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이런 게 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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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이런 게 좀 다릅니다”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08.27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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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스타트업_현직자 블라인드 인터뷰

현재 유망주로 떠오르는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마케터와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현직자를 만나보자.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떤 기준으로 회사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근무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또 어떤 장점이 있었는지 들어본다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J: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에서 1년차 IOS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S: 저는 MICE 분야 스타트업에서 1년째 콘텐츠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Q. 두 분 모두 유망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각자 지금의 회사를 선택하고 지원하기까지 어떤 고민의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합니다.

J: 저는 개발자로서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군복무도 가능한 직장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산업기능요원 복무가 가능한 회사를 찾고 있었어요. 몇몇 중소기업들에서 산업기능요원 복무가 가능했고, 그래서 일단은 중소기업에서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개발도 분야가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는데, 저는 IOS 개발자라서 다양한 스타트업들 중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를 선택해야 했어요.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중 흥미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에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지원하기 전에 블로그나 공식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같은 개발 직군에서 일하고 있는 사원이 한 명 이상 있는지 확인했어요. 처음 일을 하는 것이다 보니, 혼자 일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블로그에 들어가서 어떤 소통 문화와 개발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도 확인했고요. 그렇게 해서 지금의 스타트업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S: 저는 직무를 전환하면서 지금의 회사에 오게 된 케이스예요. 원래 방송 업계에 있었거든요. 이전 직장에서 일하면서 수직적인 문화보다 수평적인 문화가 저에게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평적인 문화 안에서 바로 주도적으로 업무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스타트업 쪽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직장생활을 하기 전에 일했던 곳도 스타트업들이 많아서 이미 스타트업의 문화가 익숙하기도 했고요. 행사 시장에 IT 솔루션을 활용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져서 지금의 회사에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Q. 채용의 과정에서 역시 스타트업은 조금 다르구나라고 느꼈던 지점이 있을까요?

S: 일반 기업들을 지원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게 정말 너무 어렵게 느껴졌어요. ‘지원동기같은 항목의 경우에 사실 답은 정해져 있잖아요. 정해져 있는 답을, 소위 있어 보이게작성하는 것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근데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의 자기소개서 항목은 좀 특별했어요. 참신하거나 창의적인 답변을 바라는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정말 실무와 관련된 내용을 묻더라고요. 그래서 작성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경험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느껴졌고요.

면접도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어요. 흔히들 스타트업하면 자유로운 복장을 떠올리잖아요. 면접장에 면접관이 후드를 입고 들어오시는 걸 보고 스타트업의 자유로움이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아요(하하).

J: 저는 면접을 여러 군데 봤는데요, 역사가 오래된 중소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면접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지원한 직무가 기술직이다 보니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데 공을 많이 들였는데요. 포트폴리오가 정말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아요. 작은 기업일수록 각자 일당백의 역할을 해야하다 보니,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정도의 역량을 갖추었는지를 중심으로 면접을 보시는 것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면접을 본 모든 스타트업들에서 공통적으로 스타트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어보셨어요. 임금 수준 같은 것도 편하게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S: 확실히 요즘 다양한 직무에서 포트폴리오를 요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스타트업들은 채용공고에서도 티가 나는 것 같아요. 대기업의 경우에는 온라인에 정보들도 많아서 초봉 수준을 예측할 수 있는데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래서 공고에 미리 급여조건을 공개한 기업을 보면 굉장히 솔직하고 열려 있는 좋은 기업 같아 보이더라고요.

J: 맞아요.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스타트업 소통 방식인 것 같아요. 면접을 볼 때 지금 기업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줄 수 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근데 그게 단순히 우리 기업에 관심이 있나 수준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디벨롭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을 체크하시는 것 같았어요.

S: 저도 그랬어요. 저는 콘텐츠 마케터로 지원했으니까, 지금 기업에서 발행되는 콘텐츠 중에 바꾸고 싶은 것이 있는지, 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는지 등을 물어보셨어요.

 

Q. 포트폴리오 이야기가 잠깐 나왔는데요,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적용할 수 있는 두 분만의 노하우나 팁이 있다면요?

S: 마케터들은 다른 직무에 비해 빨라야 하고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어떤 툴을 사용해서 만드는지도 중요한 것 같아요. 코딩을 하는 마케터들도 많아서 자기만의 웹페이지를 제작하는 사람들도 있고, 노션이라는 툴을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도 이 사람이 얼마나 트렌디한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라고 생각해요.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다양한 협업툴을 많이 쓰기 때문에 툴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이미 툴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고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아요.

