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타고 카페에 가서 ‘뽀모도로 집중법’으로 힐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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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타고 카페에 가서 ‘뽀모도로 집중법’으로 힐링을~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2.06.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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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이야기'
김수진 교수(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비대면 수업이 대면수업으로 바뀌고, 재택근무가 풀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 수업과 재택근무를 오히려 그리워한다고 한다.

비대면 수업과 재택근무를 할 때 집중 잘하는 법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것 중 하나가 뽀모도로 집중법이다.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뽀모도로25분 동안 휴대폰 등을 멀리 두고 일을 하고, 5분 동안 휴식을 취하는 것을 반복해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말한다.

또 영상이나 소리, 향기, 빛을 이용해 집중력을 높이는 사람들도 있다.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는 적절한 수준의 소음으로 주변의 소음을 덮어주면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백색소음(white noise)’ 활용법도 이 중 하나이다. 그래서 어디선가 타닥타닥 모닥불 타는 소리가 들리면 금세 몰두한다. 룸 스프레이 향을 내는 제품을 사용하여 집중력을 높이기도 한다.

전 세계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커피는 6~7세기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되어 12~13세기 십자군 전쟁 때 이슬람 지역에 진출한 유럽 십자군을 통해서 유럽으로 넘어왔다. 이후 이탈리아 교황이 커피를 그리스도교 음료로 공인하면서 유럽 귀족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이탈리아에는 세계 최초의 카페가 생기기도 했다. 1720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플로리안(Flirian)’이라는 이름으로 개장한 카페는 당시 아랍풍으로 인테리어를 해 외국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이었다. 플로리안은 아직까지도 존재하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아름다운 카페 중 하나이다.

이탈리아는 현대식 커피의 본고장으로, 19세기 말에는 원료를 압착해서 신속하게(express) 커피를 뽑아내는 기계를 개발했다. 그래서 에스프레소(espresso).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탈리아인들은 진한 커피 원액인 에스프레소를 출근길, 등굣길에 즐겨 마시고 있다. 제아무리 스타벅스가 세계를 점령하고, 호주식 커피, 핸드드립 커피가 유행해도 이탈리아인들은 변함없이 아담한 잔(데미타세)에 담긴 30(싱글 기준)의 진한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설탕을 넣어 마신다. 설탕이 쓴맛을 잡아주고 산미와 아로마 향을 살리기 때문이다.

2015년 이탈리아 나폴리의 한 카페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큰 잔에 커피를 붓고 뜨거운 물을 추가해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그 이유는 에스프레소가 너무 썼기 때문이다. 이걸 본 바리스타는 , 교황님. 커피를 망치고 계십니다. 우리 나폴리인이 마시는 그대로 드세요. 그래야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카페 소스페소: 모두를 위한 커피에 나오는 장면이다.

이탈리아 사람의 에스프레소에 대한 자부심은 이처럼 남다르다. ‘아메리카노는 구정물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탈리아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미개인 취급을 당한다.

올 여름,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한국에서는 마셔볼 수 없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주로 마시는 커피를 마셔보자. 마치 이탈리아 사람인 것처럼 바에서 에스프레소도 주문하고, 이탈리아 3대 브랜드인 일리와 라바짜도 방문하고, 귀여운 에스프레소와 같은 원리로 추출하는 모카포트도 구매해 보자.

참고로 앞에 말씀드린 다큐멘터리 제목 카페 소스페소는 이탈리아의 커피 나눔 문화를 뜻한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두 잔 값을 치른 뒤 나머지 한 잔은 아무나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커피 기부다.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연대의 뜻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결과다.

이번 여름, 필자는 BMW(버스·지하철·걷기)를 타고, 카페에 가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그동안 미루어왔던 일을 할 계획이다. ‘뽀모도로 집중법을 발휘하면서 말이다. 필자만의 힐링 방법, 여러분도 함께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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