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시니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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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시니어의 꿈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1.06.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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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코칭 / 김은선 교수(모델학 전공, 교육학 박사)

그레이네상스(Greynaissance)라는 말이 있다. 노인·백발을 의미하는 그레이(grey)와 전성기를 뜻하는 르네상스(renaissance)의 합성어인데, 퇴직을 한 5060 베이비붐 세대가 그동안 모아둔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즐기면서 살아간다는 뜻이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는 말도 있다. 은퇴 이후에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능동적으로 도전하는 50~60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이전 노년층과는 달리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골든 그레이(Golden grey)라는 말은 나이나 시간, 돈에 얽매이지 않고 여유 있는 삶을 즐기면서 소비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특수한 노년층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말들은 요즘 젊은 층에서 흔히 나타난 외롭고 쓸쓸한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혼밥족이나 혼술족과는 상반되는 이미지이다.

피딩족(FEEDing)도 있는데, 이는 경제적 여유를 즐기면서 활동적이고 육아를 돌보는 헌신적인 노인층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은퇴한 노년층이 높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손주를 위해서 아낌없이 돈을 쓰는 계층을 의미한다.

시니어에 대한 이러한 표현들은 실제로 소비현장에서 시니어 세대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국내 모 유명 백화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니어 세대의 매출 증가율이 2019년 현재 10%대로 증가해 왔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시용 소비라기보다는 실생활 용품의 구입 비중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자동적으로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증가하게 되었다. 실제로 최근 명품 패션업계에서도 60대 이상의 시니어 모델들을 내세우는 마케팅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시니어 세대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는 시니어 세대의 활동영역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와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시니어 세대는 과연 어떤 꿈을 꾸고 있으며, 어떤 활동들을 지향하고 있을까?

80대에 시니어 모델을 꿈꾸다

어릴 때 꾸는 꿈은 모방이고, 청년기에 꾸는 꿈은 비전이며, 장년기에 꾸는 꿈은 현실이고, 노년기에 꾸는 꿈은 소망이다. 누군가에게 이룰 수 있는 꿈은 실상이고, 이룰 수 없는 꿈은 허상이다. 한국 속담에 꿈을 꿔야 임도 만난다는 말이 있다. 서양 속담에는 가장 가엾은 사람은 꿈이 실현되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한 번도 꿈을 꾸지 않은 사람이다라는 말도 있다.

모든 꿈은 행복으로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요즘 시니어 세대에 있어서 두드러진 추세 중의 하나는 서울을 중심으로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가 속속 생겨나며 성황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에는 40대에서 80대까지의 다양한 직종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과거의 경력이나 생김새나 몸매에 전혀 상관없이 제3의 인생을 꿈꾸며 모두들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수강하고 있다. 이들은 수료 후에 <시니어 CF모델>이나 <시니어 패션모델>, <시니어 모델 교육 전문가>, 또는 <시니어 이미지메이킹 전문가> 등으로 진출하거나 그러기를 희망한다.

실제로 필자가 운영해 온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에서는 짧게는 2개월에서 1년 정도의 학습을 통해 국내 각종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에서 최우수상 등 각종 수상자로 선발되기도 하고, 유명 메이커의 CF모델이나 패션모델로 진출하는 등 그야말로 꿈만 같던 일들이 이뤄지고 있어 지도자와 수강생 모두가 서로 놀라며 새로운 기쁨과 보람을 체험하고 있다.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진로 진출보다도 더욱 신나고 즐거워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은퇴하거나 빈둥지 증후군에 빠져들고 보니 아무런 할 일도 없고, 오갈 데 없이 외롭고 두려웠는데, 비슷한 연령대가 모여서 활발하게 무언가를 배운다는 자체가 정신건강에도 좋고 삶에 활기가 되살아난다는 점이다. 그렇게 즐기며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구부정하게 노년기로 변해가는 신체적심리적정서적인 노화 현상이 반듯한 자세와 탄력 있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바뀐다는 사실만으로도 움츠렸던 자존감이 회복되며 예기치 못했던 즐겁고 행복한 느낌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시니어가 된다

우리나라에는 약 2개의 직업이 있고 인구의 절반 이상이 무언가 일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지금의 10대들이 자랐을 때 없어질 직업이 55%나 된다고 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연구결과를 보면 더 실감이 난다. 2030년엔 지금까지 선망의 대상이었거나 인기 직종이었던 업무역량이 상당 부분 AI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말 그대로 급변하는 직업의 세계가 더욱 심하게 요동친다는 뜻이다.

사실 젊은 청년들에게는 미래의 직업보다도 당장의 취업이 문제인 게 현실이다. 그리고 직장인에게 있어서는 노후 대비보다는 정년이나 조기퇴직이 발등의 불처럼 실감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인생 전체를 조망한다면, 싫든 좋든 20~30년이라는 가장 많은 시간이 주어지는 반면에 활동영역이 가장 신속하게 좁아지는 시기가 바로 노년기이다. 문제는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무언가 일을 한다는 것은 삶 자체이면서 숭고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청년, 중년, 노년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매듭으로 연결되는 것이라면 더더욱 노년기에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가 몹시 궁금해진다.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현재의 시니어들이 직업의 세계에서 밀물처럼 밀려 나오는 현실을 바라보며, 이분들이 말년까지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하기를 소망해 본다.

김은선 교수(모델학 전공, 교육학 박사)

대덕대학교 모델과 겸임교수

라온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 대표

www.raonsenior.com

02)585-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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