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Q와 EQ의 조화로운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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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와 EQ의 조화로운 만남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1.08.0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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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교수 칼럼
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우리나라 법정 정년은 60세다. 업종이나 조직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60세가 기본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업종이나 기업에 따라서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이면 비자발적반강제적 조기 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남자로 보면 가장으로서 경제적으로 가장 역할이 커질 때 직장을 그만두는 불상사가 생기는 꼴이다.

이러한 조기 실직은 때이른 노인문제를 야기하고 불우한 고령층을 양산하는 사회문제의 단초가 된다. 또한, 지금의 50~60대는 육체적으로 건강하여 사회적으로 경제활동이 충분히 가능한 연령대다. 그리고 50~60대면 사실 그간 각자의 인생에서 터득한 다양한 경험과 경륜으로 조직이나 사회에서 다양한 기여를 하기에 아주 적령기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인지 최근 정년 연장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올해부터 65세에서 70세로 정년을 연장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고령층의 일자리 해결과 기업의 인력난 해결이 연장의 주 이유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슷한 취지에서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시작부터 진행이 순탄치 않은 것 같다. 정치권이나 노동계, 경영계에서 정년연장 문제를 보는 시각이 각각 다르고 당사자인 근로자 입장에서조차 입장이 다른 것 같다.

 

기업과 청년층의 거부감

정년 연장은 급격한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 증가 등의 이슈 해결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논의와 합의점 모색이 반드시 필요한 이슈다. 그러나 정년 연장은 당장 청년층의 일자리를 감소시킨다는 우려를 초래한다. 연장되는 일자리 수 만큼 기업은 신규채용을 줄이고 신규 승진도 줄어들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는 같은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다른 의견이다. 대기업 노조의 경우만 보더라도 같은 노조 내에서 정년 연장에 대하여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다. 상대적으로 고령층 노조원은 정년 연장을 주장하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노조원은 정년 연장을 반대한다. 세대 간 갈등을 초래한다.

기업들도 전반적으로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기업 측에서는 우선 고령자를 연장 고용하게 되면 젊은층을 고용하는 것보다 인건비 부담이 더 가중된다는 불만이 있고, 젊은층 인력보다는 업무추진의 속도나 변화에의 적응, 조직 활력 등에서 불리하다는 우려를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정년 연장은 불가능한 것인가? 나이 먹으면 능력에 관계없이 빨리 물러나는 것이 상책인가? 고령층과 젊은 층은 과연 제로섬 게임을 해야 하는 대립관계인가? 두 계층은 과연 공존은 불가능한 것인가?

그 해답을 영화 한편에서 찾을 수 있다. 2015년에 개봉된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미국영화 인턴이다. 많이들 본 영화인데 성공한 열정 가득한 30세 여성 기업 CEO70세의 대기업 은퇴 임원이 인턴으로 채용되면서 전개되는 두 사람의 인생 선배 경험젊은 열정의 충돌과 조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늙은 70세 노인의 존재가 하찮고 우습게 보였지만 기업 경영 현장에서 오는 다양한 도전과 시련을 겪으면서 젊은 CEO는 기업 경영과 삶이 열정과 젊음으로만 안 된다는 것을 통감하고, 조직과 기업 경영에서 노련한 경험과 인내심, 균형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고 70세 은퇴자를 인생 선배로 인정하게 되는 스토리이다. “경험은 나이들지 않아요.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지요. 사랑하고 일하라. 일하고 사랑하라. 그게 삶의 전부이다라는 명대사가 압권이다.

이 갈등에 또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 있다. 칩 콘리가 쓴 일터의 현자(Wisdom at Work)라는 책이다. ‘주아 드 비브르라는 대형 부띠크 호텔체인을 창업하여 24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하다가 52세에 호텔을 매각하고 에어 비앤비의 시니어 인턴으로 가서 고문으로 일을 시작한 저자의 경험을 엮은 책이다. “젊은 기업일수록 지혜의 성숙자가 필요하다라고 선언한 그는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젊은 층이 주도하는 테크기업일수록 경험과 경륜을 갖춘 고령층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어린 나무는 나이 든 나무 옆에서 더 튼튼하게 자란다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고령층은 젊은 층에 비해 뛰어난 판단력과 장기적인 관점, 있는 그대로를 보는 진실성과 통찰력, 다양한 주파수를 맞출 수 있는 공감능력,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볼 줄 아는 사고력, 이웃과 자연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라는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신기술로 무장한 젊은 기업일수록 시니어 인력들을 채용하여 자신들의 상대적 약점을 보완하고 자신들이 볼 수 없는 영역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역할을 하는 인력을 멘토와 인턴을 합친 맨턴이라고 부른다.

 

경험과 연륜의 맨턴을 활용하자

실제 거대 테크기업에서는 고령층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구글의 루스 포랏,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스티브 잡스와 제프 베조스의 스승 빌 캠벨 등은 창업자들보다 15세 이상씩 나이가 많지만 젊은 창업자들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장기적 판단과 종합적 시각으로 무대 뒤에서 기업 성장에 큰 기여를 하였다.

4차 산업기술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기업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신 디지털 기술의 속성을 이해하고 젊은 나이와 열정으로 글로벌 시장을 질주할 줄 하는 능력을 우리는 이른바 ‘DQ(Digital Quotient)’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상대 개념으로 기술보다는 사람을 이해하고 나보다는 상대를 공감하며 부분보다는 전체를 볼 줄 아는 능력을 ‘EQ(Emotion Quotient)’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층이 주도하는 기술과 디지털 세계는 DQ가 주도하고 유리하지만 인간 삶이나 기업 경영현장은 DQ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술과 변화와 속도는 DQ로 통제할 수 있지만 조직을 인간 중심으로 경영하는 데는 EQ가 필요하다. 급속한 변화가 일상화되고 경쟁이 격화되면서 미래는 더 불확실해지고 사람들은 더 불안해하거나 암울해 한다. 이런 때일수록 단순 계산이나 선형적 예측이 아닌, 오랜 연륜과 경험으로 자신들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지혜롭게 대처하고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젊고 기술집약적인 기업일수록 경륜과 연륜의 EQ가 더 필요하다.

위의 영화나 책에서와 같이 고령층들이 젊은 층으로부터 필요성이나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변해야 한다. ‘내가 어른인데식의 기존 자세나 인식으로는 꼰대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고령층을 멘토로서의 가치를 인정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젊은층이다. 내가 원로라고 아무리 우겨도 그들이 진정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도루묵일 뿐이다.

서창수 교수는

순천향대학교 창업지원단장

순천향대학교 일반대학원(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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