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공정한, 그리고 투명한 노동조합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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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공정한, 그리고 투명한 노동조합을 만들겠습니다!
  • 이상미 기자
  • 승인 2022.03.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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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 / 신지헌 롯데카드 노조위원장

하나된 노동조합, 언제나 조합원과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통합노조를 만들고 선거를 통해 7대에 이어 8대 지부장을 연임하게 된 신지헌 롯데카드 노조위원장.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에겐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임금협상부터 가맹점 수수료 이슈까지,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만들어낸 그는 지금까지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왔다면, 앞으로는 좀더 적극적인 신뢰 관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한다.

 

사무금융노조 롯데카드지부 제7대 지부장을 역임하고 8대에 다시 당선된 신지헌 위원장. 전임 지부장 시절 대구·경북, 대전·충청지역 대의원으로 6년간 활동하면서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집행부에 가감 없이 전달했던 그다.

조합원으로 현업에서 열심히 근무하던 중, 2019년 롯데지주에서 금산분리법으로 롯데카드를 매각할 때 다시 노동조합 집행부의 부름을 받고 조직쟁의국장으로 투쟁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대구에 있었기 때문에 월요일 새벽에 올라와서 금요일에 내려가기를 반복했고 조합 사무실에서 먹고 자면서 투쟁을 했죠. 생각해보면 저라는 사람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작은 것이라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통합노조 탄생의 주역, 노조위원장에 재선

이후 전임 지부장의 중도사퇴로 20201, 롯데카드 노동조합 최초로 지부장 직선제 선거를 통해 위원장에 당선된 그는 같은 해 9, 회사 매각으로 둘로 쪼개진 노동조합을 하나로 만들고자 하나된 노동조합, 언제나 조합원과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노조를 통합했고, 선거를 통해 통합노조 지부장에 다시 한 번 당선되었다.

회사 매각 시 조직쟁의국장으로 적극 투쟁에 임했던 저의 모습을 기억해 주시고 저의 진실된 마음을 조합원들께서 알아봐 주신 덕분이라도 생각합니다. 물론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고 매각 당시 복수 노조로 노-노 갈등도 생기면서 노조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를 쌓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노조다운 모습으로 크고 작은 성과들을 만들어내고 있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코로나 전만큼 조합원들을 만날 수는 없지만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수준에서 매월 경영진과 노사 간의 정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대의원, 운영위원을 통해 전달받은 회사 내 각종 이슈사항을 사측과 진지하게 논의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경영진과 하루 한 번 이상은 꼭 소통을 하고, 노조 사무실에서 자주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 수시로 회사의 상황을 공유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은 바로 요구하고 있죠. 저는 노조와 회사가 꼭 대립각을 세우는 관계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구성원들이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대우를 받을 때는 투쟁도 해야겠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라면 회사도, 노조도 결국엔 구성원들의 성장과 만족을 위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부정적인 시선도 많았기 때문에 그 시선을 쇄신하고 탈피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신지헌 위원장의 진정성이 통한 것일까? 점차 노동조합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고 있고, 노조는 직원들을 위해 임단협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롯데그룹에서 분립된 카드회사이고, 그룹 전체의 가이드를 따라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동종업계 타회사 대비 임금이 높은 편이 아니었어요. 성과급으로 일부 보완을 하기도 했지만 이것도 높은 직급에게만 해당될 뿐 직급이 낮은 직원일수록 불리했죠. 임단협 때 전체 직원들의 기본급 상향을 강하게 어필하면서 특히 직급이 낮은 직원들의 기본급은 큰 비율로 올리려고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직원들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내부적인 성과와 함께 최근에는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하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반대를 위한 투쟁 이슈도 있었다. 사실 지난 12년간 카드수수료에 대한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로 인해 무려 13번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었고 이로 인한 손해를 막기 위해 카드사들은 인력을 줄이고, 투자를 중단하고, 무이자할부 등의 소비자 혜택을 줄이면서 내부의 비용을 통제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영업점의 40%가 축소되고 10만 명에 육박하던 카드모집인은 8,500명으로 급감했다.

