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잘 맞는 스타트업 선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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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잘 맞는 스타트업 선택하기
  • 이은지 기자
  • 승인 2022.05.04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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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0주년 기획특집 / 스타트업과 취업_Go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스타트업의 인기는 계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나는 어떤 회사와 더 잘 맞는지 알기도 전에 무턱대고 일단 지원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와 잘 맞는 곳에서 즐겁게 일하기 위해선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파악하고, 나와 핏이 잘 맞는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 아래 절차를 통해 어떤 기업이 나와 잘 맞는 스타트업인지 탐색해 보자.

 

대기업에 비해 자유로운 업무 환경, 수평적인 조직문화 등 스타트업이라는 단어에 당연하게 따라 다니는 문구들이 있다. 그러나 100개의 스타트업이 있다면 100개의 조직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타트업 조직문화를 파헤쳐 보기에 앞서 를 파악해야 한다. 왜 스타트업인지, 많고 많은 스타트업들 중에 왜 그 기업인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와 목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왜 스타트업인지 그 이유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자. 업무 자율성이 높은 환경을 선호한다든지, 장차 창업 계획이 있어 미리 창업 환경을 경험해 보고 싶다든지, 스타트업에서 제공하는 복지가 마음에 든다든지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20년 잡코리아에서 인재들의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651명 중 72%가 향후 이직 시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들이 꼽은 첫 번째 이유는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문화, 다음으로는 효율적인 업무 방식에 대한 기대, 업무 기회로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쁨과 비전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가 왜 스타트업으로 가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해 봤다면 반대되는 의견들도 살펴봐야 한다.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불안함, 업무 과정이나 조직체계 미비, 워라밸을 보장받지 못함, 기업 규모와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이유들은 스타트업을 선택할 경우 잃을 수 있는 것들이다.

정말 잃지 않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꼭 지키고 싶은 것들은 무엇인지 스스로의 직업관을 잘 정립하고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을 잘 세워두는 것이 나와 잘 맞는 스타트업을 찾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1) 정보에서 사실 걸러내기

스타트업이 얼마나 투자를 받았는지, 사용자는 얼마나 되는지 등 수치화된 정보들은 쉽게 습득할 수 있다. 문제는 정성적인 정보들이다. 잡플래닛, 블라인드 등 커뮤니티 기반의 기업 정보 플랫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플랫폼에서 살펴볼 수 있는 온라인 리뷰, 콘텐츠 등에서 사실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의미 없는 야근이 많다라는 이야기에서 우리는 의미 없는은 개인적 견해임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 문장에서 야근이 많다라는 사실을 도출할 수 있다.

 

(2) 사실을 기반으로 조직문화 가정하기

정량 정보들을 수집하고, 정성 정보로부터 사실들을 걸러냈다면, 이제 가정을 세울 차례다. 예를 들어, A기업이 매년 투자금이 2배 이상 늘어난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고, 야근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A기업에 대해 매년 2배 이상 성장하지만, 야근이 주 3회 이상으로 많을 수 있다로 가정을 만들 수 있다. 이때 3회는 많다는 표현에 대한 임의적인 가정이다. 2회 이상 야근이 많다고 느껴지는 경우에는 2회로 적어도 된다.

 

(3) 면접을 통해 가정 확인하기

면접에서 우리의 역량을 잘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에 대해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기업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들에 엄청난 양의 리뷰가 올라오기 때문에, 리뷰를 통해 가정을 검증할 수도 있지만, 스타트업의 경우는 쉽지 않다.

앞선 예시를 이어 생각해보자. 가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주 3회 이상 야근을 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야근 많이 하나요?’라고 질문하기엔 너무 워라밸만 챙기는 지원자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편이 좋다. ‘투자금이 연 2배씩 늘어나던데, 정말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다 보면 야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원한 포지션)은 주로 어떤 이유로 야근을 하고, 1주 몇 회 정도 야근을 하나요?’라고 물어보는 편이 좋다.

 

(4) 투자 단계와 재무안전성 확인하기

우리나라 스타트업 가운데 5년 이상 생존하는 기업의 비율은 27.3%이다. 5년 이내 4개의 기업 중 3개의 기업은 망한다는 이야기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시장이라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스타트업의 재무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지표는 투자 단계, 투자 규모, 투자사다. 투자 단계가 높고, 투자 규모가 크고, 유명한 투자사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일수록 성장 가능성이 높고 리스크가 낮다. 엔젤 투자 단계는 높은 위험성을 갖는 반면, 스타트업이 크게 성장할 경우 높은 보상을 주는 특징이 있다. 시드 투자 단계는 적당한 위험성과 성장 가능성이 있으며, 시리즈A 이후 투자 단계는 사업 역량과 경험이 충분히 쌓여 위험성이 낮다. THE VC, 혁신의숲 등에서 투자 단계와 투자 규모, 투자사 등을 알 수 있다.

