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가지 핵심 키워드로 알아보는 조직문화 혁신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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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가지 핵심 키워드로 알아보는 조직문화 혁신사례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07.08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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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기업의 조직문화_조직문화 관찰기

조직문화는 왜 중요할까? 일하기 편해서? 즐겁게 일할 수 있어서? 기업의 입장에서 조직문화가 중요한 본질적인 이유는 기업의 성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조직문화는 미래 성과에 대한 예측 가능한 지표인 셈이다.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6가지 핵심 키워드와 함께 혁신의 원리를 적용하고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1. 원칙 재정비

기업문화 혁신은 변화의 목적과 추구하는 미래상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기존의 행동 양식이 왜 적합하지 않으며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변화와 혁신만을 강조하면 구성원들의 피로와 혼란만을 가중시킬 수 있다.

경영위기에 처했던 MS원래 잘난 사람들의 고정된 사고방식집단에서 끊임없이 학습하는조직으로 전환하는 성장 마인드셋을 새로운 조직문화 가치로 정립하며 부활했다. 경직된 사고방식은 하던 대로 하는 분위기를 낳고 부정적 피드백을 공격으로 받아들이게 하지만, 성장 중심의 사고방식은 실패하더라도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유연한 사고의 원동력으로 작용해 도전정신을 고취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MS는 혁신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시가총액 1위 자리를 16년 만에 재탈환했다.

국내에서도 원칙 재정비로 조직문화 혁신을 꾀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직원 5명의 스타트업에서 1,400명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빠른 실행력을 잃었다고 판단한 티몬은 건강한 스타트업으로 회복하기 위한 문화 전환을 추진했다. 온라인 쇼핑시장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조직 규모 확대로 관료주의적 분위기가 자리 잡았고 가장 빠르게 혁신해야 하는 시기에 실행력이 매우 느려진 상황이었다. 티몬은 스타트업 정신 복귀를 강조하며 구성원 모두가 쉬운 일만 찾지 않고 옳은 일을 통해 스스로를 이기는 ’Winning Culture‘를 기업문화 원칙으로 정했다.

 

2. 일관되고 지속적인 메시지

기업문화는 단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조직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 양식의 총체이기 때문이다. 기업문화가 표방하는 철학이 구성원의 일상에서 생명력을 가져야 성공적으로 혁신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산그룹은 기업의 핵심가치인 ’Credo‘를 선포하고 이를 내재화하기 위한 변화관리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조직에서 자주 쓰이는 언어가 구성원의 사고와 행동을 프레이밍(Framing)한다는 점에 착안해 일하는 방식을 정의하는 핵심 문구를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3. 본질과 핵심에 집중

형식주의와 결별하고 효율을 추구하는 모습을 통해 조직은 원래 그렇다는 구성원의 고정관념을 깰 수 있다. 나아가 본질과 핵심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기존 관행과 결별하는 문화를 만드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티몬은 권한 조정과 업무공유시스템 개발을 통해 보고가 아닌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업무의 효율적 추진과 성과를 위해 생긴 절차, 규정, 보고체계가 목적 그 자체가 되어 버리면서 조직 내 비효율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문서는 핵심 메시지만‘, 이메일은 단도직입적으로 용건만말하는 캠페인을 통해 업무 전반의 형식주의를 타파하고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카드 또한 제로 PPT 정책을 통해 비본질적인 문서 꾸미기 작업을 없애고 핵심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Market Place(실장급 이상이 아젠다 없이 자유토론, 정보 공유하는 회의), Focused Meeting(CEO 포함 경영진이 토론을 통해 현장에서 바로 결정하는 회의)과 같은 회의체를 결성하여 의사결정의 속도를 향상시키기도 했다.

 

4. 디지털 기술로 Nudge

많은 기업들이 업무 효율화를 강조하지만 일하는 방식은 조직 전반의 관행에 걸친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의 변화 시도만으로는 효율성이 개선되기는 어렵다. 조직 전반의 업무 관행을 바꾸는 업무지원 시스템을 도입하면 보다 쉽게 직원들의 일하는 행동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MS의 사티아 나델라는 MS 부활의 비결로 목적과 대상별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업무 툴을 꼽는다. 비서실과의 단발성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Onenote, 세계 각국의 임직원들과 협업을 지원하는 Teams, 전 직원과 소통하기 위한 기업용 SNS Yammer 등 소통 대상과 소통 목적에 맞는 업무 툴을 활용하여 면대면 회의와 계단식 보고 문화를 줄였다.

 

5. 기업문화 전담팀 활용

기업문화팀을 개설하고 이들에게 전폭적인 권한과 신뢰를 주는 것이 조직문화 혁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조직문화가 좋은 기업에서는 문화 전담팀이 나서 조직 곳곳의 숨은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조직문화 개선은 오랜 시간을 들여 직원들의 고착화된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고 관여할 수 있는 전폭적인 권한을 전담팀에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몬 기업문화실은 직원의 애로사항을 수렴해 해결방안을 제안하고 있어 조직 내 신뢰도가 높은 데다, 변화에 역행하는 구성원의 행동에 대해 직간접적인 패널티를 줄 권한이 있어 혁신을 빠르게 정착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티몬 기업문화팀의 업무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 것은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권리와 임원을 비롯한 전 직원에게 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힘, 또 기업문화실에 대한 조직원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기업문화팀은 조직 내 최고의 협업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외부 프로젝트 수주지원뿐 아니라 관리부서(IT, HR )와도 수시로 협업하고 있다. 하나의 예로, IT팀과 공동 PM이 되어 현대카드의 일하는 방식과 사용자 반영 업무용 모바일 메신저를 개선했다. IT 관점에서 기능 중심으로 선정된 기존 업무용 모바일 메신저는 사용자 편의성이 부족하여 이용률이 매우 낮았지만, 기업문화팀과 협업을 통해 현대카드답게커스터마이징된 신규 메신저의 이용률은 85% 수준으로 상승했다.

 

6. 리더십으로 완성하라

기업문화가 좋은 기업일수록 CEO를 포함한 모든 리더가 예외 없이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한다. 의사결정의 상단에 위치한 리더의 생각에 따라 문화의 방향이 결정될 뿐만 아니라 리더의 솔선수범이 있어야 변화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와 동참의지가 높아지기 때문에 리더의 참여가 조직문화 개혁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티아 나델라는 CEO를 맡은 후 다양한 지역과 직무의 직원을 직접 만나며 MS가 직면한 상황과 문제원인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의견을 경청했다. 17개월간의 여정을 통해 MS의 새로운 기업문화 철학과 핵심가치를 정립할 수 있었다. 새롭게 정립한 원칙은 CEO를 포함한 모두에게 예외 없이 적용됐다.

한 예로, 사티아 나델라는 여성 엔지니어를 위한 외부 행사에서 남녀 간 임금 격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열심히 한다면 왜 성과를 걱정하는가?‘라고 답변한 후 큰 사회적 질타를 받았다. 행사 직후 그는 자신이 여성 엔지니어의 현실에 무지했으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MS의 원칙을 어겼음을 사과하고 본인이 깨달은 점을 밝히는 이메일을 전직원에게 발송했다. 이는 실수에서 배운다MS의 성장마인드 원칙이 수사적 문구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임을 조직 내에 각인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본 내용은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기업문화 커피살롱에 공유된 발표사례를 기반으로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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