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력 취업실태와 대안 - 알맹이없는 고학력자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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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력 취업실태와 대안 - 알맹이없는 고학력자는 가라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8.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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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IAL REPORT : 저학력 취업실태와 대안


알맹이 없는 고학력자는 가라



‘대통령 두명이나 대학을 나오지 않았으니 우리사회도 학벌이 철폐된 것 아닌가?’ 한동안 이런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학벌의 벽은 가장 무섭고도 견고한 벽이다. 보이지도 않는 학벌의 벽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계층화 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학력 인플레이션은 높아만 가는데 그에 합당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현실. 그러니 결국 치이는 것은 고졸 이하와 전문대 졸업자들이다.

이성영(가명 24)씨는 일년전 서울의 한 전문대를 졸업했지만 여전히 아르바이트생 신세다. 전산계통을 전공하고 그 분야로 진출하고 싶었지만 꿈꾸던 전문직 여성의 길은 멀기만 했다. 이씨는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러 가보면 단순 사무나 경리 업무를 원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임금도 기대했던 수준이 되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영(가명 34)씨는 대기업에 입사한 뒤 유난히 명문대 출신들에게 피해를 입었다. 공고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승진은 물론 사소한 것까지 제약을 받았다. 핵심기술을 스스로 개발했지만 회사에서는 아무도 그가 개발했다는 것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노하우가 유출된다는 이유였다.

외국 손님이 올 때면 그의 호칭 은 무조건 ‘김군’이었다. 석박사 학위가 있는 동료들은 연차만 돼면 척척 진급을 했지만 고졸인 그에게는 승진의 기회도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인사고가가 업무실적에 비해 턱없이 낮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그는 이 이유를 ‘학력’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경력관리 첫 단추는 ‘학교’
정부는 교육부 주도로 ‘학벌 없는 평등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외치고 있다. 대기업 입사원서 작성 시 출신학교 등을 표기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해결방안은 될 수 없다. 상대적인 저학력의 구직자들 역시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경력관리를 해나가야 한다.

경력관리의 첫 단추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느냐 하는 것이다. 주먹구구식으로 남들 다 가는 대학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그 대안으로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특성화고와 진로설정이 명확하게 확립되어 있는 전문대학 학과를 들 수 있다.

선린인터넷고는 IT 특성화고로 방향을 잡아 정보통신 분야에서 특출난 학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 학생들은 이미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큰 성장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인덕대 정보메카트로닉과도 마찬가지다. 미래 사회에서 사람의 노동을 대신할 퍼스널 로봇의 기술력을 선점하고 있는 이 학과 졸업생들은 보다 편안하고 행복한 세상을 향한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가에서 설립한 기능대학 학생들도 남들의 잣대로 평가하는 학벌을 거부한다. 전문기술 만큼은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찬 이들은 매년 100%에 가까운 취업률을 보이며 우리나라 기간산업 요소요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 학벌은 껍질에 불과하다. 그들은 외친다. 진짜 ‘알맹이’ 맛을 보라고.

[한경리크루트 2003-07] 김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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