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가능성을 재단하지 마시고, 꾸준히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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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능성을 재단하지 마시고, 꾸준히 도전하세요!’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1.09.14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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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2021 하반기 취업자 블라인드 인터뷰

작년 하반기 대비 조금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 채용시장. 그러나 계속해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또한 이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 하반기 시작과 함께 국내 대형포털사(이하, A) 인사직무 합격자를 만났다. 직무관련 경험이 전무함에도 수시채용에 합격한 그의 성공취업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2021 하반기 A사 인사직무에 합격한 P입니다. 인사직무와 관련성이 거의 없어 보이는 과를 졸업하고, 직접적인 직무 관련 경험이 없어 지원을 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올해 하반기 생각보다 빨리 원하는 직무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Q. 입사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우연히 A사의 인사직무 수시채용 공고를 본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정말 큰 회사라 지원을 하면서도 합격할 거라고 생각을 못하고 지원서를 작성했어요. 작년부터 지원서를 냈던 기업들에서 아쉽게도 이번 기회에는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수없이 받아왔던 터라 많이 지친 상태였어요. 지친 상태였지만 끝까지 도전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서류전형에서 합격했다는 메일을 받고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전산시스템이 오류 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었죠. 결과 조회 페이지에 제 이름과 생년월일을 치니 정말 서류전형에 통과했다는 페이지가 뜨더라고요.

서류 통과 직후, 온라인 인성 검사와 1차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문항이 정말 많았고, 지원자가 얼마나 신뢰도 있는 대답을 하는지 확인하는 것 같았어요. 1차 면접은 자기소개와 장단점을 위주로 준비했습니다. 온라인으로 보는 면접이 처음은 아니어서 면접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벽에 딱 붙어 앉아서 노트북 스탠드로 영상 각도를 조절하고, 마이크를 테스트하면서 답변하는 모습을 미리 녹음했어요. 벽에 딱 붙어 앉으니까 제 뒤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영상이 더 깔끔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첫 면접은 역량면접으로 제가 했던 일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저는 정부 지원 사업으로 시청에서 인턴을 했었거든요. 인사직무가 아니었음에도 그 때 경험을 많이 물어보셨습니다. 거의 마지막쯤 인사업무가 그동안의 업무와 결이 다른데 어떻게 지원하게 된 건지 물으셨어요.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힘에 대해 느꼈던 경험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업무 경험은 아니었고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이었는데요, 이 부분에서 굉장히 경청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인사직무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였어요. 구체적인 답변을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느끼는 그대로 말씀드렸습니다.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매력적인 부분을 짧은 시간에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자리이고, 담당자에게는 지원자의 매력과 장점을 최대한 찾고 단점이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지 고민하는 자리라서 매력적이라는 답변을 했어요. 답변을 하면서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2차 종합면접에서는 일 경험보다 여행 경험 등을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셨어요. 두 분이 온라인으로 들어오셨는데, 굉장히 편안히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답변이 술술 나왔어요. 너무 편안히 이야기하다 혹시 실수를 할까봐 긴장이 될 정도였습니다. 1, 2차 면접을 지나오면서 이렇게 큰 기업의 채용 과정을 경험하는 자체가 큰 자산이 되었다는 생각에 감사했어요. 합격한다면 정말 좋겠지만, 다음 전형에서 떨어진다 하더라도 많은 것을 얻었다는 생각으로 감사히 임했던 것 같아요.

Q. 면접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셨다고요.

사실 마지막 면접은 회사에서 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IT기업이라 더 그랬던 것인지 전체 면접이 온라인으로 진행됐습니다. 혹시 마이크가 잘 안 들리지 않을까, 화면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보이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온라인 면접이라 좋았던 부분도 많았던 것 같아요. 오고가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고, 익숙한 환경에서 노트북만 켜놓고 임할 수 있어서 안정감이 있었어요. 오프라인으로 대면면접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보다는 덜 긴장되었죠.

그리고 면접장에 가면 대기실에서 다른 지원자들과 함께 있게 되는 데 그게 또 엄청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더라고요. 면접장에 가면 다들 똑똑한 사람들 같은데 이 가운데서 내가 뽑힐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주눅이 들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온라인으로 진행하니까 오롯이 를 보여주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더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혹시 , 이번 면접 잘 본 것 같다고 느꼈던 지점이 있으신가요?

1차 면접이었어요.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저의 생각을 술술 풀어냈어요. 특히, ‘정해진 정답이 없다고 느껴지는 질문에는 지원자의 실제 생각과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를 잘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업 유튜버의 이야기가 굉장히 도움이 됐어요. 두괄식으로 답변하려고 노력했고 천천히 논리와 생각을 덧붙였습니다. 면접관과의 대화 흐름이 좋았고 면접을 마치고 나니 , 이번 면접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하하). 그래서 사실 이렇게 분위기가 좋았던 면접에서도 떨어진다면 앞으로 다른 면접을 준비할 때 매우 어렵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Q. 입사까지의 과정을 겪으면서 합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가장 큰 이유는 매 과정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던 것과 꾸미려고 억지로 노력하지 않았던 답변이라고 생각해요.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면접 전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기 때문이에요. 준비했던 질문들이 대부분 나오지 않았지만, 준비과정에서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직무와 저 자신, 그리고 회사에 대한 사고를 넓혔기 때문에 유연하게 모든 질문에 대처가 가능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후회는 없어라는 마음도 안정적인 상태로 면접에 임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고요. 실제로 면접을 들어가기 직전에는 미리 적어놓은 자신감부스트용 문장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마음을 정돈했어요. ‘잘 할 수 있다. 나는 분명 이 직무에 적합한 역량을 가지고 있고, 긴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모든 것을 잘 보여주겠다!’ 이런 식으로요.

 

Q. 2021 하반기 채용을 준비하는 지원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나는 이 회사에 합격할 거야라는 목표로 지원했던 사람이 아니에요. 계속되는 탈락에 지치지만, 그래도 한 번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했던 것이 기회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도전하시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커요. ‘도전이란 단어 자체가 거창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아서 그 무게가 버겁고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잖아요? 근데 완벽하지 않아도 지원해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전이 되어주더라고요. 자신의 가능성을 너무 재단하지 말고, 눈에 보이는 작은 기회에 반응하면서 꾸준히 시도해가는 것이 더 큰 기회를 가져다주리라고 믿어요. 그 끝에서 우리가 해낸 것을 보고 함께 웃게 될 날을 기대합니다. 많이 지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에요. 코로나19 유행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아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더 위축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버텨왔듯이 모두 2021년 하반기에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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