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설계와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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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설계와 컨설팅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1.10.2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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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역량기반의 채용과 평가도구의 이해(4)
이명규 (주)휴먼메트릭스 R&D본부장
이명규 (주)휴먼메트릭스 R&D본부장

1~3회의 연재가 채용 프로세스를 들어가기 전 기본적인 지식에 대해서 다루었다면, 이번 4회차 연재부터는 채용 프로세스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다룰 것이다. 본 장에서는 채용 프로세스의 시작점인 채용설계와 컨설팅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채용설계의 핵심, 채용매트릭스

건축물이나 제품 또는 공연이나 행사 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각의 목적에 맞는 설계도(blueprint)가 있어야 한다. 설계자 또는 연출가는 만들고자 하는 제작물의 용도, 목적, 특성을 고려하여 그것을 실제 제작에 참여하는 사람(예를 들어 건축물이라면 시공사, 연극공연이라면 연기자)들이 취지에 맞게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도록 표현된 설계도가 필요하다. 이것은 채용에서도 예외가 아니며, 채용을 진행하기 위해서 구축하는 설계도를 채용매트릭스(Recruitment-Matrix)’라고 한다.

건축을 하기 위한 설계도에 오류가 있다면 그 설계도에 따라 시공된 건축물은 완성도나 내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설계 단계에서 무엇보다 전문적이고 치밀한 고민이 중요한 것인데, 생각보다 채용에서는 그러한 고민 없이 설계도가 만들어지는, 심지어는 설계도 없이 채용이 기획되는 경우가 많다. 아래 2개의 채용매트릭스 예시를 살펴보자.

 

()()는 설명 목적으로 간소화시켜 만든 두 개의 채용매트릭스 사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는 좋지 못한 채용매트릭스고 ()는 좋은 채용매트릭스의 사례이다.

()가 좋지 않은 사례인 이유는 첫 번째로 채용 기업의 인재상에 대한 평가직업기초능력에 대한 평가없이 채용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고, 두 번째로 정량평가의 비중보다 정성평가의 비중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의 설계도를 통해 채용된 직원은 자신의 전공을 잘 암기하고 있을지는 모르나 채용 기업이 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지 않고 기초 잠재력(직업기초능력)에 대한 검증 없이 선발되었으며, 정량적 평가가 부족하여 우수한 정도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 없이 선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놀라운 사실은 이것이 비록 가상으로 만들어진 사례이긴 하나 필자가 12년간 국내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를 살펴본 결과 () 채용매트릭스와 비슷한 프로세스로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반면 ()의 사례를 보자. () 사례는 () 사례와는 다르게 인재상, 지식, 기술, 태도, 직업기초능력을 각 전형별로 고르게 평가하고 있으며, 정량평가와 정성평가의 비율이 5050으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이 경우 지원자가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의 속성을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평가하기 때문에 우수 인재를 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의 사례와 같은 프로세스로 직원을 채용하는 국내 기업도 다수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채용매트릭스의 차이로 인해 ()의 설계도를 사용하는 기업은 점차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불량 직원들이 늘어나고, ()의 기관은 잘 검증된 우수 직원들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채용컨설턴트, 채용컨설팅

얼마 전 필자는 조금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필자의 직업을 채용컨설턴트라고 소개했더니, 상대방이 ! 그러면 직장은 노량진에 있겠네요. 혹시 일타강사신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아마도 성황리에 방영된 모 드라마의 영향이 컸으리라 생각되는데, HR 분야에서 채용컨설턴트는 어떤 개인을 상대로 그 사람이 좋은 일자리에 채용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업을 상대로 더 좋은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앞서 채용설계를 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따라서 채용컨설팅이란 컨설팅 대상 기업에 맞춤화된 채용매트릭스를 설계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채용컨설팅 프로세스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로 기업 특성 및 직무분석이다. 직무분석은 1~2회차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니 그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기업 특성 분석은 해당 기업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 핵심인재상을 분석하고 채용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채용컨설턴트는 그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채용의 핵심 포인트를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업의 채용담당자 및 임원진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두 번째 프로세스는 기업 채용 현황 분석 및 개선안 도출이다. 기업이 이전 채용에서 진행했던 채용 프로세스 현황을 파악하고 현재의 채용매트릭스를 도식화하여 첫 번째 프로세스에서 진행한 분석 결과와의 대치점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는 그 기업의 SME(직무 전문가, Subject-matter expert)들과의 FGI(Focused Group Interview)를 방법론으로 주로 사용하며, 개선방향을 도출하여 수정된 채용매트릭스 안을 기업에 제시한다. 수정된 설계안으로 기업을 설득하기 위해서 채용도구의 타당성 연구 결과를 제시하는 방법, 다른 기업들의 최근 채용 트렌드를 분석하여 제시하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개선안이 통과되면 그 다음 마지막 과정으로 채용매트릭스에 부합하는 채용도구 원형(prototype)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앞서 채용컨설팅이 채용매트릭스를 설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하였는데,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컨설팅에서는 직무별, 전형별로 모든 채용도구를 개발하지 않더라도 일부 채용도구의 원형을 제시하는 것까지를 범위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를 다시 건축과정의 예를 빌려서 설명하자면, 설계도면까지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델하우스에서 보여주는 모형까지 만들어 주는 것까지를 범위로 한다고 할 수 있다.

한 기업의 기존 인사 채용 프로세스를 변경하는 것은 상당히 고단한 일이다. 보통 실제로 개선된 도구의 모형을 보여줘야 기업에서 결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이 과정까지가 채용컨설팅의 범위로 설정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채용 프로세스의 시작점인 채용설계와 컨설팅에 대해서 다루어 봤다. 다음 회부터는 실제 서류, 필기, 면접 전형별로 세부 설계과정과 타당도가 입증된 도구들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다루어질 것이다.

 

이명규 ㈜휴먼메트릭스 R&D본부장

학력

- 심리학 학부(전공: 심리학)

- 심리학 석사(세부전공: 임상)

경력

- HR 컨설턴트(채용 부문): 채용설계 및 컨설팅, 평가 Metrix 도출, 직무기술서 개발 등

- 선발검사 및 필기시험 개발: 기업 인/적성검사 평가틀 및 검사 개발(롯데그룹 L-TAB, 현대중공업 HATCH, LS그룹 LSAT 등)

- 공공기관NCS 채용 도입의 선구자: 2014년 공공기관 첫 NCS 채용 도입 사업 PM. 2015~2017년 정부 주관 공공기관 NCS 채용 도입 사업에 참여. 2018년 정부 주관 지방공기업 NCS 채용 도입 사업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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