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시대,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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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시대, 어떻게 할 것인가?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2.06.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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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교수 칼럼
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사람은 일하는 동물(Homo Laboran)’이다. 하는 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되고 그 이 곧 그 사람의 정체성(Identity)이 된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하는 이 아주 중요하다.

사람들은 좋은 일자리를 갖기 위하여 좋은 학교를 가려고 하고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해 어릴 적부터 조기 교육에 열을 올린다. ‘일자리는 인간 삶의 중심 주제다. 그래서 일과 일자리 문제는 개인적으로 뿐만 아니라 국가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직장인의 이직, 코로나 사태 이후 급증

누구나 좋은 직장에 오래 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런 직장은 그렇게 많지 않아서 늘 경쟁의 대상이 되고 성공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모두가 정년까지 근무하자고 정년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는데 정년까지 채우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20년 우리나라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아이러니하게도 정년까지 근무하는 사람은 임금근로자의 9.6%밖에 안 된다고 한다. 대부분은 정년이 되기 전에 그만 둔다.

이제 정년이라는 제도는 큰 의미가 없다. 퇴직자의 41%는 비자발적으로 퇴직한다고 한다. 절반 가까이가 원하지 않는 퇴직을 한다. 평균 퇴직 연령은 49.3세로 실제 정년보다 10년 정도 빠르다. 50세가 되기 전에 퇴직을 하고 그 연령도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은 점점 길어져서 지금은 남녀 모두 80세가 넘는데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연령은 50세도 안 된다. 임금 근로자들의 한 직장 재직 평균기간은 12.8년으로, 한 곳에 그렇게 오래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 72.3세까지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서 퇴직은 50세 이전에 하지만 다른 비정규직 일자리 등으로 70세 넘어서까지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일하는 환경은 좋지 않다. 일하고 싶은데 원하는 일자리도 없다. 일하는 것이 인생이고 하는 이 그 사람의 정체성인데, 하는 일이 없거나 시원치 않으니 인생이 무망해지거나 삶의 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사람과 일자리가 주객이 전도되어 사람이 일자리를 찾아다니며 구걸을 해야 하는 지경이 되었다.

최근 일자리 시장에 눈에 띄는 현상 중의 하나가 이른바 대이직(Great Resignation) 현상이다. 2021년 이후 미국에서 시작하여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생긴 현상으로 직장인들의 급증한 이직 현상이다. 대부분 자발적인 이직으로 비숙련 노동이나 서비스 업종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좋은 직장이라고 일컬어지는 대기업이나 거대 기술기업들에서도 생기고 있는 현상이다. 특히, IT 기업들 중심으로 기술 인력들의 이동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평상시에도 일정 비중의 직장 이동은 늘 있어 왔다. 하지만 최근에 생기는 큰 흐름은 이직의 숫자가 갑자기 늘고 있는데,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에 급격이 증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원인으로는 임금 수준에 대한 불만, 승진이나 자기 계발에 대한 한계, 직장 내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는 불만 등이 주된 이유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 형태의 경험을 한 이후 직장인들의 직장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코로나 이전에는 정해진 장소로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형식의 근로 형태가,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유연하게 근무하는 형태로 바뀜에 따라 직장에서의 일보다 개인생활과 자유스러움이 더 중요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면서 기존 직장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새로운 형태의 직장을 찾아 나서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직장에서 잘 근무하고 있는 다른 근로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기업들에게도 적잖은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나도 어디론가 옮겨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 회사도 우수한 직원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 나가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를 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직은 100세 인생을 위한 일자리 연장과 독립이어야

최근의 대이직 현상을 보고 막연하게 흔들리는 직장인들이 있을 법도 하다. 그러나 신중함을 권하고 싶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착각도 있을 수 있다. 이직에 따른 직접 비용뿐 아니라 계산되지 못하는 비용과 손실도 감안해야 한다. 더구나 개별 기업 단위의 리스크와 전망은 너무나 예측이 어렵고, 새로운 조직에 대한 예측이나 기대는 계산할 수가 없다. 너구리 피해 가서 호랑이 만난다는 속담도 있다. 개별 기술에 대한 예측이나 전망은 정말 하루살이 생명만큼이나 짧고 예측불허다. 섣부른 이직이 또 다른 이직, 연쇄 이직을 부를 수 있다.

해법은 지금 직장에서 이직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그 이전에 보다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살아내야 할 100세 인생에서 본다면 지금 직장도 어차피 한시적이라는 것,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는 것, 생각보다 더 젊은 나이에 비자발적으로 곧 물러나야 할 곳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그렇게 강제로 퇴직을 당했을 때 내가 갈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를 지금 예상하고 준비하는 것이 두 번째다.

우리가 살 미래는 한 가지 직장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여러분도 지금 하고 있는 그 일로 정년까지 갈 수 있는 직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제는 평생 3~4가지 다른 일로 살 준비를 해야 한다. 학교나 직장에서 익힌 한 가지 전문성과 경험으로는 60~70세까지 버틸 수가 없다. 계속 공부하고 진화, 응용하지 않으면 후배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그것으로 세상을 탓하는 것은 어리석은 자들의 푸념일 뿐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지 말고 끊임없이 탐색하고 준비하고 저질러야 한다. 요사이 직장인들을 엔잡러라고 하듯이 직장에 있을 때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해보고 경험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이직을 보수를 높이고 승진을 보장받기 위한 또 다른 직장으로의 이동이 아니라, 미래 100세 인생을 위한 80세까지의 일자리 연장과 독립에 도움이 되는 곳인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이직을 결정해야 한다. 결국에는 내가 독립할 수 있는 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곳인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이직을 결정해야 한다.

인간은 일하는 동물이다. 진정으로 인간답게 살려면 여러분 모두는 언젠가는 일자리 독립을 해야 한다. 100세 인생을 주도적이고 당당하게 살려면, 노후에 초라해지지 않으려면 일자리 독립을 반드시 해야 한다. 50세 이전에 비자발적으로 퇴직당하기 전에 스스로 독립을 해야 한다.

50세 이전에 조기 실직될 수 있다는 살벌한 현실을 보면서도 준비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다. 다른 직장으로 단순 이동할 것이 아니라 독립 준비를 위한 목적성 이동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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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교수는…

순천향대학교 스타트업혁신본부 본부장

순천향대학교 일반대학원(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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