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후유증 클리닉 - 휴가 뒤 생체리듬 되찾기
상태바
휴가 후유증 클리닉 - 휴가 뒤 생체리듬 되찾기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8.05 2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ECIAL REPORT : 휴가 후유증 클리닉


휴가 뒤 생체리듬 되찾기


“왜 휴가를 보내고 회사로 돌아오면 전보다 더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온종일 나른해 업무 능률이 오르지 않고 밤잠도 설친다.” 회사원 김모씨(32)는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바캉스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직장인 10명 가운데 6명이 휴가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특히 여성들이 더욱 많이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 온라인취업사이트가 최근 직장인 1,4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59.6%가 ‘휴가 이후 업무 능률이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이런 경향은 남성(55.6%)에 비해 여성(63.2%)이 더욱 강했다.

증세로는 ‘무기력하고 모든 일에 의욕이 없다’는 응답이 41.2%로 가장 많았으며, ‘육체적 피로가 안풀린다’(30.7%)가 그 다음이었다. 이밖에 ‘밤에 잠을 설친다’(11.7%), ‘ ‘입안 점막과 입술 주위가 자주 헌다’(8.4%), ‘소화가 잘 안 된다’(4.7%)고 호소하는 응답자도 상당했다.


휴가 후 불면증, 무기력증 호소
여름휴가 뒤 수면장애나 피로를 호소하거나 직장에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이 많다. 생체리듬이 깨졌기 때문이다. 인체에서 생체리듬을 관리하는 곳은 대뇌 깊숙이 위치한 시상하부. 일정 시간마다 각종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명령을 내려 ‘생물시계’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데 가장 중요한 호르몬은 멜라토닌과 코티손으로, 서로 상반된 작용을 한다. 밤에는 멜라토닌이 수면과 휴식을 유도하고, 낮에는 코티손이 활동력을 높이는데 휴가기간 동안 밤새 즐기다가 낮에 잠을 자는 ‘올빼미’ 생활을 하다 보면 피로와 무기력증에 빠지고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또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온종일 나른하고 업무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심한 경우 두통을 호소하거나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평소 인체 내에 잠재해 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활성화해 입술 주위에 물집이 맺히는 구순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가장 흔한 휴가 후유증 가운데 하나는 급성 장염과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인한 설사다. 설사가 발생하면 멎을 때까지 우유 같은 유제품을 삼가고 이온음료 등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해수욕장이나 수영장에서 휴가를 지낸 사람들은 눈병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각결막염과 인두결막염이 많이 발생하며 대개 7~10일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고온 다습한 날씨에는 귀에서 진물이 나오고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외이도(外耳道)염도 흔히 발생한다. 물놀이 후 귀를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증상이 심해지며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약을 복용해야 한다.

지나친 일광욕으로 피부가 손상되는 경우도 많다. 햇빛의 자외선으로 화상을 입어 피부가 붓고 따가우며 심하면 물집까지 생긴다. 이럴 때에는 찬 물수건이나 얼음, 차가운 우유로 피부를 진정시켜야 한다. 오이를 갈아 피부에 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근깨, 잡티 등 태양 때문에 생기는 피부 흑화(黑化)현상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피부의 특정 부위만 검어지는 기미는 단시일 내에 없어지지 않는다.

한림대 의대 강동성섬병원 가정의학과 김수영 교수는 “기미는 잘 없어지지 않으므로 가급적 피부를 햇빛에 너무 많이 노출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후유증 어떻게 극복할까
바캉스 증후군을 극복하려면 가급적 빨리 규칙적인 일상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출근하기 하루 전에는 집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 출근 후에도 1~2 주 동안은 일과 후 술자리나 회식 자리를 피하고 일찍 귀가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잠도 하루 7~8시간씩 충분히 자야 한다. 피로하다고 늦게까지 자거나 수면시간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피로도를 높이고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낮 동안 심한 피로가 느껴지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깐 동안 숙면을 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피로할 때는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도 좋다. 비타민은 침체돼 있는 신진대사에 활력을 불러 일으키는 촉매제다. 시판 중인 종합 비타민제를 아침저녁 하루 두 번씩 복용하는 게 적당하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졸음을 몰아내기 위해 커피나 드링크류를 많이 마시는 것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생체리듬을 깨뜨려 그 자체가 수면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땀을 많이 흘려 건조해진 피부를 위해서는 하루 7~8잔의 물을 꾸준히 마셔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특히 시차가 3시간 이상 나는 외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시차 장애’를 겪기 십상이다. 유럽이나 아프리카 등 서쪽을 여행했을 경우 신체 적응력이 더 떨어진다. 이때 피로하다고 커피나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면 중추신경이 자극돼 피로감만 더해지고 잠을 제대로 못자게 된다.

시차 때문에 고생한다면 자기 전에 멜라토닌을 복용하면 효과를 보기도 한다. 멜라토닌은 원래 뇌에서 밤에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천연 수면제’라고도 불린다. 일부 의학자들은 멜라토닌 제제를 먹으면 암 심장병 등을 예방하고 몸의 면역력을 높이며 성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여행 뒤 시차 극복에는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멜라토닌의 효과 및 용량은 개인마다 다르며 잠이 깬 뒤의 몽롱함, 악몽 등의 부작용이 있다.

[한경리크루트 2003-0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