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취업지원 현황 조사-내게 취업을 맡겨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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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취업지원 현황 조사-내게 취업을 맡겨 봐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5.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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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Ⅰ : 대학별 취업지원 현황 조사


내게 취업을 맡겨 봐


학생들의 취업 문제에 수수방관하던 대학들이 술렁이고 있다. 이전까지 입학홍보에만 열을 올릴 뿐 취업을 학생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던 대학들이 ‘취업률이 곧 대학 경쟁력’ 이라는 사회적 화두 속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것.

그 실질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것이 대학 취업지원실 혹은 취업보도실이다. 대학 조직구성에 따라 취업센터 진로지원팀 사회진출팀 등의 명칭을 사용하며 조직과 인적구성도 다양하다. 고려대와 이화여대의 경우 취업정보센터, 성균관대학교는 취업 및 부업 정보센터, 아주대 사회진출팀 등이다.

취업지원실의 주된 업무는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들의 직업보도 및 기업체 추천에 관한 업무, 취업정보 제공과 취업특강, 진로설정 교육 등이다.
또한 학생의 취업현황을 파악하고 취업을 위한 자격증 교육, 취업기회 확대를 위한 실습활동 지원 등에 관한 업무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한 책임 서비스 개념으로 졸업자에 대한 데이터관리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전문적으로는 상담 직원을 둬 학생들과 직접 면담을 통해 진로지도를 해주거나 사업을 하고 있는 동문들과 연계시켜주는 일까지 맡는다.


이전의 취업지원실의 위상은 오래도록 덜 중요한 부서로 인식돼 왔다. 기업이나 정부 부처로 따지면 한직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학의 행정업무가 신입생 유치와 재학생들에 대한 업무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제 졸업하고 학교를 떠날 학생들에게는 소홀할 수 밖에 없었던 것.
또한 독자적인 취업지원실의 구성이나 재정적, 인적자원의 부족으로 취업률을 높힐 수 있는 아이디어가 사장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취업지원실의 역할이 강조된 것은 단연 IMF 이후 취업과 진로지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국대 취업지원실의 권용석씨는 “IMF 이전에는 졸업만 시키면 취업은 당연히 알아서 할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취업지원실은 기업 추천서를 나눠주는 곳 정도로 생각했죠. 그러나 최근에는 취업지원실의 전담 직원도 늘리는 등 변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한다.

매년 열리는 대학 취업지도자 협의회에서는 대학들이 시행하고 있는 취업지원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잘 된 사례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벤치마킹의 장이 되고 있다. 여전히 대학 당국의 인식부족으로 인해 하소연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낳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높다고 한다.

건국대학교 취업지원실

“건국엘리트프로그램으로 취업률 상승효과”
건국대 취업지원실에서 실시하는 특징적인 취업프로그램은 ‘건국엘리트프로그램’이다. 올해로 제3기를 맞는 건국엘리트프로그램은 1기 수료생을 배출한 이후 수료생들의 교육 만족도와 취업률에서 대단히 성공적이었으며, 프로그램 수료생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현재의 많은 대학들이 이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유사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많은 학생들이 “엘리트프로그램을 거치면 취업이 된다” 는 인식을 할 만큼 이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실제로 1기와 2기 수료생은 국내 대기업과 주요 대기업, 공기업 등에 100% 취업을 했고, 3기는 현재까지 83.6%가 취업했다. 이 수치도 올해 상반기 공채가 끝나면 훨씬 높아질 전망이다. 이렇듯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 이유는 세가지이다.

첫째, 엄선된 소수정예 학생들이 참가한다는 것이다. 엘리트프로그램의 기본 참가 자격은 B+ 이상의 학점에 참가지원서, 자격증, 토익 점수에 면접까지 본 후 결정된다. 인원도 130명 안팎이다. 이런 점에서 처음부터 우수한 학생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취업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취업지원실 권용석씨는 “자체적으로 경영대 학생들을 조사해 본 결과 학점과 토익점수가 같은 학생들의 경우 프로그램 수료자와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취업 결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엘리트프로그램이 우수한 학생들의 집합체가 아니라 체계적으로 관리된 프로그램을 통한 결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고 말한다.

둘째,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스터디 구성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경우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영역에 다라 그룹을 만들게 된다. 따라서 프로그램이 끝난 후 결성되는 취업 스터디 그룹은 서로 취업정보를 공유하고 실전면접 등을 함께 준비하면서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아디다스 코리아에 입사한 김성욱씨는 “엘리트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 마케팅과 외국계 회사에 관심 있는 스터디 멤버들을 만났고 그들과 함께 취업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고 전한다.