 

투자사의 특징과 투자기업

투자사

특 징

투자한 기업

프라이머

창업한 두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시킨 뒤 33백억 원에 매각하면서 천억 원대 자산가가 된 권도균 대표가 설립한 투자 엑셀러레이터. 2019년 창업자들에게 인지도 및 선호도가 가장 높은 초기 투자회사로 선정되었으며, 권 대표는 가장 조언받고 싶은 멘토로 꼽힘

스타일쉐어, 데일리호텔, 마이리얼트립, 아이디어스,호갱노노, 미소, 세탁특공대

알토스벤처스

199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김한준 대표를 포함해 세 명의 파트너가 시작한 벤처캐피털. 2006년부터 한국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2014년부터 속도를 가속화하여 2019년 약 50여 곳의 한국 회사에 투자, 주로 시리즈A 단계에서 투자

쿠팡, 배달의민족, 토스, 하이퍼커넥트, 크몽, 렌딧

본엔젤스

파트너들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2007년에 창립한 벤처캐피털.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만든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이 고문으로 있는 회사

배달의민족, 스푼라디오, 데일리호텔, 잡플래닛, 펍지, 반반택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창업 투자 자회사로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250여 개 업체에 투자

당근마켓, 클래스101, 트레바리, 패스트캠퍼스, 타다

매쉬업 엔젤스

벤처 1세대 신화라 불리는 다음(Daum)의 공동창업자 이택경 대표가 초기 스타트업의 성공을 돕기 위해 설립한 투자 회사

오늘의집, 튜터링, 핀다, 콜라비

캡스톤 파트너스

혁신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비전과 능력을 갖춘 국내 뉴칼라 창업가에게 투자. 설립 3년 미만의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비율이 70%, 일반적인 벤처캐피털의 30% 대비 초창기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

비트윈, 삼분의일, 8퍼센트, 정육각, 퍼블리, 직방

소풍

사회문제의 솔루션을 만드는 신생 및 초기 창업팀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임팩트 투자를 하는 엑셀러레이터. 69개 기업에 투자. 1조 이상의 포트폴리오, 여성창업가 비율 38%. 다음(Daum)을 창업한 이재웅 대표가 창업

쏘카, 텀블벅, 스페이스클라우드, 라스트오더, 뉴닉

스타트업의 재무안정성은 얼마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 기업들은 DART에 들어가면 재무제표를 확인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은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재무제표가 의무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 이럴 때 기업 신용분석 보고서를 활용해 보자. 케이리포트, 나이스리포트, KIS리포트에서 유료로 확인할 수 있다. ‘기업 신용분석 보고서에서 현금 흐름을 파악해 보자.

/ 이은지 기자 leeeunji_0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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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재직자 블라인드 인터뷰>

스타트업은 이런 것이 좀 다릅니다!

 

Q. 채용의 과정에서 역시 스타트업은 좀 다르구나라고 느꼈던 점들이 있을까요?

S : 일반 기업들을 지원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게 정말 너무 어렵게 느껴졌어요. ‘지원동기같은 항목의 경우에 사실 답은 정해져 있잖아요. 정해져 있는 답을, 소위 있어 보이게작성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근데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의 자기소개서 항목은 좀 특별했어요. 참신하거나 창의적인 답변을 바라는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정말 실무와 관련된 내용을 묻더라고요. 그래서 작성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경험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느껴졌고요.

면접도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어요. 흔히들 스타트업하면 자유로운 복장을 떠올리잖아요. 면접장에 면접관이 후드를 입고 들어오는 걸 보고 정말 자유로움이 느껴지기도 했죠.

J : 저는 면접을 여러 곳에서 봤는데요, 역사가 오래된 중소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면접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어요. 아무래도 제가 지원한 직무가 기술직이다 보니 포트폴리오 준비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면접이 진행되더라고요. 작은 기업일수록 각자 일당백의 역할을 해야 하다 보니,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정도의 역량이 있는지를 보려고 하시는 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면접을 본 모든 스타트업들에서 공통적으로 스타트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어보셨어요. 임금 같은 것도 편하게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소통 방식인 것 같아요. 면접을 볼 때 지금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줄 수 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근데 그게 단순히 우리 회사에 관심이 있나를 알아보는 수준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디벨롭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을 체크하시는 것 같았어요.

 

Q. 스타트업 재직자로서 스타트업에 참 잘 왔다라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인가요?

S : 대표님이 직원 한 사람 한 사람과 티타임을 자주 갖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그 시간에 불편하거나 개선했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그게 단순히 대화 수준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되는 게 눈에 보여서 참 좋아요.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이런 시간은 줄어들겠지만, 스타트업의 특성상 비슷한 또래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다는 점도 좋은 것 같아요. 업무적으로도 에이전시를 쓰지 않고 자체적으로 일을 진행하다 보니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고요.

J : 비슷한 맥락일 수 있는데요, 빠른 의사결정이 스타트업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문제점이나 개선하고 싶은 방향이 있을 때, 의견을 내고 모든 구성원이 동의가 되면 바로 서비스에 반영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점이 좋으면서도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결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기도 해요.

 

Q. 좋은 점도 많지만, 스타트업이라서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S : 업무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내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저한테 오지 않을 때도 있고,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일이 오는 경우도 있어요. 해야 할 일은 많고, 할 사람은 적다 보니 그런 고충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다들 바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영역에서의 성장도 경험할 수 있겠죠?

J : 빠르게 개발되는 과정 속에서 기술적으로 우리가 제대로 풀어나가고 있느냐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과 여력이 없어서 그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아직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인원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불안함인 것 같아요.

<월간리크루트 2021-8월호> 스타트업 재직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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