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엑스맨2>-‘강하게 빠르게 현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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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스맨2>-‘강하게 빠르게 현란하게’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6.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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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CULTURE : 영화 <엑스맨2>


‘강하게 빠르게 현란하게’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누군가가 대통령 암살을 시도하고, 여론이 범인으로 ‘엑스맨’을 지목하면서 돌연변이들은 수세에 몰린다. 이에 ‘안티 돌연변이’의 우두머리 스트라이커 장군(브라이언 콕스)은 ‘엑스 맨션(X-Mansion)’을 포위, 공격한다.

잠깐! 스트라이커는 울버린(휴 잭맨)의 가공할 내골격형(?) 파워를 커스터마이징한 장본인이다. 한편 천신만고 끝에 감옥을 탈출한 매그니토는 위기에 처한 사비에 박사를 구출한 후 자신과 함께 인간과의 전면전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

결국 엑스맨은 ‘생존’을 위해 매그니토와의 연대를 선언한다. 그 와중에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방랑하는 ‘울버린’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해진 돌연변이계에서 남다른 활약을 펼치는 것은 당연지사다.

엑스맨이 돌아왔다. 돌아온 <엑스맨>은 전편보다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 시리즈 영화에서 1편의 역할이 캐릭터와 스토리 설명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굳이 ‘속편의 법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전편에 비해 한층 스피디하고 화려해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

업그레이드 엑스맨이 2편에서 대적할 적은 인간. 더 이상 ‘동류’가 아니다. 전편에서는 친인파(엑스맨) 대 반인파(매그니토)로 나뉘어 불꽃 튀는 혈전을 벌였던 돌연변이들은 2편에 이르러 자신들의 존재근거를 위협하는 인간들에 맞서 일시 휴전 및 연대에 돌입한다.

이들의 투쟁은 인간을 멸망시키겠다거나 지구를 지키겠다거나 하는 사악한 심성이나 거창한 사명의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돌연변이들의 연대는 오로지 생존을 위한 것.

이들은 ‘돌연변이’라는 레이블을 붙여 또 한번의 홀로코스트를 자행하려는 인간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수성을 위한’ 전쟁을 선포한다. 오로지 생존을 위한 것이기에 이들의 폭력은 다른 슈퍼히어로들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처절하다.

‘살아남기 위해’라는 절체절명의 목적 앞에서 선과 악의 구별은 또한 모호해진다. <유주얼 서스펙트>로 인상적인 데뷔식을 치른 ‘선댄스 키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전편에 이어 2편에서도 메가폰을 잡았다.

전편에 이미 속편을 대비한 복선을 차분하게 깔아놓았던 브라이언 싱어는 2편에서 액션과 비주얼뿐 아니라 멜로에도 공을 들였다. 3년새 눈부시게 진일보한 테크놀로지가 원작 팬들의 기대를 한껏 모았으나 안타깝게도 1편에서는 실현하지 못한 ‘데인저 룸(Danger Room: 돌연변이 트레이닝 룸)’을 구체화시키는 동안, 브라이언 싱어는 1편에서는 뉘앙스만 풍겼던 각 캐릭터들간의 애정구도를 좀더 확립해 놓았다.

그의 말을 빌자면 “1편의 주인공들이 전화번호만 주고받는 수준이었다면 2편에서는 본격적인 데이트를 즐기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전편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철학적 사유(자기 정체성, 선과 악, 그 모호한 경계 등) 에 엑스맨들의 사랑이야기까지 더해진 <엑스맨2>는 1편에 비해 한결 짜임새 있어졌다는 게 중평이다.

2000년 당시에는 비교적 무명(?)이었던 배우들(할 베리, 이언 맥캘런, 휴 잭맨 등)은 그간 <몬스터볼> <반지의 제왕> 등으로 초특급 스타로 거듭났다.
1편 촬영 당시 속편까지의 출연 계약을 한꺼번에 한 까닭에 이제는 좀처럼 모이기 힘든 일급 배우들을 저렴한 개런티로 캐스팅했다고 하니, 그들의 연기를 한자리에서 감상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감독 : 브라이언 싱어
주연 : 패트릭 스튜어트, 휴 잭맨, 할 베리, 이언 맥캘런, 안나 파킨
개봉예정일 : 2003년 5월 1일

[한경리크루트 2003-05] 조영주·조이씨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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