셋째, 철저한 관리이다. 여타의 취업특강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선택해 강의를 듣는 방식이나 엘리트프로그램은 지정좌석제를 적용했다. 그리고 2번 이상 결석을 할 경우 프로그램 수료증을 주지 않는 등 관리가 엄격하다.
또한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취업지원실에서 학생 개개인을 관리하면서 취업을 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 권씨는 “인원을 더 늘리자는 의견이 많아도 수백명의 학생들을 한꺼번에 관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130명을 넘기지는 않을 겁니다” 라고 말한다.

건국대의 경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지원실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트프로그램 시행 후 학생들의 취업지원실 이용률도 높아졌고 매년 실시하는 취업주간에 대한 호응도도 훨씬 높아진 편입니다. 취업특강 마다 강의실이 가득가득 차니까요.”
잘 체계화된 하나의 취업프로그램을 통해 여타의 취업프로그램까지도 상승작용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 취업정보실

체계화된 노하우로 한발 앞서간다
경희대 취업정보실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성공적인 프로그램은 다른 대학으로 전파시키는 전도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취업 스쿨개설, 사이버 토익강좌 시작, 상담전문가 배치, 전문화된 취업지원실 등이 그것이다.
취업스쿨은 취업준비와 경력개발, 진로지도 등에 대한 10개의 과목을 개설해 매학기 학생들에게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교과목들은 ‘진로설정 및 경력개발’ ‘프리젠테이션 기법’ ‘여성 직업론’ ‘성공학’ 등 재학생들이 진로설정과 경력개발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과목들이다. 각 2학점씩이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겸임교수로 초청한다.

한국토지신탁에 입사한 김재영씨는 “3학년 때 ‘진로설정 및 경력개발’ 이라는 과목을 듣고 제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 본격적으로 경력개발 등 취업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이 과목들은 서두르지 않으면 금방 마감이 되는 ‘인기과목’이 된지 오래다.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재미도 있고 학생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은 편입니다.”

‘넷토익(Net- Toeic)’도 경희대가 제일 처음 시행한 사이버 강의다. 인터넷으로 진행되는 ‘넷토익’은 토익공부를 보다 편리하고 체계적으로 학습 할 수 있도록 해 취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한 학기동안 토익 강의를 듣고 평가시험을 실시해 일정 점수 이상 취득한 학생들에게 취업스쿨과 동일하게 2학점을 부여하고 있다. 취업스쿨과 넷토익 모두 실제로 학점이 인정되기 때문에 학습동기 부여 측면에서 효과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경희대 취업정보실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취업전문 상담가가 상주하면서 학생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학행정 직원이 상담업무까지 맡고 있는 것에 비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상담이 가능하다는 평가이다.
취업스쿨 강의를 겸임하고 있는 경력개발 전문가인 이종구 박사는 하루에도 4~5명씩 개별 면담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지도를 돕고 있다. 취업정보실 인력 역시 전문화돼 있어 한 부서에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취업전문가’가 되도록 하고 있다.

취업정보실의 한상백계장은 “우리대학은 비교적 빨리 취업지원 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준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며 현재 많은 대학들이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발 앞서 인식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혜택은 순수하게 학생들의 몫이 되고 있다.


한양대학교 취업지원팀

학교 채용 상담실 운영 활발
한양대학교 취업지원팀은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재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취업특강과 여학생 취업특강 등을 제공한다. 특징적인 프로그램으로는 학교 채용 상담실의 상시 운영, 여학생 취업 특강, 개별 면접준비, 취업대표학생제 운영 등이다.

학교 채용상담실 운영은 다른 대학에서도 많이 운영되고 있지만, 한양대 만큼 연중 상시적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한양대 취업지원팀의 사재욱씨는 “매년 200여개의 업체가 참가합니다. 두세달 전에 미리 신청하지 않으면 상담실을 이용하기가 힘들만큼 기업체의 호응이 좋은 편입니다”라고 말한다. 기업체의 인사 담당자가 직접 나와 학생들과 면담을 하는 채용 상담에서 기업은 그들이 원하는 인재를 찾고, 학생들은 기업정보를 직접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과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6년 이상 취업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담당직원이 직접 진행하는 실전면접도 인기다. 기업의 성격에 맞는 질문과 면접방식을 가지고 개별 학생당 2시간 이상씩 모의면접을 하는 방식이다.
LG카드에 입사한 김영기씨는 “취업지원실에서 실시하는 실전면접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이라는 것이 생각과 실전이 많이 틀려서 막상 면접관들 앞에서는 말을 잘 못하게 되는데, 실전과 비슷한 면접 연습을 해 봤기 때문에 면접을 볼 때 당황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밝혔다.

