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S는 채용에 어떻게 활용되나?

앞서 2회차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NCS(국가직무능력표준,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는 정부가 주관하여 대한민국의 모든 직무를 대상으로 직무분석을 실시하여 구축한 표준 체계이다. 그렇게 구축된 NCS는 채용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어떤 기관 또는 기업에서 NCS를 채용에 적용했는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채용공고에 채용 분야에 대한 ‘NCS 직무기술서’를 게시했는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조직의 직무를 NCS 분류체계에 매칭하고 다시 NCS의 내용 중에서 해당 직무에 적합한 내용을 발췌하고 맞춤화하는 과정으로 NCS 직무기술서가 도출된다. 다음은 공공기관에서 고시하고 있는 NCS 직무기술서를 각색한 예시이다.

<NCS 직무기술서 예시>

위 직무기술서 예시의 (가)는 채용 분야의 NCS 분류체계 코드 정보를 제공하는 부분이다. 직무기술서에서 NCS 코드는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 세분류까지의 위계적 구조 8자리 숫자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위 예시의 행정직은 NCS 분류체계로 볼 때, 02010101(경영기획), 02020101(총무), 02020201(인사), 02020302(사무행정)의 4가지 직무를 포괄하는 업무를 하는 분야라고 정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채용 분야에 대한 직무 개요와 관련 자격을 제시하는 부분이며, (다)는 4가지 직무에 대한 상세 능력단위, 그 분야의 직무 수행 내용, 필요 지식, 기술, 태도, 직업기초능력 정보를 제공하는 부분이다.

이렇게 기관 또는 기업에서 개발한 NCS 직무기술서는 채용담당자의 입장에서는 채용평가의 기준점으로 사용되며, 지원자 입장에서는 그 채용 분야에 입사하기 위한 안내자료로서 역할을 한다. 기관과 기업에서는 지원자가 해당 채용 분야의 NCS 직무기술서에서 요구하는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서류평가 기준에 적용하고, 직업기초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필기시험을 설계하며, 지원자의 태도와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면접전형을 설계한다.

반면에 지원자는 NCS 직무기술서를 통해 본인이 그 채용 분야에서 요구하는 요건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점검할 수 있고 입사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예를 들어, 해당 채용 분야와 같은 NCS 코드를 부여받은 직업교육을 받는 등의 노력)을 시도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나라 간에 공식적인 대화를 할 때 국제 언어인 영어를 쓰기로 합의하듯이, NCS는 조직에서 필요한 요건과 구직자가 갖추어야 할 요소를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매개체인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 트렌드

NCS를 채용에 활용하는 것이 최근 채용의 평가내용에 대한 트렌드라고 한다면, 블라인드 채용은 채용과정의 절차에 대한 트렌드라 할 수 있다. 2017년 정부에서는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한 특별점검과 함께 ‘블라인드 채용 추진방안’을 발표하였다. 정부가 이 정책을 시행하면서 연간 수백건의 채용비리 관련 혐의 사항을 적발하자 국회에서는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하여 2019년 4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약칭: 채용절차법)’ 개정을 통과시켰고 기관과 기업은 채용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구직자로부터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는 수집할 수 없게 법적으로 규제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는 법률상(채용절차법 제4조의 3)으로 ① 구직자 본인의 용모, 키, 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② 구직자 본인의 출신지역, 혼인 여부, 재산, ③ 구직자 본인의 직계 존비속 및 형제자매의 학력, 직업, 재산 등이다. 법률상 명기된 부분은 여기까지이나 최근 법률을 확장 적용하여 구직자의 종교는 물론, 연령과 성별까지도 입사지원서에 항목에서 제외하는 기관 및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사실 이와 같은 블라인드 채용 절차는 기관과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다. 법령에 적혀 있는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으며, 특히 연령의 경우 블라인드로 채용으로 선발했다가 정년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신입직원이 입사하는 등 기존에는 없었던 이슈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의 주도 하에 진행된 블라인드 채용 트렌드는 구직자들의 ‘공정성’에 대한 민감도를 증폭시켰고 최근에는 블라인드 채용 트렌드를 반영하지 않는 기관, 기업에 대해서 구직자들이 인권위나 국민신문고에 제소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조직의 입장에서 달갑지 않더라도 채용담당자는 블라인드 채용 절차를 반드시 준수하여야 하고 채용설계를 할 때, 채용절차에 블라인드 위배요소는 없는지에 대한 점검을 해야 한다. 구직자 역시 블라인드 채용 절차의 취지에 대해 이해하고 자기소개서나 면접 진행 간 기관에서 금지하는 정보들을 발설하여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NCS 채용+블라인드 채용 현황

2021년 현재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350개 기관은 모두 NCS 채용과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대다수의 지방공기업도 이 두 가지 채용을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민간기업 역시 NCS는 아니더라도 자체 직무분석 체계와 블라인드 채용 절차를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NCS 채용과 블라인드 채용의 도입은 트렌드라기보다 일종의 의무사항으로 채용담당자, 구직자 모두 반드시 이해하고 적용시켜야 하는 부분이다.

다음 연재에서는 이러한 두 흐름을 실제 채용설계와 컨설팅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이명규 ㈜휴먼메트릭스 R&D본부장

학력

- 심리학 학부(전공: 심리학)

- 심리학 석사(세부전공: 임상)

경력

- HR 컨설턴트(채용 부문): 채용설계 및 컨설팅, 평가 Metrix 도출, 직무기술서 개발 등

- 선발검사 및 필기시험 개발: 기업 인/적성검사 평가틀 및 검사 개발(롯데그룹 L-TAB, 현대중공업 HATCH, LS그룹 LSAT 등)

- 공공기관NCS 채용 도입의 선구자: 2014년 공공기관 첫 NCS 채용 도입 사업 PM. 2015~2017년 정부 주관 공공기관 NCS 채용 도입 사업에 참여. 2018년 정부 주관 지방공기업 NCS 채용 도입 사업에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