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한국인-조일훈 한양무역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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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한국인-조일훈 한양무역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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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6.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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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세계 속의 한국인-조일훈 한양무역 사장


한국식품 맘껏 먹게 만든 1등 공신



조일훈

한양무역 사장


해외로 이민을 가면 쌀밥도 김치도 못 먹고 매일 빵과 고기만 먹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그런 시절이 있었다. 얼큰한 김치와 구수한 된장찌개가 먹고 싶어서 고국 생각이 더욱 나던시절.
하지만 이제 세계가 한 지붕 안으로 들어오면서 이같은 일은 옛날 이야기가 돼버렸다. 시드니에 사는 한국 사람들도 그렇다. 현재 시드니에는 4만여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는데, 한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는 예외 없이 한국 식품점들이 있어 전혀 불편함을 못 느낀다.

시드니 한인들이 한국 식품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된 데는 한양무역 조일훈 사장(55)이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그는 87년 시드니에 한양무역을 설립해 17년 동안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지에서 1,500여종의 식품류를 수입, 호주 전역 및 동남아 시장에 공급해 오고 있다.

한양무역은 최근 5년 동안에만 미화 1,000만 달러어치의 식품을 수입해 호주 한인들은 물론, 호주인 및 호주 이민자들에게 공급함으로써 한호 양국 교류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및 장애자올림픽 때에는 각 올림픽조직위원회에 8톤에 달하는 한국 김치를 공급, 세계 각국 선수단 및 관계자들에게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호주 현지시장 개척을 위해 호주 최대의 쇼핑센터인 콜스(Coles)에 한국 식품들을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한호상공인연합회 회원 및 호주 최초의 한인 은행인 벤디고한인은행 창립이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1위 업체 한양무역
조사장은 지난해에 그동안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인정돼 한국정부로 부터 무역의 날 산업포장을 받았고, 이보다 앞서 재외동포재단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77년 시드니로 이민을 왔다.
초기 이민생활이 다 그러하듯 그도 청소에서부터 시작, 접시닦이, 용접, 건축 등 이른바 막노동을 8년여 동안 했다. 그러던 그가 85년 시드니에 최초의 한국 식품점을 열었다. 지금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가장 많은, 호주 내 대표적인 한인타운 중 하나가 된 스트라스필드에서였다.

당시 스트라스필드와 인근 지역을 통틀어 한인 가구 수가 몇십 세대밖에 안 되던 시절이었기에 주위의 만류도 많았지만 그는 한국 식품점 설립을 강행했다. 그렇게 탄생 한 것이 ‘한양식품’이었다. 주중에는 호주인을 대상으로 일본 제품을 팔고 주말에는 한인에게 한국 식품을 팔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같은 그의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입에서 입으로 소문을 전해들은 한인들이 주일 예배를 마치고 나면 한국 식품을 사기 위해 몰려들었고, 놀랍게도 그는 일요일 단 하루 동안 일주일치 매상을 올리곤 했다.

조사장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직접적인 교역을 통해 한국 식품들을 본격적으로 들여오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해서 87년 탄생된 것이 ‘한양무역’이었다. 한양무역의 수입품목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지에서 들여오는 식품류 일체가 주종을 이루는데 라면, 음료, 과자, 장류, 캔류, 국수류, 냉동제품, 신고배 등 1,500여종에 이른다. 한국에서 1,100여종, 일본에서 400여종, 중국에서 10여종의 물품을 들여온다.

최근 얼마 전부터는 ‘아씨’ 브랜드를 통한 한인시장 및 호주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이 브랜드는 현재 호주는 물론 전 세계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에서도 롯데, 삼립, 대림, 오뚜기 등 굴지의 기업들이 ‘아씨’ 브랜드를 통한 수출자 OEM 방식 제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앞만 보고 달리면 꿈은 이루어진다
현재 호주에는 한양무역과 유사한 업종의 회사들이 모두 8개 있다. 한양무역은 그들 중 자타가 공인하는 1위 업체이다. 2위 업체와의 규모 차이만도 30%가 넘는다.
한양무역이 공급하는 식품들은 언제나 안전하다. 가격도 품목에 따라서는 오히려 한국 시장보다 저렴한 것들이 많다.

조사장은 5년 전부터는 호주 시장을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호주 한인동포 시장의 한계성을 극복하는 동시에 호주 내에 한국 제품들을 좀더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해서였다.
4년 전부터는 한국산 ‘신고 배’를 호주에 들여오고 있다. 뉴질랜드 산을 제외하고는 생과일 수입이 일절 허용되지 않던 호주에 그가 5년여의 시간을 들여 이뤄낸 쾌거였다.

한국 식품들 중 수입이 금지된 품목들은 아직도 많다. 쇠고기가 들어간 제품, 심지어는 ‘쇠고기 다시다’까지도 일절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영국에서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고 발표된 간장도 그러하다. 하지만 조사장은 납득할 만한 금지 이유가 있지 않은 제품들에 대해서는 얼마의 시간을 들여서라도 점차 그 벽을 허물어뜨릴 각오를 갖고 있다.

한양무역은 현재 시드니를 비롯, 멜버른, 애들레이드, 퍼스, 골드코스트, 브리즈번 등 호주 전 지역을 커버하고 있다. 일본,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지역 교류도 활발히 증진시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조사장은 따뜻하고 정겨운 한인사회 건설에도 작은 힘이 되고자 노력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호주사회를 포함한 병원이나 각종 시설 등에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벌여오고 있으며, 한인사회의 각종 행사 지원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흔히들 호주를 기회의 땅이라고 일컫는다. 그는 지금도 가끔 낯선 이국땅에서 혼자 청소, 식당, 용접, 건축 등 막일하던 20여년 전을 떠올린다. 고되고 힘든 시간들의 연속이었지만 그에게는 꿈과 희망이 있었기에 늘 즐겁고 건강할 수 있었다.
“뒤 같은 건 돌아보지 말고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목표점에 도달해 있게 됩니다. 남들 다 하는 것, 나라고 왜 못하겠습니까?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 귀찮아하고 지겨워하면 안됩니다. 이왕 하는 것,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한경리크루트 2003-05] 김선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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