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를 해보자!
상태바
자가격리를 해보자!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1.10.29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창수 교수 칼럼
서창수 순천향대 교수ㅠ

말로만 듣던 코로나 자가격리라는 것을 하였다. 개발도상국 지원 프로젝트의 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는데, 코로나 상황으로 1년간 외국 현지 방문을 하지 못했다. 사업이 너무 지체된다고 하여 부득이 감염과 격리를 감수하고 열흘간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해외 출장을 가려면 방문하려는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다섯 번의 PCR 검사를 해야 한다. 출국 전, 현지 도착 후, 현지 출발 전, 국내 도착 후, 그리고 격리가 해제되기 전이다. 국내 PCR 검사는 무료이지만 해외에서는 유료일 뿐 아니라 값도 상당한 수준이다. 낯선 나라를 방문해서 여러 가지 어색한데 현지에서 코로나 검사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는다는 것은 감염 여부 이전에 부담이었다.

그러나 진정한 고통은 귀국 후 겪어야 하는 격리이다. 국가마다 다르지만 이번에 방문했던 국가는 입국자 중에 감염자가 많이 나오는 국가라고 하여 모든 방문객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국가였다. 출국 전에 격리 면제 신청을 하였지만 기업인들이나 일부 사람들은 면제 요청이 받아들여졌지만 필자는 면제를 받지 못했다. 학교에서 다수의 학생들을 접촉하면서 강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엄격하게 다룬다는 취지였다.

 

자가격리에 따른 어색함과 외로움

몸과 마음이 멀쩡한 상태에서 격리 감금을 당한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큰 고통이다. 몸이 아프거나 밖을 나가지 못하는 특수 상황이 주어졌다면 스스로 포기하고 상황을 쉽게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다섯 번의 검사로 전부 음성 판정을 받고 현재도 신체적으로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하루 이틀, 일주일이 아니라 14일 동안이나 집 밖 출입을 못 한다는 것은 건전한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생지옥이다. 더구나 자가격리 앱을 스마트 폰에 깔고 매일 체온과 이상 여부를 보고하고 있는데도 14일간을 무조건 감금되어 있어야 한다.

격리 초기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무의식적으로 씻고 출근하려고 집 나설 준비를 하기도 하였다. 지인들과 통화하다가 이따가 만나자고 하거나 식사 약속을 무심결에 하기도 하였고,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간다고 나가다가 들어온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더 큰 어려움은 다른 곳에 있었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면 당장 나갈 곳이 없다는 것의 황당함, 그것도 하루 종일이라는 절망감이다. 실직이나 무직의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당장 갈 곳 없이 종일 집안에만 있어야 한다는 것의 어색함과 절망이다. 잠시 주어지는 휴가 때는 하루 이틀 집에 있는 시간이 그렇게 달콤하고 여유롭고 행복했는데 이것은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평일에 어딘가를 가지 않고 집에 있는 것이 이렇게 불안하고 어색한 것인지를 처음 깨달았다. 남들은 어딘가를 다 떠났는데 나만 이렇게 덩그러니 남아있다는 생각이 더욱 외로움을 부추긴다. 나중에는 지금 이렇게 어색하고 외로운데 퇴직하면 오죽할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자가격리가 선사한 값진 선물

그러나 세상만사가 의미 없는 헛된 일로만 존재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격리기간 14일이 처음에는 마치 1년같이 느껴졌는데, 격리가 일주일이 지나면서 어색함과 외로움, 자포자기가 편안함과 고요함, 독립감과 몰입감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일주일이 지나니 루틴들도 매일 반복하게 되면서 작은 습관으로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평소에 안 쓰던 몸 쓰기를 새로 시작하면서 쑤시던 부위도 점차 없어지고 집안에 갇힘으로 인한 답답함이 오히려 고요함과 집중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고 다른 사람들을 만날 일이 없으니 나만의 생각과 일에 온전히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사무실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일을 원격으로 하는 것도 이제는 익숙하게 되었다. 조직 내에서의 결재나 회의도 능숙하게 되었고, 완전히 숙련된 스마트 워커, 유연 워커가 되었다. 심지어는 계속 이렇게 집에서 일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하였다.

무엇보다도 격리에서 얻은 것은 혼자 있음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생각의 전환이다. 지금까지는 일이나 생활은 누군가와 어울려서 함께 하는 것이 원칙이고 혼자 하는 것은 예외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혼자 있는 것이 원칙이고 더 편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혼자가 자유롭고, 혼자가 편하고, 혼자가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더구나 혼자가 되어봄으로써 일상적인 조직생활 속에 얼마나 비효율적인 것이 많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우리 일상에서 꼭 해야 한다고 믿는 것 중에 실제 하지 않아도 큰 탈이 나지 않는 일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평상시에는 없으면 또는 안 하면 큰일이라도 날 것만 같던 일들이 막상 하지 않아도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치 않은 격리가 선사한 너무 값진 선물이다.

()하면 통()한다는 말이 있다. 어떤 상황도 한 가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가격리라는 극한의 조치에서도 배우고 얻을 것이 있었다. 익숙함을 버리니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 생활 속에 보이지 않게 끼어 있는 지방 살을 볼 수 있었다. 격리가 아니었으면 볼 수 없는 것을 보았고 과거 삶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발견하였다.

여러분도 코로나 감염 격리가 아니라 스스로 자진해서 일정기간 자가격리를 해보자. 정한 삶은 함께가 아니라 혼자서라는 것을 깨닫고 평소 삶에서 보지 못하는 것을 찾기 위하여 자가격리를 해 보자. 그리고 여러분이 모르는 여러분 삶의 지방 살을 찾아서 제거할 수 있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서창수 교수는…

순천향대학교 창업지원단장

순천향대학교 일반대학원(경영학)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