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우먼-최승 예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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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우먼-최승 예인한의원 원장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11.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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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파워우먼


‘춤 추는 한의사 어때요?’



최승

예인한의원 원장


댄스다이어트, 이는 말 그대로 즐겁게 춤을 추면서 살을 뺀다는 말이다. 최승 예인한의원 원장은 이 댄스다이어트를 이용, 비만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하얀 가운을 입고 환자를 대하는 의사가 TV에서처럼 섹시한 차림을 한 채 춤을 추는 모습을 보기란 좀체 쉬운 일은 아니다. 그가 비만클리닉을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그리고 3년 전인 2000년부터 춤을 시작하면서 본인도 예상치 못한 삶의 큰 궤적을 남기게 됐다.

“모방송을 통해 비만 관련 특강을 한 후 갑자기 유명인이 돼버렸어요. 나름대로 춤을 좋아해서 이를 한의학에 접목시켜 비만환자들을 치료하려 노력했을 뿐인데 이것이 사람들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의도치 않게 댄스 다이어트 비디오까지 만들게 됐답니다.”

방송 출연은 물론 댄스다이어트 비디오를 냈다고 해서 성격이 활달하고 적극적일 것이라 생각했던 최승 예인한의원 원장(36). 하지만 막상 접하고 보니 매우 침착하고 소녀 같은 수줍음과 겸손함을 지니고 있었다.

경희대 한의과대를 졸업한 그가 비만환자를 다루기 시작한 것은 레지던트 1년차 때 비만센터를 맡아서 해보라는 병원장의 제안을 받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비만클리닉이 지금처럼 전문화된 것이 아니어서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 환자를 돌봐주는 수준.
최원장은 현재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의 미모와 몸매를 자랑하지만 그땐 지금보다 10kg 정도 더 나가는 다소 통통한 편이었다고 전한다.그는 비만환자에게 운동처방을 내리기 위해선 자신이 먼저 운동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수영 헬스 등 온갖 운동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2000년부터는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한의학과 무용 치료 접목
“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나 자신을 정말 좋아하게 됐어요. 우울했던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화했고 나서지 못하던 소극적인 면도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었지요. 춤이 저와 잘 맞는 거 같아요.”
춤은 최원장에게 갑작스런 변화를 가져다줬다. 춤을 추기 위해선 몸이 유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탓에 외국자료를 뒤져가며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그 결과 몸은 한결 유연해졌다. 그는 이 과정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혼자만 알기엔 아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00년 말부터 웹사이트를 통해 ‘한의사 최승의 댄스다이어트 상식’을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후 갖가지 질문들이 쏟아지고 이에 꼼꼼히 답글을 주면서 어느새 인기사이트가 됐다고 한다.

더욱 많은 사람이 그에게 접촉해 왔고 그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 출연도 하게 됐다. 무용치료와 한의학을 접목시킨 점이 주목을 끈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이라 내심 당황스러웠다는 그는 이를 ‘번개 같은 일’이라 설명했다. 와중에 국내 처음으로 서울여대에 특수치료전문대학원에 무용치료 과정이 생겼음을 알았고 현재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예전에 알던 친구들이 저를 보면 과거의 최승이 아니라고 해요. 춤을 추는 것도 그렇지만 강의하거나 사진을 찍는 일들은 생각할 수 없을 것처럼 여겨졌거든요. 특히 방송 출연 경험은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재밌었어요.”
그는 방송을 하면서 이전까지 느끼지 못했던 긴장감과 스릴을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이런 감정도 춤을 추기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는지 모른다. 이제 그의 삶은 모든 게 춤과 연관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가정에서 여성의 가치가 제대로 매겨지지 않고 있다. 그도 여느 여성들처럼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는다. 집에 일하는 사람을 두긴 했지만 가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항상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는 게 솔직한 심정.


“건강 없는 아름다운 인생은 없다”
예인한의원 공동원장인 남편이 많이 도와주지만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없진 않다. 최원장은 춤이 사람을 나타내는 또 다른 언어라 말한다. 춤을 추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지만 말이 아닌 춤으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기도 한다고. 속된 말로 죽을 때까지 춤을 추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한의학의 기본은 육체에만 있지 않아요. 몸과 마음의 구분 없이 함께 보는 것이지요. 이것이 비만클리닉에서는 큰 도움이 됩니다. 즉 외로움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정신적 문제가 크게 작용하는데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좋아지게 하는 한의사로 그런 사람들에게 보탬을 주고 싶어요.”
가뜩이나 어려운 취업난 속에서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비만 여성들이 자신감을 잃고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다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원장은 첫 대면시 외모가 중요한 것은 아니며 나중에는 태도나 눈빛 등이 더 크게 보인다고 한다.

다시 말해 면접시 뚱뚱해도 자신 있게 웃으며 대하면 외모에 상관없이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 그는 스스로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늘 자신의 가치를 모르는 게 답답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자신을 보석이라 생각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데요. 결혼 전에는 이 말을 아버지가 자주 했는데 이젠 남편이 해요. 나 자신도 이런 사실을 몰랐어요. 그러나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부터 내면의 에너지를 발견하고 생동감을 얻을 수 있었고 자신에 대한 생각도 바뀌게 됐지요.”
남을 배려하는 그의 마음과 무용에 대한 열정이 많은 사람에게 육체를 넘어선 진정한 상처까지 치료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경리크루트 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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