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리더십 줄리아니- 위기를 경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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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리더십 줄리아니- 위기를 경영한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1.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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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 BOOK REVIEW


뉴욕을 변화시킨 줄리아니의 힘



1994년, 범죄와 실업의 온상이었던 미국의 뉴욕. 그해 뉴욕시장에 새로 취임한 인물이 있었다. 루돌프 W 줄리아니. 그가 8년 시장 임기를 마쳤을 땐 놀랍게도 뉴욕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2000건에 달하던 살인사건은 3분의 1로 줄었다. 대기업 본사가 옮겨와 뉴욕에 둥지를 틀었고 할렘가에는 200개가 넘는 사업체들이 새로 문을 열었다.

5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돼 10%가 넘던 실업률은 6%로 떨어졌다. 관광객 수도 50%나 늘어나 2000년엔 3,700만명이 뉴욕을 찾았다. 비록 임기말 9·11테러가 발생하긴 했지만 뉴욕은 미국에서 가장 안전하고 풍요로운 도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건 분명 혁명이었다.

그렇게 해서 가장 성공적이고 유능한 뉴욕시장으로 역사에 남게 된 줄리아니.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줄리아니를 2001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 그의 노고에 화답했다.

줄리아니는 범죄천국의 뉴욕을 어떻게 멋진 도시로 바꾸어놓을 수 있었을까. 과연 무엇이 줄리아니에게 그 화려한 명성을 가져다주었을까.

2002년, ‘리더십, 줄리아니-위기를 경영한다’를 통해 우리는 그 답을 만날 수 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그 비결은 다름아닌 리더십이다.
줄리아니가 리더십의 원칙을 잠언처럼 풀어놓은 이 책은 미국에서 2002년 출간되자마자 순식간에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우선순위를 정하라, 철저하게 준비하라, 공동체 의식을 가져라, 위대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으라, 숙고한 후에 결정하라, 약속은 적게 하고 결과를 많이 보여줘라, 굳건한 믿음을 계발하고 이를 공유하라, 줏대를 가져라, 신의를 지켜라, 결혼식은 선택이지만 장례식은 필수다, 불의와 정면 대결하라, 공부하라 독서하라 홀로 배우라, 목표를 정하라, 뇌물은 통할 사람에게만 줘라 등.

누군가 “이러한 메시지는 흔히 듣고 보아온 상투적인 원칙이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그 잠언이 상투적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진솔하고 구체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줄리아니는 전과자였던 아버지에게서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엄한 교육을 받으면서 용기란 무엇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렵지만 어쨌든 그것을 하는 것임을 배웠다.

또 아버지는 그에게 복싱을 가르치며 상대와 맞설 때엔 침착한 것이 중요하고 악의 무리들과는 정면으로 맞서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이러한 예들이 읽는 재미와 현실감을 더해 준다. 줄리아니의 리더십 원칙이 머릿속에서 나온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사실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그렇게 되면 ‘줄리아니가 용감하고 위대한 사람들과 한 팀을 이루어, 팀원들과 신뢰감을 쌓아가면서, 작은 일부터 시작하되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 늘 팀원들을 보호해 팀원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고, 그것을 통해 큰 결실을 맺었다’는 말에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소한 모든 것이 줄리아니 리더십의 원칙이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 ‘뇌물은 통할 사람에게만 줘라’는 대목도 흥미롭다. 줄리아니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이다.
전립선암을 앓고 있었던 줄리아니는 암세포가 퍼질까 두려워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의사 간호사들에게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드러내놓는다는 것에 무척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저 위대한 뉴욕시장에게도 이러한 소심함이 있다니. 그러나 이 책에서 그것은 결코 흠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읽는 사람들의 긴장을 무장해제시켜 편안함과 친근감을 제공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이 책을 유익하게 받아들이려면 줄리아니의 크고 작은 체험을 공유하려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그의 체험에 공감하면 어느새 감동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 감동 속에서 만나는 줄리아니의 리더십. 그리고 차곡차곡 쌓여 있는 줄리아니의 삶과 리더십을 하나둘 발견해 가는 기쁨. 그것이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이다. 신국판 452페이지, 1만 5,000원

[한경리크루트 2003-01] 이광표·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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