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에너지랩은 지역의 에너지 전환 활동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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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에너지랩은 지역의 에너지 전환 활동을 지원합니다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2.01.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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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 Up 비영리스타트업 / 로컬에너지랩

우리는 에너지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전기나 휘발유로 변해서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전력 대부분은 한전이 독점하여 공급하고 있다. 시민이 에너지를 소유할 수 없으니, 행여 정전이라도 나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된다. 정전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사고가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에너지를 함께 나누어 관리하고 책임져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2011년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통해 우리는 시민의 동의 없는, 독단적인 중앙정부식 에너지 정책이 어떤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충분히 목격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에너지 독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단체인 로컬에너지랩은 2018년부터 탄소 중립과 재생에너지 발전 및 지역의 에너지 자립을 위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로컬에너지랩의 신근정 대표, 문은정 사무국장을 만나보자.

 

Q. ‘로컬에너지랩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로컬에너지랩은 지역에너지전환전국네트워크라고 하는 연대 조직의 사무국으로서 지역 에너지 전환 운동을 하는 단체입니다중앙정부 주도의 에너지 소비를 지역 차원에서 소규모 분산 에너지로 전환하고자 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어요에너지는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자원인데이를 중앙정부에서 독점 공급할 경우 환경오염탄소 배출 등의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에요.

우리의 미션은 탄소 중립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주민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만드는 것입니다여러 곳에서 공론장이 만들어질 수 있고 또 열릴 수 있도록사람들을 돕고 또 공론장의 토론을 잘 이어갈 수 있게 돕는 도구들을 같이 만들고정보를 유통하는 역할을 맡고자 랩(Lab)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나아가 최종적으로는 지역 내 에너지 생산공급배분을 담당하는 사업 및 설비에 대한 지역 내의 공공적 소유관리통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건 우리 로컬에너지랩 홈페이지의 단체 소개란에 나와 있는 내용이기도 해요.

 

Q. 어떤 계기로 로컬에너지랩을 창립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2018년 지방선거가 시작되었을 때우리는 에너지 전환 정책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핵발전소를 없애려면 결국은 마을 단위나 지역 단위에서 재생에너지를 확산해야 하는데이런 활동을 하려면 적절한 공약을 가진 후보가 등장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그래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 마을 단위로 활동하던 조직들이 모여서 고민하던 끝에우리가 지치고 힘들 때 서로 연대하는 조직지역 단위의 일들을 모아서 정책적인 요구나 사회 변화의 흐름으로 만드는 연대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에 합의하고 2018년 봄에 지역에너지전환전국네트워크를 창립했습니다처음에는 연대 단체들이 돌아가면서 사무국을 맡았는데조직력이 탄탄하지 못한 문제가 있어서 로컬에너지랩이 고정적으로 사무국을 맡게 되었습니다.

Q. 앞서 지역 내 에너지 생산, 공급, 배분을 담당하는 사업 및 설비에 대한 지역 내의 공공적 소유, 관리, 통제를 추구한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진행 현황과 함께 말씀해주세요.

우리나라는 전기를 유통하거나 송배전망을 관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전이 독점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생산의 과정에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우리는 지역의 생산과 소비에 이르는 전체 에너지의 통제권을 지역의 마을이나 지방정부가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혹은 지방정부가 소유하지 않고 공공 기업이 진행한다 하더라도 이사회나 의사결정 기구 안에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발전 방법도 방법이지만그 방식이 어떻게 도입되는지도 중요한 문제인데요만약 태양광 발전을 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정부의 주도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이라면 문제가 있겠죠정부와 시민이 같이 의사결정을 하고같이 이익을 보고같이 손해를 보는 식으로 중앙정부와 지역 시민들이 함께 책임을 나누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넣은 문구에요.

예를 들자면, 우리는 서울에너지공사 내부에서 시민위원회를 꾸리거나 시민 이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데요그렇게 된다면 시민들이 서울시의 에너지 생산과 공급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되겠죠.

 

Q. 시민과 지자체가 참여하여 변화를 만든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해 주세요.

서울의 경우 권한에서의 한계물리적 한계가 명확해서 서울보다는 지방에서 이러한 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안산 사이동은 가장 활발하게 에너지 전환 운동을 진행해 가고 있는 지역인데요안산 내 에너지 전환 운동을 하는 시민사회가 연대해서 한 달에 한 번 아파트 전체의 불을 끄는 행사부터 시작했어요그러다가 사이동의 시민단체들이 사이동 동장님과 업무 협약을 맺고 불끄기 운동을 동네 전체로 확산시켰습니다나중에는 안산 사이동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에너지 절약 마을협의체도 만들고 안산 햇빛발전협동점 1호를 만들기도 했어요그걸 바탕으로 지금 안산 햇빛발전협동조합은 20개가 넘는 발전소를 가진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지역 에너지 발전소가 되었습니다.

광명이나 전주당진의 경우 에너지 센터를 설립했는데요에너지 센터는 지역 시민에게 에너지 전환에 대해 홍보하고 재생에너지를 확산하기 위한 일을 하는 곳입니다지자체가 에너지 계획을 세우면 지역 주민들을 참여시키고 교육합니다상담 센터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특히, 전주와 당진의 경우 지역 시민사회가 협동조합을 구성해서 센터를 만드는 설계 과정부터 같이 참여하여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에너지 자립, 에너지 자치를 실천하고 있는 해외 모범 사례가 있을까요?

