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WOMAN - 김유진 삼성생명 언더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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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WOMAN - 김유진 삼성생명 언더라이터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4.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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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POWER WOMAN


보험업계 이끄는‘국제공인 언더라이터’



김유진

삼성생명 언더라이터


“글로벌 경쟁에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역량을 갖춰야 이길 수 있다”
외국자본에 완전 개방돼 있는 보험회사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전략 수립에 나서면서 인재 양성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전략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보험 업계 전문 자격증 취득이나 현업에서의 활용을 위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삼성생명의 언더라이터(Underwriter)로 활동하고 있는 김유진 대리는 보험회사들의 이러한 글로벌 경쟁 전략을 기반으로 기초부터 탄탄히 자리를 굳혀왔다. 그는 국제 공인 언더라이터 자격증인 ALU를 취득하기까지 무려 4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탄탄한 실력을 갖춘 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언더라이터는 보험인수전문가로 생명보험 계약을 할 때 계약자가 작성한 청약서상 고지의무 내용이나 건강진단 결과 등을 기반으로 보험계약의 인수여부를 판단하는 최종 심사과정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보험회사가 처할 수 있는 각종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김대리의 설명이다. 언더라이터란 보험 계약자의 청약과 보험회사의 승낙이라는 절차를 거쳐 계약이 체결되는데 보험회사가 승낙하는 과정을 언더라이팅(underwriting)이라고 하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언더라이터란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직업이다. 보험금 규모가 큰 손해보험 업계의 경우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언더라이터가 기존부터 있어왔지만 생명보험 업계는 보험인수 전문가만 있었지 언더라이터라는 전문직은 아예 있지도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보험시장이 개방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명보험업계 역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전문 언더라이터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1997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김대리는 입사 1년 만에 언더라이팅 파트에 배치받자마자 운좋게도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언더라이터 국제 인증 자격증인 ALU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해부학, 생리학 등 보험인수 전문가가 다뤄야 하는 모든 분야의 준전문가적 지식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미국의 ALU 총 9개 과정에 대해 99년부터 도전해 무려 4년만인 지난해 국내 7번째 자격취득자가 됐다.

“언더라이팅 업무를 해온 지난 5년 동안 다양한 고객들을 접하면서 좋은 경험도 많이 했지만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뿌듯함을 느끼는 건 ALU 자격증을 얻었다는 점이다. 지금은 ALU 과정을 위한 모든 과정에 대해 회사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지는 않지만 당시에는 비용과 시간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었다”

경력 5년의 고참 언더라이터지만 김대리에게도 삼성생명 입사당시인 1997년에는 언더라이터라는 직업이 생소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에는 박리다매형 보험상품들을 주로 판매하던 생명보험회사에서 전문 언더라이터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여의 신입사원 코스를 마치고 현업 배치가 시작되었을 때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과연 어떤 업무를 택해야 향후 유망 직종이 될 것인가. 마침 회사의 언더라이터 육성 방침에 따라 이곳저곳 수소문을 통해 알아본 결과 꽤 괜찮은 업무라는 매력을 느끼고 지원했다.
전체 400여명의 신입사원 중 7명을 선발하는 언더라이팅 파트에 지원해 처음 2개월 동안 의무실 교육을 받으면서 새로운 흥미를 느끼게 됐다.


이젠 해외 진출이 목표
“의학, 재무지식 … 너무 재미있어요”
행정학 전공자로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의학 분야의 지식을 알게 되니 매일 매일의 업무가 새로왔던 것이다. 언더라이터에게 있어 의학지식은 가장 기본이 되는 필수조건이다.

보험계약자가 제출한 건강진단이나 재무상태 등에 대해 철저한 심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의학지식과 함께 생리학 병리학 해부학 등 좀더 세부적인 지식, 그리고 심전도 판독, 종합신체검사 항목 등까지도 모두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물론 보험회사의 언더라이팅 파트에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의들이 있기는 하지만 몇 명의 의사가 전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뿐 아니라 언더라이터들은 계약과 관련한 상법지식, 재무제표 등도 모두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미국의 ALU 과정이 해부학, 생리학, 재무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9개 과정으로 구성돼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같은 탄탄한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매번 업무를 수행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김대리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위험천만한 사건이 하나 있다. 20억원의 종신보험에 가입하려는 계약자가 제출한 재무 관련 문서에서 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었는데 자료를 조사하던 도중 금융거래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됐던 것.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고 추가 자료 제출을 계속 요청해보니 결국 모든 재산 관련 문서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결국 이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김대리는 “모든 계약자에 대해 이처럼 철저한 자료 조사를 하는 건 아니다”며 “평균적인 법적 한도 내에서 조금 위험하거나 덜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대개 계약자가 제시한 자료만으로 보험회사는 계약을 승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하루 평균 검토하는 의학적 진단심사는 하루 평균 100여건, 계약서는 200여건에 달한다. 게다가 다른 회사와는 달리 8시 출근인지라 업무량도 그리 만만치 않은 편이다. 하지만 남편 역시 같은 회사에서 만나 결혼한 덕에 일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 욕심을 부릴 수 있어 지난해 ALU 자격증 취득에 이어 올해 또 다른 일에 도전해볼 계획이다.

그녀가 무엇보다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분야는 외국어이다. 영어야 대학 재학시절 1년간의 해외 어학연수를 통해 탄탄한 실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최근 회사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태국에 이어 중국 시장이 새로운 진출 분야로 계획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로서 필요한 기반은 닦았으니 이제 또 다른 업무를 해보고 싶다. 굳이 해외 진출이 아니더라도 외국어는 필요하다는 생각에 올해부터 다시 한 번 기초를 탄탄히 하는 차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사실 우리 회사 언더라이터는 해외 전문가들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국내 시장만 바라본다면 너무 좁지 않은가. 기회만 된다면 해외 시장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여기 덧붙여 또 하나의 바람은 국내에도 전문적인 언더라이터 양성기관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회사의 지원으로 ALU 자격증을 취득한 덕에 최근에는 8시부터 후배들을 대상으로 한 언더라이팅 강의를 사내에서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능하면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언더라이팅 전문 교육기관이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아직까지도 이런 분야에 대해 열악한 상황으로 후발 보험사들은 언더라이팅 기법조차 모르고 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렇다보니 사내에서 양성하는 인력이 전부다. 가능하다면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골고루 나누고 싶다”

회사내에서 이미 ALU를 취득한 선배들로부터도 지난 4년간의 준비기간 동안 많은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혼자 공부하기에는 그녀로서도 벅찼던게 사실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언더라이터로서 국내 보험업계를 리드하는 그녀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한경리크루트 2003-03] 김지향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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