금융당국에서 진행하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로 인해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결제부문은 이미 적자 상태이며,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96%의 가맹점에서 매출이 증가될수록 카드사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핀테크 활성화라는 미명 아래 금융당국은 빅테크 기업에게 카드수수료의 1.6~2.8배에 달하는 수수료 책정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등 특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세자영업자들에게 폭리를 취할 수 있도록 방치한 것으로 저희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반대를 위해 투쟁에 돌입했고, 그 결과 예상 손실규모를 줄일 수 있었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제도개선TF’가 수용되었습니다.”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영업이익 달성

통합노조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내외적으로 만들어낸 롯데카드 노조의 성과들을 보면 사실 적지 않다. 아직 과반노조도 아니고 집행부가 노동조합 상근일이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과들을 만들어낸 것은 외부에서 봤을 때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

저희보다 훨씬 오래 되었고 잘하고 있는 다른 조합들을 보면서 배우고 있어요. 무엇보다 우리 직원들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고요. 물론 모두가 노조의 활동에 만족할 순 없기 때문에 때로는 일을 하고도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불신과 오해를 받을 때는 너무 속상하고 힘들기도 했습니다. 지난 이야기지만 최근에 가맹점 수수료 관련 이슈가 있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움이 될만한 외부 기관, 인사들을 밤낮으로 찾아다니고 만나면서 해결점을 찾고 있었는데, 한편에서는 재매각을 앞두고 왜 외부로만 다니느냐’, ‘노조가 뭘 하고 있는 거냐는 이야기가 들렸어요. 사실 가맹점 수수료는 카드사 수익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고 이는 곧 고용과 임금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인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답답하고 속상하더라고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서로의 신뢰가 더 쌓이다 보면 저희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난해 롯데카드는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건 롯데카드 전 직원들의 단합된 힘과 열정,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겠지만 그 과정을 함께 만들어온 롯데카드 노동조합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롯데카드가 매각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오다 보니 그 과정에서 상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롯데카드를 매각한 MBK파트너스의 경우 카드사업 분야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고 저희와 소통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서 조직 전체가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직문화에 있어서도 과거에는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분위기가 강했다면 지금은 자유롭게 일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수평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죠. 물론 새로 온 경영진들로 인해 업무강도도 세지고, 회사의 요구도 많아진 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신지헌 위원장 취임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해 대외활동이 어려웠지만, 올해 상황이 나아진다면 노조는 우분투재단을 통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분투재단은 롯데카드 노조가 속해 있는 사무금융노조에서 사회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설립한 재단으로 우리 사회의 불평등 및 양극화 해소를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취임 이후에 계획했던 사회공헌활동이 많았어요. 헌혈행사도 준비하고, 양로원이나 고아원 봉사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시도할 수가 없었죠. 우분투재단도 저희가 작년까지는 참여를 못했는데 올해는 사측과의 교섭을 통해 우분투재단에 사회연대기금 등을 출연해서 사회적 약자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해보려고 합니다.”

고객 및 시장에 대한 본인만의 관점 가져야

최근 카드업계가 구직자들에게 이른바 좋은 일자리로 인식되어 지원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 경력직 채용에 비해 신입사원 채용이 흔하진 않다. 노조에게는 새로운 채용만큼 직원들의 정년 이슈도 중요한 문제이다 보니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언제든 상황만 허락된다면 새로운 젊은 인재를 영입해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 신 위원장의 생각이다.

재매각을 앞두고 있어 많은 변수들이 예상되다 보니 채용은 조심스러운 이슈입니다. 아직 결정된 것도 없고요. 하지만 카드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무엇보다 카드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 그리고 고객 및 시장에 대한 본인만의 관점을 가지셔야 합니다. 현재의 카드업계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과 열정도 중요하고요. 더불어 코로나19로 앞당겨진 온라인, 플랫폼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인사이트를 기른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오직 조합원들을 위해 깨끗하고 공정한, 그리고 투명한 노동조합을 만들어 가겠다는 신지헌 위원장. 그는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인해 펼치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씩이라도 실행해 가면서 조합원들과 최대한 많은 것들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우선 올해 상반기 내에 과반노조를 만들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까지는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서로 이해와 신뢰를 쌓아왔다면, 이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관계를 만들어 가려고 해요. 이를 위해서는 노조가 회계 상으로 깨끗해야 하고, 승진이나 인사에 있어서도 공정하려고 합니다. 조합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는 만큼 우리 노조를 믿고 힘을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글ㅣ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사진ㅣ김현수 객원기자 dada2450@hanmail.net

신지헌 위원장은

20023월 롯데쇼핑 백화점부문 카드팀 입사

20041월 롯데카드 입사(동양 아멕스카드 인수로 롯데쇼핑 카드부문 합병)

20202월 사무금융노조 롯데카드지부 제7대 지부장

202010월 사무금융노조 롯데카드지부 제8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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