취업대표학생제도는 학과마다 과대표가 있는 것처럼 매학기 4학년을 대상으로 지원을 받아서 취업을 위한 대표학생을 뽑는 제도다. 이렇게 취업대표가 된 학생은 취업지원팀과 학생들을 위한 ‘다리’ 역할은 한다.
즉 취업지원팀의 프로그램을 알리고 참가를 유도하는 일, 또 학생들로 부터 수렴한 의견들을 취업지원팀으로 모아주는 일 등이다. 사재욱씨는 “우리학교 취업지원팀은 매학기 학과 취업간담회를 개최합니다. 이런 간담회 자리에서는 각 학과의 특성에 따라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고민을 들을 수 있고, 그 문제점을 찾고자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학과취업간담회 역시 취업대표학생제를 운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기존의 취업지원실이 학생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라는 방식이었다면 60여명의 취업대표학생들을 통해 직접 듣는 취업의 고민거리는 생생할 수밖에 없다.

여학생을 위한 취업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아직까지도 여학생들의 입사를 많이 꺼리는 편이기 때문에 여학생들이 뚫을 수 있는 특정분야- 항공기 승무원, 비서 등에 대한 전문 강좌를 마련하고 전용게시판도 운영하고 있다.

“우수한 여학생들이 대기업 공채에서 밀려나는 현실을 보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 학생들을 위해 돌파구를 마련해 주고자 하지만 학교만의 고민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요.” 여학생 특강은 반응이 좋아 앞으로는 점차 확대 개편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양대학교 취업지원팀의 특징은 무엇보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학생들에게 다다가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서강대 취업정보과

사람냄새 나는 온라인 공간
서강대 취업정보과는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다는 평가가 높다. 학생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학습강도가 높기로 소문 난 서강대의 특성을 그대로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서강대 취업정보과의 자랑은 오랫동안 탄탄히 쌓인 취업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취업정보과 혼자만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사이트를 이용하는 재학생, 동문, 그리고 취업정보과가 함께 만들어 낸 결실이다.

타 대학과 비교되는 또한가지 특징은 장애학우를 위한 특별 취업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기업은행에 근무하고 있는 김탁씨는 취업지원실을 ‘사랑방’이라고 표현한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으면 생각이 나는 곳입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선후배나 동문들에게서 듣는 취업조언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서강대 취업정보과 온라인 사이트에는 먼저 입사한 선배들이 꼼꼼히 올려 놓은 기업정보가 가득하다. 실제로 입사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유용한 정보들, 면접 수기 등은 재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선배들의 도움을 많은 후배들 역시 취업 후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는 일이 당연시 되는 것.

취업정보과의 유희석씨는 “우리학교 학생들이 오프라인에서는 다소 개인주의적이고 무뚝뚝한 것 같지만, 온라인에서는 오히려 더 가족 같은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라고 말한다. 취업정보실이 선후배 사이를 연결해주는 구실을 하게 되는 이유다.

또 하나의 학생서비스는 바로 ‘장애학우 취업특강’ 이다. 소수이지만 특히 취업에 있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장애학우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장애인근로복지공단 등에서 학생추천 요청이 오면 학생을 소개시켜주거나 직접 기업의 장애인 채용을 알아보기도 합니다.”

유희석씨는 취업정보실의 역할에 대해 다시 ‘기본’을 강조했다. “고객서비스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사이트에 올라오는 아무리 사소한 질문에도 일일이 다 답변해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객 서비스의 관점
문제는 소위 사회에서 인정하는 잘나가는 대학이냐 그렇지 못한 대학이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내기위해 대학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는 곧 시스템으로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잡아가는 데 어떤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또한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가의 하는 것이다.

직접 취업지원실 탐방을 했던 경희대, 서강대, 건국대, 한양대의 경우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수요자인 학생과 기업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경우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학생들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프로그램, 스스로 진로설정과 경력개발에 마인드를 심어주는 프로그램, 또한 동문과 재학생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 등이다.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자(학생)들은 가뭄에 단비를 맞는 것처럼 반갑고 고마운 마음일 수밖에 없다. ‘취업을 하려면 취업지원실을 찾아라’ 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의 고객만족도가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한경리크루트 2003-04] 김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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