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기업 차원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월요일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월요일 오전에 해피 타임을 갖거나 칭찬캠페인 (Fun)경영등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곳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조직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다 근원적인 처방이 강구되어야 한다. 우선 앞의 분석과 같이 월요병의 주 원인이 주말과 월요일의 생활 리듬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면 한 주의 시작을 월요일이 아니라 일요일로 생각하고 일요일 저녁부터 미리 한 주의 업무를 미리 챙겨서 월요일에 닥치는 일에 대한 급격한 스트레스나 부담을 줄여 놓음으로써 한 주의 시작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주말에도 무조건 푹 쉰다고 늦게까지 잠을 자기보다는 기상 시간을 주중과 비슷하게 하고 낮시간에는 잠보다는 외부활동을 통한 휴식을 함으로써 월요일이 되더라도 생체리듬의 차이를 크게 겪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아울러 월요일 아침을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기상하면 시간에 쫒기지 않게 되고 조금 더 여유가 생겨서 월요병의 원인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근본적인 대책은 개인적 차원에서 각자 스스로 일과 직장에 대한 생각을 점검해봐야 한다. 월요병을 주말과 주중의 생체적인 리듬 차이에 의한 단순한 스트레스나 우울증으로 보기보다는 직장과 일에 대한 개인의 태도와 자세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월요병이 심하거나 업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업무에 대한 열정이 약해졌거나 집중도가 낮아진 것은 아닐까? 혹시 하는 일이 조직의 일이 아니고 나의 일이라면, 조직의 종업원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라면 과연 월요병이 문제가 될까? 월요병은 생체리듬의 차이로 인한 병이 아니라 조직과 일에 대한 일탈이나 게으름, 태만의 다른 이름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처방과 치료는 전혀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서창수 교수는......

순천향대학교 산합협력부총장/창업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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