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ER MANAGEMENT-어느 곳에서도‘구멍’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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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MANAGEMENT-어느 곳에서도‘구멍’은 있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3.0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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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IOR : CAREER MANAGEMENT


어느 곳에서도‘구멍’은 있다


“방학중이지만 불야성을 이룬 이곳은 대학 도서관입니다.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라고 모 방송국의 기자가 마이크를 들이대자 이런 대답이 나온다.

“취업이 안되서 영어와 자격증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제 취업 시즌도 끝나 가는데 안되면 재수라도 해야죠.”

재취업을 시도하는 중견이나 주부들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래서 그들은 다단계 판매회사나 방문판매업, 보험설계사, 가게점원 등으로 나서고 있다.
7년 내지 10년 전에 아무리 그럴듯한 직장에서 일한 전문 경력이 있어도 지금은 아무 소용이 없다.

반면 한 대학졸업예정자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동시에 합격했다면서 어디로 가는 것이 경력관리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상담을 요청해왔다. 면접에 대비해 상담을 했던 것처럼 그 학생은 상담을 받고 중견기업을 택하기로 확정했다.

고르지 못한 것이 세상이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영어실력과 자격증이 있다고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고 책상 앞에서 재수한다고 내년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시대변화의 흐름을 타는 대책이 필요하다.


고정관념의 틀을 깨자
우선 자격증 따위는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져보자. 우리나라가 자격증 천국이 된 것은 획일주의와 장사 속의 산물이다. 자격증이 걸러내는 수단이 됐던 공채제도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수시·개별채용이 메우고 있다.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공채가 있더라도 규모면에서 수시채용 규모보다 오히려 적어지고 있다.

다음은 책상 앞에서 하는 공부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생각을 한번 해보자. 아무리 공부하고 사회에 나와도 1~2년간 다시 재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탁상 공부를 더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지금은 공채를 하더라도 지식위주의 필기시험은 없다. 인성과 적성 검사 위주다. 시험성적과 입사후의 성취와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상관관계가 높게 나오는 면접에 의존하고 있다.

‘주홍글씨’를 쓴 나다니엘 호돈이 세계적인 작가가 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본업이 세관공무원이었기 때문에 글쓰기에 전념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직장사정으로 사표를 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부인은 그를 위로하기는커녕 축하를 했다.

“축하해요 여보! 이제 당신이 그렇게도 하고 싶어하던 글쓰기만 할 수 있게 됐잖아요.”
그로부터 아홉 달 만에 세계적인 명작 ‘주홍글씨’가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명작이 쓰여질 수 있었던 것은 하고 싶은 일에 전념했기 때문이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작곡한 어빙 벌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태민족인 그는 불행하게도 러시아에서 태어났고 미국으로 추방당했다. 미국에 정착한 그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가진 것이라곤 ‘초등학교 2년 중퇴’란 학벌이 전부였다. 음악을 좋아하기만 했을 뿐 그에게는 악보를 보는 능력도 없었다. 그러나 음악만 하며 살기를 원하는 그에게 그런 것이 장애물이 될 수는 없었다.

그는 악보 보는 법부터 익히며 작곡을 시작했다. 음악에 대한 그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브로드웨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그를 부자의 반열로 올려놓았다.

그가 좋아했던 일을 했기 때문에 그의 열정에 불이 붙은 것이며 그 열정이 불후의 명곡으로 남은 것이다.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이란 관문을 뚫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


1. 공짜로라도 하고 싶은일을 하라

“무보수 인턴사원모집에도 지원자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보도된 모 방송뉴스의 헤드라인이다. 이것을 취업난의 결과로 보도 했지만 나는 그 보도를 듣고 기뻤다. 오랫동안 주장해왔던 것이 먹혀 들어가고 있 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만약 기업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단순 업무를 인턴사원에게 시키면서 아무런 대가도 주지 않는다면 그 기업은 사기극을 벌리는 것이다. 약자를 착취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배워가며 해야 할 정도의 고난도 업무를 시킨다면 대가를 받기는 커녕 교육비를 지불해가면서라도 일을 해야 한다. 그러면 그 대가로 경험과 경력을 쌓게 된다.

