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휴가 여행지에서 보내는 나만의 색다른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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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휴가 여행지에서 보내는 나만의 색다른 체험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8.0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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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IAL REPORT : 이색 휴가 여행지 4선


이색 휴가 여행지에서 보내는 나만의 색다른 체험


이색 여행 - 제주 오름 트레킹

제주를 한두 번 다녀온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제주에서 볼 것이 없다 한다. 용두암, 산굼부리, 성산 일출봉, 섭지코지 등 관광명소라는 곳이 으레 그렇듯이 한 번만 보고 나면 다시 가고픈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제주에는 숨겨진 볼거리가 무척 많다. 그 가운데 단연코 으뜸이라 할 수 있는 것은 386개나 되는 오름들이다. 오름은 기생화산을 부르는 제주말. 산처럼 또는 언덕처럼 생긴 제주 고유의 화산지형이다.

성산 일출봉이나 우도의 가장 높은 곳인 우도봉, 영화 ‘이제수의 난’의 배경이 된 아부오름, 송악산, 산방산 등도 모두 오름이다. 이렇듯 이름난 곳 외에도 동네 사람들만 아는 작은 오름까지 제주 전역에 흩뿌려져 있다.

성산 일출봉이나 우도봉 같은 곳은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지만 오름의 위치나 길을 잘 아는 사람을 동반하는 게 좋다.
오름을 비롯해 제주의 오지를 찾아가는 트랙제주의 고경완씨와 함께 다랑쉬 오름을 올랐다. 제주말로 ‘달’이라는 의미로 바로 곁에는 ‘작은 달’인 아끈 다랑쉬가 나란히 솟아 있다. 가파르고 좁은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도착해 보니 놀랍게도 가운데가 움푹 꺼져 있다.

다랑쉬처럼 정상에 움푹 들어간 화구가 있는 원형 오름이 있는가하면 일반 산처럼 생긴 원추형, 말발굽형, 복합형 등 오름 모양새도 가지각색이다.
오름은 대부분 사람들의 손을 타지 않아 풀도 제멋대로 자라고 작은 동물들이 깃들어 살기도 한다. 오름 가장자리를 따라 한 바퀴 돌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높은 지대에 오니 그저 언덕인줄 알았던 주변의 오름들이 제대로 모양새를 드러낸다. 둥글둥글한 오름들이 겹쳐져 그려내는 원경이 순한 짐승이 누워 있는 것처럼 아늑하다.

tips : 트렉제주를 이용하면 체력과 시간에 맞는 오름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혼자서 시도해 보고 싶다면 아부오름처럼 잘 알려진 곳을 택하는 게 좋다. 트렉제주 064-759-9300 www.trekjeju.co.kr


오지 여행 - 삼척 덕풍계곡

덕풍계곡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면 그는 분명 국내 웬만한 산들은 모두 섭렵한 등산가거나 트레킹 마니아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덕풍계곡 근처에서 태어난 사람일 것이다. 멀고, 깊어서 그곳까지 들여다본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

서울을 기준으로 적어도 5시간, 아니 그 이상은 투자해야 덕풍계곡 입구에 닿는다. 길은 줄곧 계곡과 함께 이어지는데 물을 건넜다가 되건너기를 너덧 번 반복해야 한다. 좁고 험하던 계곡 길을 최근 말끔하게 포장돼 지금은 쉽게 들어갈 수 있다.

길 끝에는 덕풍마을이 기다린다. 행정상 이름은 삼척 가곡면 풍곡1리. 덕풍계곡에 둥지를 튼 자그마한 마을이다. 불과 예닐곱 가구가 마을을 이룬다. 사람들은 약초나 산나물을 캐고 작은 밭을 일구며 살아간다.
계곡은 마을에서부터 제3용소까지 6km 정도 뻗어 있다. 이곳을 지나면 응봉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나오고, 산을 넘으면 울진 백암온천 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바로 계곡을 따라난 등산로가 시작되는데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곳에서 피어난 들꽃들이며 푸른 나무들이 발길을 가볍게 한다. 속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계곡 물은 한여름에도 10분 이상 손을 담그고 있지 못할 정도로 차다.