J: S님 말씀처럼 제작툴도 중요하지만 포트폴리오의 목적이 본인이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잘 녹여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상세히 잘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S: 항상 자신이 한 일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있으면 포트폴리오를 제작하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해지는 것 같아요. 대외활동이 점점 더 다양해지는 요즘, 간단하게라도 프로젝트를 통해 느낀 바프로젝트 수행 과정과 역할, 사진등을 잘 정리해 놓으면 포트폴리오를 훨씬 더 임팩트 있고 풍성하게 구성할 수 있어요.

J: 맞아요. 저는 포트폴리오에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 내용도 넣었어요. 블로그에 꾸준히 문제해결 과정을 기록해 두었더니, 그것만으로도 역량을 잘 담아내는 큰 포트폴리오가 되더라고요.

S: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해서 포트폴리오 작성할 때 자료를 찾느라 애를 좀 먹었어요(하하).

 

Q. 그렇다면, 지금 스타트업 현직자로서 일을 하면서 스타트업에 참 잘 왔다라고 생각될 때는 언제인가요?

S: 대표님이 직원들 한 사람 한 사람과 티타임을 자주 갖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그 시간에 불편하거나 개선했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그게 단순히 대화 수준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되는 게 눈에 보여서 참 좋아요.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이런 시간은 줄어들겠지만, 스타트업의 특성상 비슷한 또래의 한 사람 한 사람과 가깝게 지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업무적으로도 에이전시를 쓰지 않고 자체적으로 일을 진행하다 보니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일들도 많이 생깁니다. 뉴스레터를 발행하면서 제가 겪은 일화를 짧게 넣는데요, 그 글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는 구독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 이런 게 스타트업에서 고객과 맞닿아 있는 콘텐츠 마케터가 느낄 수 있는 행복과 보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J: 비슷한 맥락일 수 있는데요. 빠른 의사결정이 스타트업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문제점이나 개선하고 싶은 방향이 있을 때, 의견을 내고 모든 구성원이 동의가 되면 바로 서비스에 반영이 될 때가 많아요. 이런 점이 좋으면서도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결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기도 합니다.

 

Q. 스타트업에 재직하면서 좋은 점도 많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S: 업무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내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저한테 오지 않을 때도 있고,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일이 오는 경우도 있어요(하하). 해야 할 일은 많고, 할 사람은 적다 보니 그런 고충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다들 바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영역에서도 성장할 수 있겠죠?

J: 저도 비슷한 의견입니다, 일단 인력이 제한적이어서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퀄리티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지 못해서 아쉬울 때가 많아요. 빠르게 개발되는 과정 속에서 기술적으로 우리가 제대로 풀어나가고 있느냐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과 여력이 없어서 그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아직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인원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불안함인 것 같아요.

 

Q. 현재 스타트업 재직자로서 느끼는 어려움과 보람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앞으로 어떤 커리어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S: 지금 콘텐츠 마케터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일을 하면서 데이터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어요. 데이터 공부를 열심히 해서 데이터를 잘 분석할 줄 아는 마케터가 되고 싶어요. 고객이 반응하는 지점이나 새어나가는 지점들을 확인하고 분석할 줄 아는 것이 앞으로 어느 기업에 있든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회사 안에서 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사이드잡으로 하면서 직장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어요. 인스타툰을 그리는 마케터, 독립 출판물을 내놓는 마케터들이 요즘 더 눈에 보여요. 제가 흥미 있는 일들을 사이드 프로젝트로 함께 가져가는 활기찬 마케터이고 싶습니다.

J: 먼저, 개발능력을 많이 성장시키고 싶어요. 그리고 기술적 성장과 함께 저희 조직의 개발 문화 체계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타트업이다 보니 명확한 기준이 없이 빠른 제작에만 집중하는 느낌이 있는데요, 개발자로서 조금 더 양질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체계를 팀원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회사가 상장이 될 때까지 함께 성장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외부에 있는 다른 개발자들이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팀으로 성장시키고 싶은 것이 저의 다음 스텝입니다.

/ 이은지 기자 leeeun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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