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조직문화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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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조직문화 만들어야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1.06.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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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 / 박필준 우리은행 노조위원장

20021월부터 올해로 19년째 노동조합 활동을 해오고 있는 박필준 우리은행 노조위원장. 7대 위원장에 이어 우리은행 지부 최초로 연임에 성공해 현재 8대 노동조합 집행부를 이끌어 가고 있다. 금융 분야의 후배들이 앞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100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빠르지 않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그를 만나본다.

 

우리은행 출범 이후 최초로 연임 성공

베이비붐 세대 끝자락에 태어나 민주사회로의 과도기에 학창시절을 보낸 박필준 위원장은 1991년 우리은행 입행 후에 IMF 경제위기를 겪는 대한민국을 경험했다. 그는 생채기를 겪으며 점점 진보해 갔던 그 당시 사회 분위기와는 달리 점점 더 열악해져 가는 노동환경을 느꼈다.

처음부터 뭔가 거창한 노동운동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순하게 제가 일하고 있던 우리 지점이라도 바꾸어보자고 다짐했었고 지점을 대표하는 분회장으로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한 것이 노동조합 활동의 시작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은행 노조는 1999년 한국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대등합병으로 한빛은행이 설립된 뒤인 2000년에 노조 통합을 이루었고, 2001년 평화은행까지 흡수합병한 뒤 2002년 우리은행이 출범했다. 우리은행 출범 이후 연임에 성공한 노조위원장은 박필준 위원장이 최초다.

제가 평소 제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 사과를 하지 변명은 하지 말자’, ‘부지런히 일하자’, ‘솔직하게 소통하자인데 이런 기본 마인드를 조합원들이 알아봐 준 것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노동조합 정책 실현에 있어서 보여주기식 또는 치적 쌓기를 위한 제도 도입보다는 실질적으로 직원들의 피부에 와 닿고 도움이 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고,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첫 당선 7대 집행부에서는 우리사주제도 도입, 기존 급여 체계의 변경, 52시간 제도의 선제 도입, 정당한 성과보상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였습니다. 특히, 우리사주제도 도입의 경우 매월 일정금액을 은행과 직원 본인이 사주를 매입함으로써 현재에는 타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주주로서의 위치를 갖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노동조합의 지위도 매우 강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박 위원장은 과거 2001년부터 총 연봉을 18등분하여 매월 불규칙적으로 지급되어 왔던 급여 지급방식을 2018년 임단협 시 연봉을 13등분하여 직원들이 보다 안정적인 급여를 수령할 수 있게 변경하였고, 과거 MOU로 인하여 유명무실했던 성과급제도를 현실에 맞는 경영목표를 제시하고, 합리적인 성과급 지급기준 변경을 통해 직원들이 땀흘려 일하여 이룬 성과에 대해서 정당한 성과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제도 도입과 과감한 개혁이 조합원들의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또한, 7대 집행부 기간 중 DLF 이슈가 불거졌을 때, 판매인인 직원 보호와 지원에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아갔던 노동조합의 진정성 있는 모습도 조합원들께서 좋게 봐 주신 것 같습니다.”

현장의 소리 듣고 이를 최대한 반영

은행은 영업조직이기 때문에 영업을 하고 있는 직원들이 만족하고 행복해야 은행도 같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생각이다. 이러한 선순환은 쌍방 간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평직원들의 목소리가 경영진들에게 직접적으로 들어가기에는 어려운 구조일 수 밖에 없다.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조합 간부들의 꾸준한 분회 순방 활동을 통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이를 최대한 노사협의를 통하여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같은 취지에서 여성위원회나 정책자문단 등의 기구를 만들어서 다양한 직원들의 의견과 고충을 경영진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노동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노동운동은 물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도움을 주기 위한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사랑의 연탄나누기, 지역어린이센터 지원, 해외 취약계층 어린이 교육지원,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북한어린이 급식사업 후원,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모금행사 등을 지원하여 2019년 한국노총 사회연대공헌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사랑의 PC 나눔 전달식을 통하여 사용연한이 경과된 PC를 재생하는 과정을 통해 이주민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실시하였습니다. 또한, ‘미얀마 민주주의 수호운동 기금모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서명운동등 범위를 대한민국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다방면에서 노동조합이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열정과 열린 사고, 도덕적 책임감 갖춘 인재 원해

은행권을 둘러싼 금융환경은 매우 빠르고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은행은 그 어느 때보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와 전문가를 필요를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발달과 은행 채용의 관계에서 선순환이 가능한 부분도 많기 때문에 은행에서도 변화에 필요한 인재채용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의 발달로 인한 이면에는 금융소외계층의 확대 문제도 심각하고 금융산업의 공공적인 기능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업환경의 변화도 받아들여야겠지만, 사회 구성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필수인력은 유지되어야 하며 채용 또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현 직원들의 고용안정이 우선시 되어야 하고요.”

은행은 과거에는 금융전문자격증이나 외국어 구사능력 등이 지원자들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었지만,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디지털 관련 업무 능력 또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불과 몇 년 만에 구직자들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바뀐 것이다. 박 위원장은 단순히 어떠한 특정 스펙이 필요하기보다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열정과 열린 사고가 지금 시기에 가장 필요한 자질이라고 말하며, 이런 인재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조직문화, 빠르고 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조직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근 금융사고를 비추어 보았을 때, 금융산업의 공공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고 여기에 조직과 조직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가 부각되면서 은행원의 전통적인 덕목이었던 정직과 신뢰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먼저 말씀드린 시대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열정과 열린 사고, 이에 더하여 도덕적 책임감은 은행권에 취업하기 위한 큰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노동조합 역할 수행할 것

박 위원장이 입행할 때만 해도 조직문화가 수직적이고 경직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사회적 분위기, 기업문화가 많이 바뀌면서 회사가 바라는 인재상도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하는 직원보다는 능동적으로 기회를 찾아가는 직원을 선호하고 있다. 이를 바꾸어 생각하면 구직자 들이 적극적이고 자율적으로 회사에서 능력을 펼칠 적기라는 것이다.

혹자는 MZ 세대가 예측하기 힘들고 조직에서 함께하기 어려운 세대라고 단정짓지만, 사실은 그 어느 때보다 MZ 세대의 기발함과 자유로움을 기업에서 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공동체의식, 각 세대를 개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과 세대 간의 연결도 필요하고요. 취업을 준비한다는 것이 막막하고 고된 길이지만 참고 버텨 낸다면 대우도 받으면서 능력을 펼칠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박 위원장이 7대 집행부일 때 우리은행 노동조합의 기조는 제도의 신설이었기에 그동안 도입하지 못했던 새로운 복지제도의 신설을 은행과 협의하여 도입하였다. 이후 8대 집행부는 새로 도입된 제도의 정착, 연착륙을 위하여 문화를 바꾸자는 모토로 임하고 있다.

아무리 제도가 새롭고 혁신적으로 바뀐다고 하더라도 기업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좋은 제도라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는 현재 조합원들은 물론 새로 들어올 후배들까지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조직문화로 바꿔 보려고 하고 점점 넓어지는 활동 범위에 맞게 노동조합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구직자 여러분들도 지원하시는 기업뿐 아니라 노동조합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사진김현수 객원기자 dada2450@hanmail.net

박필준 위원장은

1991년 우리은행 입행

노동조합 통합 2대 부장

노동조합 통합 4대 국장

노동조합 통합 6대 부위원장

노동조합 통합 7대 위원장

노동조합 통합 8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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