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올포트를 통해서 바라본 성격 이해
상태바
심리학자 올포트를 통해서 바라본 성격 이해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2.07.05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TI를 통한 자기이해와 직업탐색(2)
                   정철상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고집 센 어린아이의 행동을 보면 어른들은 그 녀석 성깔 좀 있네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잘못해도 어리니까 귀엽게 봐준다.

그런데 만일 어른이 그런 행동을 하면 어떨까. 문제 있는 사람으로 간주되기 십상이다. 인간의 성격이란 아주 복잡해서 이처럼 시간적·상대적·상황적 요인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성격을 공부하기 위해서 심리학에서 성격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성격의 정의

심리학의 뿌리는 아주 오래되어 수천 년이 넘었지만,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현대 심리학은 190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많은 심리학자들이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은 성격에 대해 각기 다른 정의를 내렸는데, 그 중에 가장 유명한 문구 하나를 인용해보도록 하겠다.

다음은 자아 심리학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헨리 올포트가 내린 성격의 정의다.

성격은 개인의 특유한 행동과 사고를 결정하는 심리·신체적 체계인 개인 내의 역동적 조직이다(Personality is the dynamic organization within the individual of those psychophysical systems that determine his characteristic behavior and thought).”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문구지만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만큼 노안영의 성격심리학을 기반으로 이를 풀이해보자.

역동적 조직(Dynamic organization)’이란 인간 성격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며 때로 퇴보하기도 하는 등 각 개인이 마주친 상황과 환경에 따라 상대적이고 역동적으로 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여기서의 조직이란 성격도 하나의 유기체처럼 성장하고 쇠퇴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생명체가 변화하듯이 성격도 고정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심리·신체적 체계(Psychophysical system)’란 성격이 정신적 측면뿐 아니라 신체적 체계와도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적 측면이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신체적 측면도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육체가 아프면 마음이 우울해지는 것처럼 정신이 아프면 육체가 아플 수 있다. , 성격은 정신과 신체의 상호작용 결합체다.

결정하는(Determine)’의 의미는 성격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행동을 지시하고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 우리 성격은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게 되는 일,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하는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우리가 행하는 상당수의 행위는 성격에서 비롯된다. 또한 성격은 현재의 행동뿐만 아니라 미래의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특유한 행동과 사고(Characteristic behavior and thought)’란 한 개인의 모든 행동과 사고는 독특한 그 개인만의 것이라는 의미다. , 나와 똑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이처럼 사람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으니 그 행동과 생각과 성격도 다를 수밖에 없다.

심리학자 올포트는 1920년 당대 최고의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를 만나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은 프로이트처럼 인간 무의식에 자리한 어두운 면을 들여다보는 대신, 외부로 드러나는 의식과 인간 행동의 밝은 측면을 연구해야겠다는 깨달음이었다.

올포트는 프로이트처럼 인간을 무의식적인 갈등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로 보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누구나 이성적이고 의식적으로 행동하며, 자기를 인도하는 힘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 힘을 조절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전 세계적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MBTI

이제 의문점이 조금 풀렸는가. 하지만 여전히 내 성격은 어떠한가? 나의 타고난 성향은 무엇인가? 성격은 타고나는 것인가 후천적인 것인가? 내 기질은 어떤가? 나는 다른 사람과 어떻게 다른가? 어떤 사람들은 왜 나와 비슷한가? 왜 나는 특정 유형의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하는가? 나는 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성격을 변화시켜야 하는가?’ 등의 여러 의문이 남을 것이다.

우리가 소크라테스 같은 현인이라면 끝없이 질문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으련만, 혼잡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는 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우리는 종종 자신을 알고 싶어 성격 유형을 찾아본다. 어릴 때는 혈액형별 성격 유형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고, 손금을 봐준다며 이성의 손목을 잡기도 했을 것이다. 조숙했던 친구들은 별자리나 관상, 역학을 운운하기도 했을 것이다.

이 중에서도 혈액형 분석은 구분이 간단하고 이해하기도 쉬워 폭넓게 사용된다. 한국영화 <B형 남자친구>는 혈액형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중매까지 해주는 결혼업체가 성행하고 있다는 설정으로 한편의 블랙 코미디를 풀어낸다. 혈액형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꼬집는다.

물론 혈액형도 어느 정도는 한 개인의 기질적 속성을 어느 정도 알려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너무 미미한 차이라서 사회에 나가면 더는 혈액형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게 된다. 단순한 몇 가지 구분만으로는 인간 내면의 복잡성과 역동성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많은 연구 논문들이 혈액형과 성격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자신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싶다면 공인된 심리검사도구, 성격검사도구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시험이나 진단이라고 부르지 않는데, 이것은 우월성이나 능력을 측정하는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 검사로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검사도구나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잘 활용하면 자신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수많은 심리검사도구들 중에 우리에게 익숙한 도구는 많지 않다. 이곳에서는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MBTI 성격검사도구만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다.

MBTI는 주류 심리학에서 환대를 받지 못했지만, 비교적 이해가 쉽고 실용적이어서 현재 일반인은 물론 기업이나 조직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도 폭넓게 활용된다. 그러나 MBTI 결과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검사결과만 보고 누군가에게 특정 유형의 꼬리표를 붙이는 것은 이런 검사를 불신하는 것 이상으로 좋지 않다.

마음을 열고 다양한 검사들을 나를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로 최대한 활용하자.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면 나만의 관점을 세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관점까지 배우게 될 것이다.

-------------------------------------------------------------

정철상 대표는....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으며,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활동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