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페이스-어윤대 고려대학교 총장
상태바
캠퍼스 페이스-어윤대 고려대학교 총장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6.10 18: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EOPLE : 캠퍼스 페이스


“제2의 건학역사를 쓰려 합니다”



어윤대

고려대학교 총장


2005년 개교 100주년을 맞는 고려대학교가 신임 어윤대 총장을 중심으로 세계 대학으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1967년 본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모교에서 강의를 해왔으며 한국금융학회장과 공적자금관리위원 한국경영학회장 등을 지냈다.
또 IMF라는 경제 환란의 한가운데서 초대 국제금융센터 소장을 역임한 국제금융의 대가이기도 하다. 어총장은 최고의 민족 사학으로 성장해온 고려대를 앞으로 세계 속의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밝히며 이를 위한 총체적인 시스템 개혁을 주창했다.


인터뷰 전 영국 런던대학 부총장과 인재교류에 관한 미팅을 마치고 나온 어윤대 고려대학교 총장은 첫마디에 “체력이 좋은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대학 총장은 최고의 육체노동자”라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는 취임 초기 바쁜 일정을 의욕적으로 소화해 내고 있음이다.

“2005년 개교 100주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고려대가 세계 속의 대학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시스템 개혁을 통한 국제화를 추진할 것입니다.”
시스템 개혁이란 교육개방을 앞둔 시점에서 거대 자본과 선진교육시스템을 무기로 하는 외국대학과 경쟁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는 일을 말한다. 어총장은 지금까지 총장에게 집중됐던 대학 권력을 가능한 단과대학 학장들에게 이양해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쥐어주고자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소비자 중심의 대학경영은 필수입니다. 대학을 나온 인재를 흡수하는 것이 기업이라고 볼 때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인재교육을 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국제적 감각을 지닌 학생들이 전세계 유수의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새로운 교육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글로벌한 인재양성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는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 어총장은 임기내 강의의 30%를 영어로 실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캠퍼스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글로벌 인재의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국제화 핵심은 커뮤니케이션 능력
“기존의 강의는 그대로 진행될 것입니다. 그러나 올 2학기부터 새로 임용되는 교수는 모두 외국어로 강의를 해야 합니다. 매년 60명씩 4년 후면 240명의 교수가 영어강의를 진행하게 되고 학생 역시 영어로 수업에 임해야 합니다. 물론 국문과나 기타 외국어 학과는 예외입니다.”

고려대는 이미 지난해 캐나다 명문대학인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UBC)과 공동으로 그곳에‘KU-UBC’생활관을 준공해 국제화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해마다 2, 3학년 학생 100명을 선발, 그곳에 보냄으로써 국제적인 수준의 교육환경을 접할 수 있으며 공동학점인정으로 어학연수와 정규교육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고려대는 또 매년 80여명의 학생들이 외국 현지 진출 기업체에 가서 직접 체험을 해보는 국제인턴십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학 세계화에 전진 기지 될 터
대학 특성화 방안과 관련해 어총장은 한국학의 세계화 추진과 과학고대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학의 세계화는 다시 국내의 학문적 업적을 세계에 알리는 것과 기존의 학문을 한국적 가치관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어총장은 우리만의 가장 큰 경쟁력은 결국 한국학 관련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현재 한국 인문사회과학 연구센터를 통해 한국학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또 인문과학을 토대로 경제 법 의학 등을 포함한 학문을 한국적 가치관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이 분야에서 고려대가 가장 빠른 시일내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한국학이라는 세계 정상의 학문을 보유함으로써 대학의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너지 효과를 다른 학문으로 전파시킴으로써 모든 학문수준을 세계 정상급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와 함께 어총장은 과학고대를 내세우며 지금까지 다소 소외됐던 자연과학분야의 위상을 제자리로 올려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자연과학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육성으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 정도의 기틀을 다질 방침이다.
그는 고려대를 모든 사람에게 개방해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국적이나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폭넓게 등용하며 특히 외국 석학 유치에 힘을 쏟을 생각임을 내비쳤다. 또 연구자료와 시설들도 외부에 널리 개방해 고려대가 명실상부한 학문의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초 9명의 여교수를 임용해 세간의 주목을 끌기도 했던 어총장은 앞으로도 교수 숫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그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소프트웨어적 시스템 개혁과 함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하드웨어적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3월 완공한 중앙광장은 고려대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
중앙광장 지상에는 분수와 잔디광장이 있고 지하에는 24시간 열람실과 편의점 유학원 페스트푸드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행정부서를 한곳에 모아놓았다. 지하 2, 3층에는 차량 1,0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시설을 마련해 국내 최초로 지상에서는 차가 없는 캠퍼스를 만들었다. 이 중앙광장은 자연계 캠퍼스 내에도 같은 규모로 신축될 예정이다.

중앙광장과 함께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될 것은 100주년 기념관이다. 600억원을 들여 지난해 착공해 오는 200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기념관은 6,500평 규모에 박물관과 디지털 도서관 등 최첨단 교육시설을 갖추게 된다.
“재단 차원에서 100주년 기념사업과 관련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중앙광장, 100주년 기념관 건립은 궁극적으로 2005년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과정입니다.”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는 길
미국 대학의 경우 재원의 80% 이상이 기부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그에 비교할 만한 상황이 못되며 기부금은 대부분 기업을 통해 확충하고 있다. 이에 어총장은 작금의 어려운 국가경제 속에서도 대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 동문과 기업이 모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다. 즉 대학 교육의 질적 발전을 통해 기업과 사회에서의 기여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어총장은 시스템 개혁을 통한 세계 수준의 대학진입과 이를 위한 체계적인 국제화 추진 및 하드웨어적 인프라 구축 등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여름 과장급 이상 120명의 교직원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그의 생각을 다른 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는 “말로만 국제화 세계화 시스템 개혁을 외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점을 눈으로 보고 느끼고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려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면 우직하게 조직에 충성한다는 말을 듣는다”며 “여기에 국제적인 감각과 매너를 갖춘 스마트한 인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족의 대학에서 진정한 세계의 대학으로 거듭 태어나는 제2의 건학역사를 준비하는 어윤대 총장. 그를 통해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하는 고려대학교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한경리크루트 2003-05] 김덕화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