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딩 에스프레소 바에서 ‘혼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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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 에스프레소 바에서 ‘혼커’를…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2.05.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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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이야기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MZ세대는 1980년부터 1994년생까지를 일컫는 밀레니얼(M)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말이다.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SNS 활용에 능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며,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다.

최근 외식업계에 바 다이닝바람이 불고 있다. 바 다이닝 매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빠르게 늘었다. 트렌디한 20·30대의 외식 창업이 늘면서, 그리고 격리에 대한 보상 심리로 고급 외식과 독특한 경험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셰프와 고객과의 거리가 가까워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고, 요리를 볼거리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되면서 바 다이닝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의자 없이 서서 먹고 마시는 스탠딩 바MZ세대의 핫플레이스로떠오르고 있다. 의자가 사라진 공간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에스프레소 바로, 일과를 마치고 가볍게 술 한 잔 마시러 들르는 선술집으로 꾸며지고 있다.

영국 펍에 가면 앉아서 먹는 사람보다 돌아다니면서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면서 자유롭게 어울리며 즐기는 분위기를 볼 수 있다. 하루 일을 마친 뒤 집에 돌아가기 전에 가볍게 들러 한 잔 마시는 모습이다. 영화 속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모습과 비슷한 술집은 1960년대 한국에도 있던 문화다. 1961년 개봉한 영화 오발탄에도 주인공들이 좌석 하나 없는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지만, 한국의 문화와는 잘 맞지 않고 산업화를 거치면서 거의 사라졌다.

커피의 가장 기본 베이스가 되는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어로 빠르다, 신속하다는 뜻이며, 영어 익스프레스(express)와 같은 급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 서서 한두 모금 빠르게 마시는 커피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 바가 현지 느낌을 살린 스탠딩 바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식당이라면 고객과 분리된 주방에서 완성된 음식을 서빙받아 먹는데, 스탠딩 바는 조리과정을 한눈에 보는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주방이 공개되는 만큼 식당은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쓰게 되고, 이에 고객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진다.

또한 단골고객을 만드는 데도 용이하다. 식재료나 요리과정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고객과 쉽게 접촉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음식을 얹어주기도 하면서 충성고객, 더 나아가 파트너쉽 고객으로까지 만들 수 있다. 만드는 과정이나 레시피를 공유하거나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도 있으며, 바쁘지 않을 때는 다른 음료 서비스도 맛볼 수 있다.

스탠딩 바를 통해 혼커(혼자 커피)’스몰 토크라는 두 가지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서서 마시는 공간이 다소 협소하기는 하지만 진한 에스프레소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친구와 방문하면 친구와만 이야기하지만, 만약 혼자라면 바에서 바리스타와 가벼운 일상 얘기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다. 이해관계가 없기에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짧은 시간 내에 온전히 에스프레소 맛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 매력에 필자도 가끔 혼자 방문하기도 한다.

정부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다. 하지만 여행길이 정상화되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때 현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에스프레소 바를 찾아가보자.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에스프레소 맛을 모른다면 눈부신 햇살이 가득한 어느 날, 스탠딩 바에 가서 혼커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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