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에게 최대의 명절로 평가받는 설날이다.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중국인들은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각자의 독특한 문화행사를 가진다. 그중에서도 형형색색의 등불이 밤하늘을 수놓는 등불축제는 단연 으뜸이다.

등불축제는 농경사회에서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등불이 크고 밝을수록 그 해에는 풍년이 든다는 풍습이 전해내려 오면서 축제로 자리 잡았다.
당나라 현종 이후 성문을 활짝 열어놓고 온 동네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화려한 등불 아래 춤과 노래를 즐겼다고 한다.

겨울의 가장자리,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대만이나 싱가포르 차이나타운의 등불축제에 참여하는 것도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대만의 등불축제●Taiwan Lantern Festival 2003
음력 설날 이후부터 15일 사이 대만 곳곳은 붉은색과 황금색 등불로 장식되고 거리마다 대축제가 이어진다. 소신년(小新年)이라고 불리는 음력 15일에는 대만 전지역에서 등불축제가 열린다.

가장 화려한 축제로는 대만 남부도시 까오슝의 애하(愛河) 등불축제, 타이페이의 중정기념당 등불축제, 타이페이현 핑시의 천등제가 있다.
타이페이 다음으로 큰 대만 제2의 도시 까오슝 등불축제는 예술가 학생 민간단체 등에서 만든 수천개의 크고 작은 등불이 애하강변을 따라 전시되며 다채로운 등불에는 중국의 전설, 역사적 인물은 물론 최근의 만화영화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또 매년 그 해를 상징하는 동물이 거대한 등불로 만들어져 화려함을 더하며 올해는 양(羊)형성이 그 자리를 빛내게 된다.

20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핑시 천등제는 매년 천여개의 종이로 만든 등을 하늘로 올려 보내는데 이는 가족의 건강과 풍요로움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대만 최고의 인기축제다.

‘하늘로 날리는 등’이라는 천등은 옛날엔 공명등이라고 불렀다. 이는 삼국시대 제갈공명이 군사적 목적으로 처음 사용한데서 유래한 것으로 등을 하늘로 올려 별을 가장해 적이 별의 형세를 잘못 관측하도록 하여 적을 진압하는데 유리하게 이용했다고 한다.

싱가포르 점등행사
음력 정월을 축하하는 싱가포르의 점등행사는 전체 국민의 77%에 이르는 시민이 중국인임을 실감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군침 도는 달콤한 바비큐 소스의 고기, 기름진 오리요리 등 다양한 싱가포르 음식맛을 경험할 수 있어 미식가들에게는 좋은 여행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때 싱가포르 강 홍빠오 행사와 칭게이 싱가프로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연달아 열려 관광객들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싱가포르 강 홍빠오 행사는 홍빠오강 주변으로 각종 게임과 음식축제 및 오락거리가 벌어진다.

이곳에서 강을 따라 흐르는 범보트 라이드를 타본다면 황홀감에 빠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칭게이 싱가포르는 최대의 거리 퍼레이드를 구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올핸 ‘조화의 바다(Ocean Of Harmony)’를 주제로 바다의 온갖 생물들을 형상화해 거리위의 수중세계를 연출할 계획이다. 그 어느 해보다도 환상적이고 큰 규모로 펼쳐질 이번 ‘칭게이 2003’은 날렵하고 민첩한 움직임이 일품인 사자춤과 바다 장식 등 놓칠 수 없는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한경리크루트 2003-02] 글|유지연 비전투어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