제2용소까지는 초등학생 정도는 큰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이곳을 지나면 길이 험해지기 시작한다. 아이가 있다면 여기서 멈추는 것이 좋다. 바위에 미끄러지지 않는 등산화 등 장비를 잘 갖추고 체력이 뒷받침해 준다면 제3용소까지 탐험해 보는 게 좋겠다. 계속 위로 올라갈수록 자연은 원시적인 느낌이 강해진다.

tips :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으로 빠져 영월, 태백을 지나 통리에서 427번 지방도로 갈아탄다. 신리, 풍곡을 지나면 덕풍계곡 주차장. 주차장 사무실 왼편으로 덕풍마을로 가는 길이 있다. 숙소는 덕풍마을 민박을 이용하면 된다. 민박집에서 식사도 가능. 마을에 가게가 없으므로 필요한 것은 미리 준비해갈 것. 덕풍마을 반장댁 033-572-7378


연인 여행 - 안면도 영목항

안면도에서 남북으로 길게 놓인 도로를 따라 남쪽 끝까지 내려가면 영목항에 닿는다. 생각지 못했던 초록빛 싱그러운 바다가 그곳에 있다. 영목항 그 자체로는 끌리는 바가 없다. 어설프게 현대화된 지방의 작은 포구 마을이 보통 그렇듯이 콘크리트로 마감한 방파제와 어설픈 마을길, 썩어가는 생선더미 등 그저 그렇다. 영목항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다 때문이다.

방파제에 서서 바라보는 바다, 유난히 초록빛이 선명한….
포구에서 배 들고나는 거며, 섬 같은 바다 풍경에 취해 있다가 북쪽으로 되짚어 올라가기로 한다. 먼저 걸린 곳은 바람아래 해수욕장.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갯벌이 넓어서 사실 해수욕장으로는 그다지 매력 없다. 찾는 이가 없어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장점. 물때를 잘못 맞추면 몇 시간이고 파도는 구경도 못할 수도 있다.

다음은 꽃지. 사람들은 안면도라고 하면 꽃지해수욕장만 떠올리지만 서해안을 따라 가장 남쪽부터 바람아래, 장곡, 장삼, 샛별, 꽃지, 방포, 밧개, 두여, 안면, 기지포, 삼봉, 백사장 등 모두 열두 개의 해수욕장이 자리잡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크고 멋스럽게 생긴 것이 꽃지다.

꽃지에서 가까운 안면도 자연휴양림은 섬에서 삼림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나무에 옹이가 없고 키가 큰 적송을 안면송이라 하는데 여기서는 숲이 형성된 곳이면 대부분 안면송이 숲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늠름하게 입구를 지키는 안면송들의 환영을 받으며 휴양림 안으로 들어가면 상쾌한 풀 내음, 나무 내음이 코를 뚫고 들어와 온몸을 점령해 버린다. 시원스럽게 뻗어 올라간 안면송 그늘 아래 누워 솔바람을 자장가 삼아 즐기는 낮잠은 달기만 하다.

tips :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으로 빠져 40번 지방도를 따라간다. 천수만을 지나 안면교를 건너면 섬의 시작. 영목항은 649번 지방도로 최남단에 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041-674-5019) 내 통나무집이나 꽃지해변의 오션캐슬(041-671-7070) 등 깔끔한 숙소들이 많다.


가족 여행 - 제천 충주호와 ES리조트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휴가여행이라면 이것저것 신경 쓰이는 것이 많다. 여행 코스도 교육적이면서도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잠자리도 편해야 여행에 마찰이 없다. 이런 것들을 충족하는 곳으로 충주호반을 들 수 있겠다.

충주호는 충주에서 제천, 단양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호수. 바다처럼 넓은 호수는 눈요기로 그만이고, 청풍문화재단지나 왕건 세트장 같은 볼거리에 호수에서 할 수 있는 스포츠들 그리고 호반에 자리한 여러 숙소들까지 있어 가족여행으로는 제격이다.

여러 숙소들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ES리조트다. 충주호가 내려다보이는 산언덕의 너른 부지에 여러 채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데 마치 스위스의 산간마을을 보는 듯하다. 독립형 객실들, 일반 콘도 스타일, 고성 스타일 등 외관 디자인도 다양하다. 리조트의 배경을 이루는 금수산과 호수, 건너편 월악산까지 전망도 뛰어나다.

계곡을 좋아한다면 월악산 용하구곡, 충주댐 건설로 물에 잠기게 될 위기에 처한 옛 가옥들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청풍문화재단지, 편안하게 앉아 호반의 절경들을 감상할 수 있는 유람선 탑승, 우리나라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번지점프대, 경비행기 체험 등 입맛 따라 골라 즐길 수 있는 놀거리들이 주변에 가득하다.

사람들 몰리는 곳이 싫다면 금수산자락으로 숨어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수를 가운데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지만 월악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찾는 이가 훨씬 적다. ES리조트 입구에서 단양 쪽으로 조금만 가면 금수산에서 흘러내린 얼음골이 시작된다.

tips : ES리조트와 청풍문화재단지로 가려면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나들목으로 나와 금성면 방면으로 간다. 면소재지를 지나면 호수가 보인다. 호반을 따라 놓인 도로를 달리면 콘도들이 여럿 보이고 청풍대교에 이른다. 다리를 건너면 청풍문화재단지, 다리 건너기 전에 좌회전해서 들어가면 ES리조트다. 02-508-0118 www.esresort.co.kr

[한경리크루트 2003-06] 김숙현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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