그것은 돈을 주고도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통해서만 자신에게 맞는 일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렇게 경험을 쌓아가면서 열성과 자질을 보이게 되면 정식 직원으로 선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취업재수는 하지 말라

재수는 대학 입학시 한번으로 족하다. 취업에서는 쓸데없는 것이다. 공부나 책을 통해 하는 간접경험은 자신의 특성을 확인하는 데는 부족하다. 직접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체험으로 느껴봐야 진정으로 자신을 알 수 있다.

대학교육은 공부하는 방법을 배운 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하자. 몸으로 부딪히며 찾아보자. 만약에 그럴만한 곳이 없다면 친인척 모두를 동원하더라도 청탁을 넣어보라. 무보수로 일할 곳을 찾는다면 청탁이 아니다. 승승의 제안이다.


3. 자신의 주가하락은 걱정하지말라

‘첫 직장이 어디인가는 출신대학이 어디인가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믿음이었다. 그 원칙은 취업대란의 시대를 맞으면서 깨지고 있다. 물론 좋은 평판을 가진(사람훈련을 잘 시키는 것으로 평판이 난) 기업에서 경험을 쌓았다면 금상첨화이다.

그렇다고 대기업만 기다리고 도서관에 머물고 있다면 어리석은 선택이다. 도서관에서 하는 공부보다는 중소기업에서라도 보수가 없다면 무보수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대란 시대에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자신의 경력에 흠이 되지 않는다.


4. 목적에 맞는 일을 먼저 찾아라

일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시작해야 한다. 돈벌이가 목적이라면 내게 맞지 않더라도 보수만 많다면 일할 수 있다.

그러나 아마 그 일에서 성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반면 경험을 쌓는 것이 목적이라면 보수는 잊어버려라. 국영기업 공무원 대기업처럼 조직을 목표로 정하지 말고 영업 기획 연구개발 회계 인사 등 자신에게 맞는 일을 먼저 정하고 그런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일터를 찾아야 한다.


5. 어떤 말을 탈것인가를 계획하라

일터는 타고 갈 말에 불과하다. 한 직장에서 뼈를 묻을 각오를 하는 사람은 없다. 직장경험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나 직장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에 불과하다.

경력관리 계획을 먼저 세우고 거기에 맞는 말을 골라 타야 한다. 자신의 캐릭터와 기업의 문화도 서로 맞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자신과 해당기업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6. 자신에 대해서 철저히 알아라

지원서를 작성할 때나 면접을 할 때 성패는 자신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이를 표현하느냐에 달려있다. 자신의 특성도 아닌 것을 마치 장점인양 팔아봐야 결과는 뻔하다.

면접관이 이미 알고 있으므로 과장된 자기 미화는 도덕성에 흠집을 내게 된다. 기업에서 원하는 사람은 자신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그 특성을 통해 어떻게 기여 할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조금만 노력하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많다. 그런데도 노력을 하지 않는다.


7. 목표기업이나 산업을 정하고 집중하라

면접을 하다 보면 해당 산업이나 업체에 대해 내부직원보다 더 소상히 알고 자신이 왜 필요한지를 설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열성파들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한 기업을 정하기 힘들면 최소한 자신에게 맞는 산업을 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사를 할 수가 없다.

신문이나 뉴스에서 다뤄진 내용은 기본이고 홈페이지나 사보, 내부보고서 등 입수 가능한 모든 자료를 동원해서 자신이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설득할 준비를 해야 한다.


8. 과거는모두 잊어라

하고 싶은 일이라면 학벌과 전공을 잊고 접근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취업하고 나서야 전공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깨닫는다.

일류대학 졸업자라는 자존심도 버려야 한다. 토익 점수가 높다는 사실도 잊어야 한다. 재취업을 원하는 경우라면 ‘옛날의 향수나 보수’도 버려야 한다. 5년 전의 경험도 이미 쓸모가 없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준비가 됐다면 앉아서 기다려서는 안된다. 정성껏 준비한 제안서(지원서라기보다는)를 들고 찾아가서 자신을 팔아 놓으면 기회가 왔을 때 먼저 연락이 온다. 능동성과 적극성은 반드시 보상 받게 된다.

[한경리크루트 2003-02] 하영목·경력관리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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