원래 우리가 사례로 참고하는 건 북유럽 쪽입니다재생에너지 비율도 높고,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에요그런데 최근에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사실 난방에 있어서도 북유럽이 갖고 있는 에너지 소비 패턴과 한국의 그것이 완전히 다르거든요북유럽은 한국만큼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가 크지 않아요저는 제로 에너지 주택 단지에서 2년을 살았는데건물을 설계하신 분이 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만큼 겨울과 여름의 기온 차가 크지 않다고 말씀하셨어요여름에는 40겨울에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가기도 하잖아요.

더불어 북유럽 국가들은 한국만큼 인구가 많지도 않아요덴마크가 아무리 재생에너지 100%를 향해 가고 있고 기후 위기에 대한 대처를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인구 500만의 나라니까우리나라로 치면 부산 정도밖에 안 되죠. 500만 명이 의사결정을 하는 것과 5,000만 명이 의사결정을 하는 건 완전히 다릅니다그래서 이런 상황에서우리가 따라 배울 수 있는 완벽한 모범 국가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참고는 하되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대신 한국에서 길을 찾으면 전 세계에 통용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Q. 로컬에너지랩은 태양광 발전 리그인 솔라리그를 주관하는 단체 중 하나입니다. 해당 사업의 내용 및 목표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더불어 왜 태양광인지도 궁금합니다.

솔라리그는 태양광 발전을 시행하는 자자체나 민간단체를 발굴해내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경연입니다개인보다는 태양광 발전기를 활용하는 지자체나 시민단체들의 발전량을 기준으로 삼아 심사를 하는데요더불어 각 단체들이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또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고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심사합니다.

유럽 같은 경우는 풍력협동조합이 있는 경우도 많고바이오메스를 활용해서 협동조합을 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그러나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 협동조합의 자본이 적고부지나 기술력을 갖추기에 쉽지 않아서 기술력이 쉬운 태양광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특히, 바람의 양과 발전량의 상관관계가 큰 풍력발전과는 달리태양광 발전은 안정적인 데다가 규모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도 있거든요손목시계나 계산기에 붙이는 조그마한 것부터 염전을 덮는 태양광까지설계하기 나름이라 활용성이 아주 높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 태양광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요중금속이 나온다거나전자파가 나온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은 사실과 다르거든요어쨌든 보완할 점이 있기는 하겠지만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대안이자 보조에너지는 태양광이 아닐까 싶어요솔라리그는 태양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태양광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늘려가는 과정을 축제처럼 즐기자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시민들이 분산형 지역에너지 전환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집집마다 태양광을 설치하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태양광 발전 자체는 1950년대에 이미 개발된 쉬운 기술이에요어렵게 접근하기보다는 우리가 지금 가진 기술로 현재의 위기에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수단으로써 시민분들이 태양광 발전에 참여했으면 좋겠어요우리가 지금 해야 하는 것은 당장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남은 에너지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일이거든요개인이 실제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하면당장 할 수 있는 건 태양광이라고 생각해요.

올해 세계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업들에게 요구해서 글로벌 기업들이 RE100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제품을 생산하거나 유통소비하는 전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하겠다는 선언을 한 건데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개개인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만큼 RE100 배지를 달아주는 캠페인을 시작한 건데요난방 1인에 1kW, 자동차 한 대당 본인이 3kW의 태양광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배지를 달아 드려요이 계산은 우리나라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총량을 인구수대로 나눈 값이에요직접 베란다에 발전기를 달아도 되고협동조합에 출자하는 방식으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에너지를 어떻게 절약할 수 있을까를 같이 고민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캠페인이기도 해요에너지를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동시에 화석연료전기 같은 에너지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대체하려면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Q.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지요?

우리가가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방방곡곡포럼’ 을 진행하고 있어요우리는 그 일을 수행할 지역을 발굴하고 지역이 그 일을 할 수 있게 돕는데 매우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램들이 진행이 돼요아주 간단한 에너지 관련 캠페인을 진행하는 곳도 있고요그런데 간혹 그 지역이 성장하면서 어떤 지역에서는 에너지센터 준비 단계까지 가는 경우들도 있었어요그렇게 지역이 성장해 가는 것들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Q.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말씀해주세요.

지역의 작은 공동체들이 에너지 전환 활동들을 해내갈 수 있도록 활동가들을 엮어주고그것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중요하게 가져가고 싶어요동시에 솔라리그처럼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홍보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갈 예정이고요또 지역 에너지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나 마련되어야 할 조례에 관한 연구 활동들도 진행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탄소 중립이나 에너지 전환에 대한 뉴스레터를 발행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계속 유통해주는 일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새로운 에너지 관련 정보들이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보기 편하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도 유통되기 쉬운 뉴스레터를 선택했어요.

 

Q. 로컬에너지랩 활동이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기를 원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시민들이 궁금할 때 114처럼 편하게 전화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시민들이 에너지 발전이나 탄소 중립을 어렵게 생각하시잖아요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싶다거나정책자금으로 자기가 발전사업자가 되고 싶다거나,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다거나에너지 전환을 하기 위해서 지방정부와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할 때도 언제나 전화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준비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주로 많이 물어보시는 몇몇 질문들에 대해서는 자료를 잘 정리해서 홈페이지에 Q&A 형식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조수근(대학알리 기자)

​※ 이 콘텐츠는 서울시NPO지원센터와 비영리스타트업 3기 대학알리의 협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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