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에 ‘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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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에 ‘때’는 없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1.07.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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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교수 칼럼
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300선의 청년이 당대표가 되는 시대

손흥민과 류현진, BTS와 블랙핑크는 우리 모두의 자랑이고 자부심이다. 모두 20대에 부와 명예를 거머쥔 한국 청년들의 우상이자 세계 청소년들의 아이콘이다. 모두 10대 또는 20대의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경쟁을 이기고 최고의 경지에 이른, 이른바 셀렙들이다.

스포츠나 연예계를 중심으로 볼 수 있었던 이러한 청춘 성공신화가 최근에는 정치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한국 정치사상 초유로 30대의 당대표가 탄생하였다. 그것도 국회의원을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0선의 30대 청년이 3~4선의 정치 대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전통보수의 제1야당 대표로 등장하면서 기존 정치계의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이른바 젊은 청년들의 성공 스토리가 이제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국제영화계에서 한국 영화가 명성을 떨치면서 지난해 기생충의 감독상에 이어 올해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배우 윤여정 씨가 처음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는 것이 주요 관심사였지만 이번에는 윤여정 개인의 소탈함과 직설적 언변, 그리고 74세의 고령이라는 것이 주요 관심사였다. 영화배우로서 초년에는 무명의 배우로 존재감이 크지 않았고 성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위치에서 오랫동안 지내다가 70대에 그런 큰 영광을 안았다는 점이다. 앞의 청년들의 조기 성공과는 대조되는 대기만성, 늦깎이 성공의 사례이다.

 

조기 성공이 또 다른 사회적 압박

세상에는 일찍 어린 나이에 큰 성공을 거두는 사람(Early Bloomer)들이 있는가 하면 상당히 늦은 나이에 성공을 거두는 사람(Late Bloomer)들이 있다. 그런데 같은 성공이라도 늦은 성공보다는 이른 성공에 세상은 더 큰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온통 이른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름들이 거의 매일 언론과 SNS 제목을 장식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10대에도 큰 성공을 이룬 사례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그것을 보는 세상 사람들은 첫눈에는 놀라고 부러워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되지 못하는 자신을 두고 심한 압박과 상실감, 조급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모두가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것 같은 사회적 집단적 압박감으로도 다가온다. 부지불식간에 조기 성공이 모든 교육의 목표가 되고 사회적으로 규범화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극히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마치 자신들이 뒤처지고 낙오자와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이른 나이에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크게 축복을 받아야 할 일이다.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는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에 따라 일찍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고, 늦게 발휘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지고 보면 우리 주위에는 이러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윤여정 배우도 그렇지만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도 자동차 사업을 시작할 때가 60을 넘긴 나이였고, 세계적 유통 공룡 월마트를 창업한 샘 월튼은 44세에, KFC를 창업한 커넬 샌더스는 65세에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경제잡지 포브스지 발행인인 리치 칼가아드는 최근 펴낸 ‘Late Bloomer’라는 책에서 늦깎이 성공인들은 이른 성공인들보다 호기심이 많고, 회복탄력성이 높고 평정심이 강하며, 지혜롭다고 하면서 Early Bloomer들에 대한 맹목적 추구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당연한 말이다. 심지어는 이른 성공이 당사자들을 자만에 빠지게 하거나 긴 인생 여정에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어서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사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어릴 때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이른 성공을 한 사람들은 아주 드물거나 예외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를 포함한 대다수는 남보다 뛰어나지 못하고 그저 평범하게 자라서 뒤늦게 사회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작은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경우이다. 우리 대부분은 Late Bloomer들이다.

 

긴 인생의 여정 끝에 오는 것이 진정한 성공

삶은 긴 여정이고 성공에는 가 없다. 왜 이른 나이에 성공해야 하는가? 이른 나이에 성공은 더더욱 예외적이고 신동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정상적인 성장을 하는 사람이라면 전전두엽피질이 제대로 발달하는 인생 후반기에 다양한 경험과 성숙, 균형감과 지혜를 갖추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마다 그 시기가 다를 수밖에 없고 오히려 후반기에 이루는 성공이 더 값지고 오래가는 특성을 갖는다.

또한, 성공에 대한 정의도 다 다르다. 주관적인 성공이 진정한 성공이다. 사회적으로 객관적으로 성공을 논의하지만 진정한 개인의 질적인 성공은 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인생은 결과물이 아니라 여정이고 과정이다. 어떤 결과물을 얼마나 달성하였는가로 성공을 판정할 수는 없다. 개인 간 너무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인생은 무엇을 달성하였느냐보다 무엇을 경험하고 어떤 과정을 거쳤느냐가 관건이다. 이렇게 인생의 성공을 정의한다면 당연히 인생 성공은 이른 시기에 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 전체를 지나고 나서 판단되어져야 하는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리고 젊을 때 크게 성공했다면 정말 대단한 것이다. 어린 나이에 그런 우위와 성과를 창출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간승리이다. 그러나 그것을 칭찬하고 존경은 하되 우리가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말자. Early Bloomer 누구나 가능하지 않다. Late Bloomer가 더 보편적이고 정상적이다.

서창수 교수는…

순천향대학교 창업지원단장

순천향대학교 일반대학원(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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